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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쇼크’에 두 손 든 삼성전자, “메모리 생산 줄인다”

1분기 반도체부문 3조~4조원 손실 예상
“의미 있는 수준까지 생산량 하향 조정 중”

사진은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무감산 기조’를 철회했다. 반도체 시장 불황에도 삼성전자는 “인위적인 감산은 하지 않겠다”며 경쟁업체들과 다른 모습을 보였는데, 역대급 손실에 결국 기존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2023년 1분기 연결기준 잠정 실적을 공개하며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7일 밝혔다. 회사 측은 “특정 메모리 제품은 향후 수요 변동에 대응 가능한 물량을 확보했다는 판단 아래 이미 진행 중인 미래를 위한 라인 운영 최적화 및 엔지니어링 런 비중 확대,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설명했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감소에 따른 실적 부진이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도 “IT 수요 부진 지속에 따라 부품 부문 위주로 실적이 악화하며 전사 실적이 전 분기 대비 큰 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또 “메모리는 매크로 상황과 고객 구매심리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다수 고객사의 재무 건전화 목적에 따른 재고 조정이 지속하면서 전 분기보다 실적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은 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75% 감소했다. 매출액은 19% 줄어든 63조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전체 매출은 70조4600억원, 영업이익은 4조3100억원을 기록했다. 당시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 이하로 떨어진 것을 두고 이례적인 일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는데 올해 1분기에는 1조원도 채우지 못한 셈이다.

문제는 반도체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영업이익은 2700억원 수준이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1분기에만 3조~4조원 수준의 손실이 났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 쇼크에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설 위기에 몰리면서 당초 치킨게임을 마다하지 않겠다던 ‘무감산 기조’를 접은 것이다.

불황을 버티기 위해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의 자금을 차입하기도 했다. 회사 측은 “운영자금 활용을 위해 차입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넘치는 재고자산을 원가 이하로 팔아 손실을 내기보다 자금력을 바탕으로 불황을 견디고, 추후 반도체 호황기가 돌아오면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감산’ 계획을 밝히면서도 “장기적으로는 견조한 수요가 전망된다”며 “필수 클린룸 확보를 위한 인프라 투자는 지속하고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 비중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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