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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관계사에 발목 잡힌 롯데건설…못 받은 미수금만 2400억 [이코노 리포트]

지난해 말 공사미수금 1조670억원…전년比 34.4%↑
롯데케미칼 등 특수관계 미수금 비중 22.4% 달해

롯데건설 본사 주택사업본부 전경.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건엄 기자] 최근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롯데건설의 공사미수금이 1조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롯데케미칼(011170)을 비롯한 그룹 내 관계사로부터 받지 못한 공사 미수금도 2400억원에 달해 롯데건설의 유동성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건설의 지난해 말 기준 공사미수금은 총 1조670억원으로 전년(7940억원) 대비 34.4% 증가했다. 이 중 특수관계인 롯데케미칼과 부산롯데호텔 등 그룹 내 관계사로부터 받지 못한 공사미수금은 2388억원으로 같은 기간(1581억원) 대비 44.7% 급증했다. 이는 전체 공사미수금 중 22.4%에 해당된다. 즉 롯데건설의 공사미수금을 100만원으로 가정했을 때 그룹 내 관계사들로부터 22만4000원을 받지 못한 셈이다.

공사미수금은 도급받은 공사를 완료하거나 약속한 진행률에 도달했을 때 발주처에 공사비를 청구했지만 받지 못한 금액을 뜻한다. 공사비를 받지 못한 만큼 건설사 자체 재원으로 이를 충당해 공사를 진행한 셈이다. 

공사미수금은 통상 대손충당금 비중이 낮아 발주처 파산 등의 위험이 발생할 경우 공사비를 회수하지 못해 대형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공사 진행률에 도달하지 못하는 등의 이유로 공사비 청구 권리가 인정되지 않아 돈을 못 받는 미청구 공사금액과 다른 성격의 채권이다.

이처럼 공사 미수금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롯데건설의 재무 부담 역시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이미 롯데건설은 시행사에 대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지급보증과 정비사업 지급 보증, 민간개발사업 자금보충약정 등 우발 채무 규모가 크게 늘어나면서 잠재적 위험이 커진 상태다. 

실제 롯데건설은 현대건설(000720)과 태영건설(009410), HDC현대산업개발(294870), 동부건설(005960), 코오롱글로벌(003070), HL디앤아이한라와 함께 우발채무가 현금 유동성보다 높은 위험 건설사로 분류되고 있다. 특히 현대건설과 롯데건설, 태영건설은 브릿지론 규모가 1조원을 넘는다.

홍세진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부동산경기 침체 장기화 시 위험군 우발채무 외에서도 부실화 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자체 차입금, 공사비 선투입 부담, PF 우발채무 부담 확대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건설은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로 부동산 PF 시장이 경색되며 유동성 위기를 겪은 바 있다. 회사 측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관계사와 시중은행 등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 롯데건설은 지난해 11월 보통주 148만5450주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운영자금 1782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이 중 9772주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1억7254만원의 사재를 통해 매입했고 롯데케미칼과 호텔롯데도 각각 875억7758만원(72만9874주), 861억3590만원(71만7859주)를 투입했다. 

이외에도 롯데건설은 롯데케미칼에서 5000억원을 차입했고 롯데정밀화학과 롯데홈쇼핑에서도 각각 3000억원, 1000억원을 빌렸다. 하나은행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등 시중은행에서도 총 3500억원을 차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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