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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대우조선해양 결합 승인…김동관 부회장 ‘육해공 지도’ 완성

[한화 품에 안긴 대우조선해양]①
방산·항공·우주에 조선까지…“글로벌 방산업체 출범”
‘조선 3사’ 지각 변동…대우조선해양, 경영 정상화 속도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오른쪽에서 네 번째)이 4월 3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열린 '뉴 비전 타운홀' 행사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한화와 대우조선해양의 결합을 승인하면서, 한화그룹이 방산과 항공, 우주에 이어 조선까지 아우르는 이른바 ‘육해공 통합 방산업체’를 거듭났다.

대우조선해양의 결합으로 지난해 그룹 부회장에 올라 차기 총수로 평가받는 김동관 부회장이 진두지휘하는 주요 사업 중 하나인 방산 사업의 경쟁력이 대폭 강화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조선업계 등에선 대우조선해양은 그간 HD현대중공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경영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한화그룹의 인수로 본격적으로 실적 개선에 돌입할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이에 따라 HD현대중공업이 주도한 조선업 판도에 균열이 생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26일 전원회의를 열어 한화와 대우조선해양의 결합을 최종 승인했다. 당초 예상대로 ‘군함 시장 내 차별 금지’ 수준의 조건부 승인이다. 한화가 군함 부품 정보를 대우조선해양에 유리하게 제공할 수 없다는 수준의 행태적 시정 방안이다. 재계에선 “사실상 무조건 승인”이란 평가가 나온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위법 사항을 보다 철저히 관리·감독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경쟁 제한 우려가 있는 일부 사업을 매각하는 등의 구조적 조치가 아닌 만큼, 한화와 대우조선해양의 이번 결합은 무조건 승인에 가깝다”며 “공정위가 한화와 대우조선 결합에 따른 군함 시장 경쟁 제한 우려가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공정위 승인으로 대우조선해양은 내달 초 이사회를 열어 신임 이사진과 사명 등의 안건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들 안건이 가결되면 대우조선의 새로운 경영진과 사명 등이 확정된다. 조선업계 등에선 “박두선 대우조선 사장 등 현 경영진에 대한 교체가 이뤄질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박 사장을 비롯한 대우조선 경영진은 지난해 하청업체 근로자 파업 등과 관련해 “거취를 포함해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재계 안팎에선 “대우조선 신임 대표이사에 권혁웅 한화 지원부문 총괄사장이 내정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대우조선해양의 새로운 사명과 관련해선 “한화오션이 유력하다”는 의견이 많다.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한화는 3월 9일에 한화오션(Hanwha OCEAN) 상표권을 출원했다. 당초에는 기존 대우조선해양 로고인 DSME의 D를 H로 바꾼 ‘HSME’을 사명으로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한화오션 상표권 출원 이후 새 사명으로 한화오션이 유력하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의 ‘이름값’을 살리는 방향으로 사명 변경을 추진했다가, 조선업에만 국한되지 않는 보다 광범위한 의미의 한화오션으로 사명을 확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사진 대우조선해양]

2030년 영업이익 5조원…육해공 방산업체 ‘뜬다’

한화가 5월 대우조선해양 결합을 사실상 마무리하면 이른바 육해공 통합 방산업체 출범도 가시화될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말 한화디펜스에 이어 4월 1일 한화 방산을 합병해 3사의 통합사 구축을 완료한 상태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항공, 우주, 방산 기업이 탄생한 것인데, 여기에 조선업을 영위하는 대우조선해양까지 추가되는 것이다. 방산업계 등에선 “대우조선해양의 인수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 록히드마틴처럼 육해공 통합 방산업체로 거듭나게 됐다”는 평가했다. 한화그룹 안팎에서도 “육해공을 아우르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독보적인 시장 지위를 확보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 부문 대표 김동관 부회장은 4월 3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열린 ‘뉴 비전 타운홀’ 행사에 참석해 “우리는 국가 대표 기업으로서 대한민국은 물론 자유 세계를 수호하는 책임과 다음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제공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안보 불안 속에서 국가 안보를 강화하고 수출을 확대해 한국 경제에 기여하는 대한민국 대표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김 부회장은 또한 “우리 모두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이 필요하다”며 “대한민국의 경제와 안보를 위한 대체 불가능한 한화그룹을 함께 만들자”고 당부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당시 비전 발표에서 방산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토털 디펜스 솔루션’을 비롯해 ▲독자 엔진부터 우주 사업까지 확대하는 ‘에어로스페이스 글로벌 리더’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으로 진출하는 ‘뉴 모빌리티 패러다임 드라이버’ 등 3개의 사업 방향을 제시했다. 손 대표는 “자회사는 물론 그룹 내 계열사와의 협력 관계를 확대해 2030년에는 매출 40조원, 영업이익 5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무인·자동화 기술을 접목한 무기 체계를 확대하고 자회사인 한화시스템, 쎄트렉아이 등과 협력해 발사체부터 위성 서비스에 이르는 우주 사업을 강화한다. 여기에 해양 분야에서 친환경 선박의 주요 구성품과 친환경 에너지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달 14일에는 약 500억원을 투자해 전남 순천에 2만3140㎡ 규모의 우주발사체 단조립장을 설립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2025년까지 단조립장을 완공해 누리호는 물론 향후 차세대 발사체 등 후속 사업을 위한 독자적인 민간 인프라를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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