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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제사상에 ‘초코파이’가?…‘K-푸드 전성시대’ 식품업계 시총 전쟁

K-푸드 해외 수출 비중 증가하며 시총 꾸준한 성장세
‘초코파이’ 오리온, CJ제일제당 밀어내고 식음료 대장주 등극
‘서진이네’ 삼양식품 시총 1조원 육박, 빙그레도 400억 껑충

오리온의 3월 한국·중국·베트남·러시아 매출액이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8%, 28%, 11.7%, 32.2% 증가했다. [사진 VnExpress]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채영 기자] 최근 tvN 예능 프로그램 ‘서진이네’의 배경인 멕시코 바칼라르에선 매일 같이 ‘삼양라면’ 냄새가 퍼지고, 베트남에선 제사상에 ‘초코파이’가 올라갈 만큼 K-푸드가 세계시장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인기에 힘입어 해외 수출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며 글로벌 시장성을 인정받은 식품업계의 시가총액도 날로 커지고 있다. 해외사업에서의 성과에 따라 주가 희비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중국·베트남서 ‘초코파이’ 흥행에 오리온 시총 5조 육박, 새로운 대장주로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기준 오리온(271560)의 시가총액은 5조5588억원으로 CJ제일제당(097950)을 밀어내고, 식음료 대장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오리온이 올해 들어 해외매출 성장에 힘입어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단 분석이다. 1년 새 주가가 약 49% 상승하면서 시가총액이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식료품 시총 1위 기업이었던 CJ제일제당은 주가가 24.08% 하락하며 대장주 자리를 내줬다. 25일 기준 CJ제일제당의 시가총액은 4조8400억원이다. 오리온과는 시총이 7000억원 넘게 차이난다. 

오리온 주가는 올해 들어 12% 상승했고, 같은 기간 CJ제일제당 주가는 17.9% 하락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원달러 환율 상승 등에 따라 두 회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모두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선 오리온이 러시아와 베트남 위주로 해외법인 매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며 목표 주가를 올렸다.

오리온의 3월 한국·중국·베트남·러시아 매출액은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8%, 28%, 11.7%, 32.2% 증가했다. 한화투자증권은 “2020~2024년 중국, 베트남 명절 연휴 시점 차이로 2023년 1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전년 대비 실적 부담이 상당할 전망이지만 4분기에 나타날 실적 공백만큼 2024년 1분기 성장의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라면 수출액 역대급 실적, 라면株 시총 ‘활활’

서진이네는 멕시코 현지에서 분식집을 차려 장사를 하는 콘셉트로 ‘라면’이 대표 메뉴 중 하나다. 서진이네에선 삼양라면과 불닭볶음면을 활용한 다양한 라면 메뉴가 판매되고 있다. [사진 서진이네 캡쳐]
지난해 라면 수출액이 8억6200만달러로 역대급 실적을 거두며 ‘K-라면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삼양식품(003230)은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의 2배를 기록할 정도로 해외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24일 방송을 시작한 tvN 예능 프로그램 ‘서진이네’에 메인 협찬사로 참여하며 인기가 치솟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비중이 내년에 70%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시가총액도 저평가 국면을 벗어나 1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삼양식품의 시총은 이날 현재 8859억원이다. 삼양식품의 주가도 1년 전에 비해 14% 올랐다. 

한화투자증권은 삼양식품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각각 17.1%, 33.1% 증가한 1조645억원, 1202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국내 매출 예상 성장률이 7.3%인데 반해 해외 매출이 22.2% 급증하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에도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성장률(55.7%)은 국내(20.02%)를 압도하면서 해외 매출이 회사 전체 매출성장률(41.6%)을 견인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비중이 2020년 57.1%, 지난해 66.1%에 이어 2024년에는 70.3%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해외에서의 호실적을 이끄는 주역은 불닭볶음면으로, 지난해에는 6050억원 수출을 달성하며 매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농심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 3조4229억원, 1614억원으로 전년대비 9.39%, 43.88%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연합뉴스]
농심(004370)도 지난해 말부터 신고가를 끊임없이 경신하며 25일 기준 시총 2조3500억원을 기록했다. ‘신라면’의 브랜드 파워가 다른 제품군으로 확산되며 글로벌 시장에서 단연 돋보이고 있다는 점이 실적 개선을 뒷받침하고 있단 분석이 나온다. 농심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 3조4229억원, 1614억원으로 전년대비 9.39%, 43.88%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한화투자증권은 농심에 대해 “최근 농심은 미국 동부 제 3공장 건설 검토, 수제맥주 제조·판매 법인 설립, 이른 여름 계절면 시장 대응 등 국내외로 과거와 다른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이 추세적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경쟁사 대비 다각화된 제품 포트 폴리오로 국내 라면 시장 점유율 역시 반등 추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오뚜기(007310)도 국내외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투자자 입장에선 별로 매력적이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매출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가격이 문제란 지적이다. 오뚜기는 라면을 포함한 여러 카테고리에서 ‘착한 가격’을 고수하고 있다. 해외 시장도 농심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여 있단 분석이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19~2022년 오뚜기의 해외 매출액 연평균 성장률은 18%로 높은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지난해 3분기 기준 해외 매출액 비중은 10.9%로 줄어들었다”며 “여전히 내수 매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편”이라고 진단했다. 

이른 더위에 빙그레 시총 400억 껑충…식품업계 시총 전쟁 계속

25일 기준 빙그레 시총은 4408억원으로, 3월 말과 비교했을 때 392억원 증가했다. [사진 빙그레]
이른 더위에 빙그레는 한 달 새 시총이 약 400억원 늘었다. 25일 기준 빙그레 시총은 4408억원으로, 3월 말과 비교했을 때 392억원 증가했다. 이날 종가는 4만4750원으로, 한 달 전과 비교해 주가가 10% 가까이 올랐다. 빙그레의 대표 상품으로는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에서 20억개 팔린 메로나와, 연매출 2000억원 이상을 책임지는 ‘메가 브랜드’ 바나나맛 우유가 있다.

김태헌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에 인수한 자회사 해태아이스크림 영업 구조를 효율화하는 등 체질 개선을 통해 흑자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수출 비중이 9.6%(전년 대비 1.2% 상승)였는데, 미국과 동남아 지역에서 매출 증가가 뚜렷하고, 중국 판매 채널 확대에 따른 기대감을 고려하면 올해 수출 모멘텀은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식품기업들이 내수 시장 경쟁에 머물지 않고 해외 영토를 확장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식품업체 간 시총 경쟁은 점점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K-라면이 SNS와 국내 예능 프로그램 등에 노출되면서 인기가 확산하고 있어 해외 실적 호조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최근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시청하는 국내외 시청자들이 늘며 K-푸드에 대한 관심도 커져 식품업계의 시총은 고공행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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