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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첫 경구용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탄생…美 FDA 세레스 ‘보우스트’ 승인

재발성 CDI 치료제…“환자의 치료 기회 진전”
지놈앤컴퍼니·고바이오랩도 임상 2상 박차

세레스 테라퓨틱스의 재발성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감염증(CDI) 치료제 ‘보우스트’가 세계 첫 경구용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가 됐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세레스 테라퓨틱스의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 ‘보우스트’가 26일(현지시각)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경구용 제제(먹는 약)가 정식으로 사용 허가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가 이전에 전혀 없던 건 아니다. 지난해 미국의 한 제약사가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를 개발했고, 허가도 마쳤다. 그러나 이 치료제는 환자의 몸속에 직접 주입해야 해 편의성이 낮았다. 보우스트가 사실상 세계 첫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로 꼽히는 이유다.

보우스트는 건강한 성인에게서 얻은 장내 미생물을 정제한 치료제다. 재발성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감염증(CDI)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됐다. CDI는 재발이 잦고 예후가 좋지 못한 질환이다. 그러나 이 치료제의 임상 3상에서 보우스트를 투여한 CDI 환자들의 상당수는 질환이 재발하지 않았다. 이후 진행한 추가 임상에서도 좋은 임상 결과를 얻었다. FDA 생물의약품평가연구센터의 피터 마크스 박사는 “경구용 제제의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는 CDI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한 단계 높일 것”이라고 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장내 미생물과 미생물의 유전자를 말한다. 몸무게가 70㎏인 성인은 38조개의 마이크로바이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전제 분석 기술이 발달하면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를 개발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비만을 비롯한 대사 질환은 물론 뇌 질환, 심혈관 질환 등 적용 분야도 다양하다. 해외에서는 일찍부터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 조 단위 투자를 해왔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에 10억 달러(약 1조2000억원)를 쏟았고 네덜란드와 독일, 영국 등은 여러 연구소 주도로 ‘장내 메타게놈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국내 기업은 지놈앤컴퍼니와 고바이오랩, CJ바이오사이언스 등이다. 지놈앤컴퍼니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인 ‘GEN-001’을 다국적 제약사와 공동 개발하고 있다. GEN-001은 현재 임상 2상 단계다. 지놈앤컴퍼니는 최근 경기 침체 및 시장 악화로 파이프라인을 축소한 후 주요 파이프라인에 집중하고 있다. 고바이오랩은 건선 치료제 파이프라인인 ‘KBLP-001’을 개발하고 있다. 회사는 2~3년 전 이 파이프라인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하려 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한 동안 환자 모집에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에는 임상 개발에 속도를 내며 공격적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를 연구하고 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3월 영국의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 기업의 파이프라인을 대거 인수하며 연구개발(R&D) 방향을 구체화하는 모습이다. 새롭게 인수한 신약 후보물질은 9건으로 고형암과 소화기 질환, 뇌 질환, 면역 질환이 대상이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해당 회사가 보유한 신약 후보물질 발굴 플랫폼 기술도 함께 사들였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2025년까지 10건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유망한 기업의 파이프라인을 사실상 그대로 가져와 이를 달성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악화로 몸값이 낮아진 매물이 많은데, CJ바이오사이언스가 해외 마이크로바이옴 기업의 인수합병(M&A)에 주요 플레이어로 참여했다는 점이 의미가 크다”면서도 “이번에 인수한 파이프라인과 기술에 대한 설명과 이들을 통해 어떤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는지 구체적인 설명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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