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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F 약정액 1위’ 한앤컴퍼니,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최근 몇 년 새 굵직한 엑시트 없어
한온시스템‧SK해운‧케이카 등 매물로
‘4호 펀드’ 조성 전 엑시트 속도 낼까

[사진 한앤컴퍼니 홈페이지]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윤주 기자] ‘약정액 1위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를 설명하는 새로운 수식어지만, 맘 편히 웃을 수만은 없다. 일각에서는 한앤컴퍼니가 최근 의미 있는 ‘엑시트’(Exit·투자금회수)를 하지 못해 약정액이 늘어난 것이라고 평가한다. 한앤컴퍼니는 올해 안에 4조원 규모의 ‘4호 블라인드 펀드’ 조성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성공적인 엑시트 역량을 보여주는 것 또한 관건이다. 

29일 금융감독원의 ‘기관전용 사모집합투자기구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앤컴퍼니의 펀드 총 약정액은 10조9761억원으로 국내 PEF 운용사 중 1위다. 이어 MBK파트너스 10조7276억원, IMM프라이빗에쿼티 5조5323억원, IMM인베스트먼트 5조1702억원, 스틱인베스트먼트 4조3703억원 순이다. 

한앤컴퍼니가 MBK파트너스를 앞서며 연간 약정액 1위 자리에 오른 건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5년 이후 처음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약정액 1위’가 언제나 좋아할 일만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한앤컴퍼니 또한 엑시트를 했으면 약정금액이 줄어들었을 것”이라면서 “한앤컴퍼니가 펀드 규모만 늘려오다, 엑시트를 하지 못해 약정금액이 1위로 집계된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한앤컴퍼니가 두각을 나타낸 엑시트 사례는 많지 않다. 물론 한앤컴퍼니가 배당, 기업공개(IPO) 등으로 중간 회수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중고차 플랫폼 기업 케이카의 경우 지난 2021년 유가증권시장 IPO와 자본구조재조정(리캡) 등으로 중간 회수 과정을 거친 바 있다.

앞서 한앤컴퍼니는 2019년 조성한 3호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SK에코프라임, SK해운,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 등에 투자했다. 굵직한 기업에 투자하면서 매수 거래(Buy Side)에서는 두각을 드러냈지만 풀엑시트 성과는 다소 잠잠한 편이다. 

한앤컴퍼니가 갖고 있던 지분을 모두 매각한 ‘풀 엑시트’(Full Exit) 건은 4년 전 2019년 3월 거래가 종결된 웅진식품 건 정도다. 당시 한앤컴퍼니는 대만 퉁이그룹에 웅진식품을 매각했다.

한동안 이렇다 할 회수 성과가 없었던 만큼 앞으로 어떤 엑시트 성공사례를 만들어낼 것인가가 관건으로 꼽힌다. 현재 한앤컴퍼니가 투자한 기업 중 한온시스템, 케이카, 쌍용레미콘 등을 매물로 내놓은 상태다. 3호 블라인드펀드에서 투자한 SK해운의 탱크선(유조선) 사업부, SK에코프라임 등도 매각 대상이다.

한앤컴퍼니는 올해 내로 4조원 규모의 ‘4호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하겠다는 목표다. 한앤컴퍼니는 앞서 3호 펀드를 통해 역대 최대 규모의 국내 투자전용 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4호 펀드 역시 직전 펀드보다 20% 가량 증액된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한앤컴퍼니는 처음으로 블라인드 펀드 자금을 국내 기관투자자(LP)로부터 조달할 계획이다. 한앤컴퍼니가 그간 쌓아온 매수 포트폴리오에 이어 성공적인 엑시트 역량을 보여주는 것 또한 출자자들의 환심을 사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추후 한앤컴퍼니는 3호 펀드 투자금 회수에도 힘쓸 계획이다. 한앤컴퍼니는 앞서 1, 2호 펀드를 통해 연 수익률(IRR) 평균 25%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한앤컴퍼니의 3호 블라인드 펀드 청산 시점이 급박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3호 블라인드펀드에서 더 소진해야 할 금액도 아직 남아 있다”고 말했다. 다만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들은 잘 매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파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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