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구리는 안 된다?…전세사기 특별법 적용 기준은 [이코노Y]
정부, 특별법 적용 대상 6가지 조건 확정
원희룡 “강서·미추홀과 동탄·구리 성격 달라”
피해자 인정 기준 높아…모호하다 지적도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1일 전세사기 피해지원을 위한 특별법안 심의에 착수하는 가운데 전세사기가 발생한 지역별로 특별법 적용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서울 강서구와 인천 미추홀구와 동탄과 구리는 다소 성격이 다르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선 피해자 인정 기준이 높고 일부 기준은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부·여당이 마련한 특별법 지원 대상 기준은 총 6가지다. ▲대항력을 갖추고 확정일자를 받은 임차인이며 ▲임차 주택에 대한 경·공매가 진행돼야 하고(집행권원 포함) ▲면적·보증금 등을 고려했을 때 서민 임차주택에 해당해야 한다.
또 ▲수사가 개시되는 등 전세사기 의도가 있다고 판단돼야 하며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할 우려와 ▲보증금 상당액이 미반환될 우려가 있어야 한다.
정부는 이 기준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빌라왕’과 인천 미추홀구 ‘건축왕’ 피해자는 대부분 특별법 적용 대상이지만 동탄과 구리는 대상이 되기 어렵다고 봤다. 동탄·구리 사건은 전세사기라기보단 집값 하락기와 맞물린 보증금 미반환 사고로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원 장관은 “동탄과 구리는 다르다. 미반환은 성격이 다양한데 경매 자체가 안 되는 경우가 있어 전세금을 못 돌려준다고 하니 신고가 들어왔다”면서 “(특별법 적용 대상을) 너무 폭넓게 잡으면 진짜 피해자들이 구제를 못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구분 선을 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원 장관은 야권과 피해자들이 요구하는 채권 매입을 통한 보증금 반환 방안에 대해서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전세 사기의 실질적 피해를 만회할 수 있도록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하겠지만 사기 피해금을 국가가 대납해 주는 제도는 사기 유형에 적용할 수 없다”면서 “보증금 직접 지급에 대해선 (불가하다는) 확고한 원칙을 지킬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동탄·구리 지역 피해 임차인들은 반발하고 있다. 단순 보증금 미반환으로 보기엔 임대인의 사기 의도가 분명한 상황이었다는 지적이다. 동탄 피해 발생 263가구 중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가입 건수는 5건에 불과하다. 미추홀과 달리 선순위 근저당도 없는 상태다. 특별법이 이대로 통과될 경우 피해자 인정 요건을 두고 분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별법 적용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병철 국회 국토위 수석전문위원은 법안 검토보고서에서 ‘임대차보증금의 상당액을 돌려받지 못했거나, 상당액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라는 대목과 관련해 ‘상당액’이 명확하지 않은 만큼 ‘전부 또는 일부를 변제받지 못한 경우’ 등으로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송 전문위원은 “피해자의 많고 적음에 따라 보호 필요성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고, 피해자의 수에 따라 차별을 할 정당한 이유도 없다”면서 “법률의 자의적 집행 가능성이나 분쟁 여지를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여야는 국회 국토위 국토법안심사 소위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합의하고 오는 2일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합의안을 처리한다. 특별법 적용 기준에 대한 지적과 피해자들의 반발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불과 이틀만에 민감한 쟁점을 처리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떠안게 됐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부·여당이 마련한 특별법 지원 대상 기준은 총 6가지다. ▲대항력을 갖추고 확정일자를 받은 임차인이며 ▲임차 주택에 대한 경·공매가 진행돼야 하고(집행권원 포함) ▲면적·보증금 등을 고려했을 때 서민 임차주택에 해당해야 한다.
또 ▲수사가 개시되는 등 전세사기 의도가 있다고 판단돼야 하며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할 우려와 ▲보증금 상당액이 미반환될 우려가 있어야 한다.
정부는 이 기준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빌라왕’과 인천 미추홀구 ‘건축왕’ 피해자는 대부분 특별법 적용 대상이지만 동탄과 구리는 대상이 되기 어렵다고 봤다. 동탄·구리 사건은 전세사기라기보단 집값 하락기와 맞물린 보증금 미반환 사고로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원 장관은 “동탄과 구리는 다르다. 미반환은 성격이 다양한데 경매 자체가 안 되는 경우가 있어 전세금을 못 돌려준다고 하니 신고가 들어왔다”면서 “(특별법 적용 대상을) 너무 폭넓게 잡으면 진짜 피해자들이 구제를 못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구분 선을 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원 장관은 야권과 피해자들이 요구하는 채권 매입을 통한 보증금 반환 방안에 대해서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전세 사기의 실질적 피해를 만회할 수 있도록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하겠지만 사기 피해금을 국가가 대납해 주는 제도는 사기 유형에 적용할 수 없다”면서 “보증금 직접 지급에 대해선 (불가하다는) 확고한 원칙을 지킬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동탄·구리 지역 피해 임차인들은 반발하고 있다. 단순 보증금 미반환으로 보기엔 임대인의 사기 의도가 분명한 상황이었다는 지적이다. 동탄 피해 발생 263가구 중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가입 건수는 5건에 불과하다. 미추홀과 달리 선순위 근저당도 없는 상태다. 특별법이 이대로 통과될 경우 피해자 인정 요건을 두고 분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별법 적용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병철 국회 국토위 수석전문위원은 법안 검토보고서에서 ‘임대차보증금의 상당액을 돌려받지 못했거나, 상당액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라는 대목과 관련해 ‘상당액’이 명확하지 않은 만큼 ‘전부 또는 일부를 변제받지 못한 경우’ 등으로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송 전문위원은 “피해자의 많고 적음에 따라 보호 필요성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고, 피해자의 수에 따라 차별을 할 정당한 이유도 없다”면서 “법률의 자의적 집행 가능성이나 분쟁 여지를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여야는 국회 국토위 국토법안심사 소위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합의하고 오는 2일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합의안을 처리한다. 특별법 적용 기준에 대한 지적과 피해자들의 반발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불과 이틀만에 민감한 쟁점을 처리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떠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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