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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는 좋았는데”…CFD 사태에 암울한 증권가 [허지은의 주스통]

깜짝 실적 시현했지만…악재에 노심초사
키움증권, 분기 최대 실적에도 목표주가↓
“미수채권 충당금, 2분기부터 반영 전망”

주식 시장에선 오가는 돈 만큼이나 수없이 많은 뉴스가 생겨납니다. 한국의 월스트리트, 대한민국 금융의 중심인 여의도 증권가와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2400여개 상장사들이 그 주인공입니다. ‘허지은의 주스통’(주식·스톡·통신)에서 국내 증시와 금융투자업계 안팎의 다양한 소식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국내 증권사들이 올해 1분기 깜짝 호실적을 시현했지만 차액결제거래(CFD) 사태로 인한 미수채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올해 1분기 증시 훈풍에 모처럼 웃은 증권사들이 울상입니다. 2분기 들어 주식시장을 뒤흔든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차액결제거래(CFD) 계좌 관련 손실 우려가 눈덩이처럼 번지고 있어서인데요. 증권사별로 최대 수천억원대의 미수채권을 떠안을 거란 우려가 확산 중인 가운데 증시마저 조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올해 장사도 불분명하단 걱정이 한가득입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증권사들은 대부분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시현했습니다. 키움증권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 2924억원을 기록했고 한국투자증권 모회사 한국금융지주(3235억원), NH투자증권(1841억원), KB증권(1406억원), 신한투자증권(1194억원), 하나증권(834억원) 등도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증권사들은 레고랜드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와 금리 인상, 증시 부진 등 여러 악재에 실적이 급감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금리 하락, 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운용이익이 크게 반등했습니다. 특히 1분기 2차전지 등 주도주를 중심으로 코스피 지수가 2400선을, 코스닥 지수가 800선을 연달아 돌파하며 증시 회복세에 수수료 수익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전해집니다. 

하지만 실적 반등도 1분기가 끝이라는 비관론이 확산 중입니다. 최근 발생한 폭락 사태로 CFD 사태로 대규모 미수채권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더기 하한가 과정에서 증거금 부족과 반대매매로 인해 깡통 계좌가 속출했습니다. 만약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이 변제를 포기한다면 증권사의 매수채권으로 남게 되는데, 증권사들이 이에 대비해 충당금을 쌓게 되면 순이익은 그만큼 줄어듭니다. 

특히 CFD 거래 잔액이 큰 증권사들은 충당금에 따라 실적 둔화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국내 13개 증권사들의 CFD 거래 잔액은 2조7697억원으로 작년말(2조3254억원) 대비 19.11% 증가했습니다. 증권사별로는 교보증권이 6180억원으로 잔액이 가장 많았고 키움증권(5576억원), 삼성증권(3503억원), 메리츠증권(3446억원), 하나증권(3400억원) 순이었습니다. 

사실 증권사들은 지난해에도 충당금으로 인해 대규모 적자 행진을 내기도 했습니다. 레고랜드발 자금 위기가 고조되자 관련 익스포저가 높은 증권사들은 작년 4분기에만 수백억원에 달하는 충당금을 적립했습니다. 올해는 사정이 달라지나 했지만, CFD 사태가 터지면서 금융감독원이 레버리지 투자 관련 리스크 관리 강화를 요구한 상황입니다. 

이미 증권주를 향한 시장의 눈높이는 하향 조정되고 있습니다. 키움증권은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불구하고 신한투자증권(13만5000→12만원), 삼성증권(13만7000→12만5000원) 등이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습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리테일 약정 점유율 30%, 신용융자 점유율 15.7%로 국내 1위 사업자인 만큼 여타 증권사에 비해 CFD 관련 위험 노출된 금액과 손실 규모가 클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미 하한가 사태 직후 CFD 신규 개설과 거래를 막으면서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다”며 “아직 정확한 손실 규모는 나오지 않았지만 CFD 잔액이 높은 증권사들은 충당금으로 인해 2분기 실적에 악영향이 있을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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