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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빅테크에 밀리면 중간 유통사 전락 가능성 있어”

종합금융 진화·비카드 회원 확대 등 노력 필요
‘유명무실’ 오픈페이도 지적…“카드사간 제휴해야”

11일 박지홍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이 ‘지급결제시장 재편과 여전사의 경영전략’ 세미나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윤형준 기자]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빅테크의 간편결제서비스가 확대 됨에 따라 카드사의 위상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결제 기반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11일 한국신용카드학회가 주최한 ‘지급결제시장 재편과 여전사의 경영전략’ 세미나에서 박지홍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향후 카드사들이 빅테크와 플랫폼 경쟁에서 밀리면 고객 접점을 빅테크 간편결제 서비스에 내주게 될 것”이라며 “카드사는 결제시장 위상 약화 및 데이터 확보에 어려움이 커질 수 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카드사가 앞으로 단순히 ▲카드 발급 ▲신용 공여 ▲연회비 수금 ▲대금 결제만 받는 기능만 할 수 있다”며 “데이터 공유나 마케팅에 대해서는 간편결제업체들이 모두 주도하는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위험이 굳어지면 이제 카드사는 지급결제시장의 최종 접점으로 기능하기보다는 일종의 벤더(중간 유통사)화가 될 우려가 있다고 보여진다”며 “카드사 입장에서 쉽지는 않지만 자체 플랫폼 강화 전략이 계속 추진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카드업 비즈니스 모델의 진화 방향성에 관해 제시했다. 박 연구위원은 우선 현재 신용판매 중심에서 예금·보험·투자 등을 함께 할 수 있는 종합금융 중개의 형태로 나아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여기에 비금융 영역에서는 그간의 기업 제휴 수준에서 진화해 데이터에 기반한 사업 제휴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고객을 카드 회원뿐 아니라 비카드 회원까지 넓혀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카드가 없어도 이용할 수 있는 후불결제(BNPL) 서비스 등을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연구위원은 “빅테크처럼 결제기반 생활금융 플랫폼 고도화를 통해 고객 접점을 늘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한 당면과제로 오픈페이 기반 간편결제 기능을 발전시켜야 할 필요성도 강조됐다. 박 연구위원은 “지난해 12월 오픈페이 서비스가 출시됐지만 이렇다 할 반응이 없는 상황”이라며 “고객 입장에선 오픈페이를 쓸 이유를 어디서 찾을지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직 신한카드·KB국민카드·롯데카드·하나카드 4개사만 참여하고 있는데 나머지 카드사의 추가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다”며 “간편결제사업자끼리 제휴 사례를 참고했을 때, 가령 KB페이에 하나카드를 탑재하면 결제 시 혜택을 주는 카드사간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를 출시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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