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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유통사업 혁신하러 나왔죠”…대기업 대표 명함 떼고 도전 나선 까닭 [이코노 인터뷰]

양창훈 비즈니스인사이트 회장
35년간 대형 유통사 몸담다 2019년 자리 옮겨
동네 마트 위한 솔루션 제공, 맛집은 레스토랑 간편식 판로 개척

양창훈 비즈니스인사이트 회장.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라예진 기자]35년간 국내 대형 유통기업에 몸담았던 ‘유통전문가’가 대기업 이름표를 떼고, 중소단위 유통시장 혁신에 뛰어들었다. 2018년 현대아이파크몰과 HDC신라면세점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2019년부터 비즈니스인사이트 수장을 맡은 양창훈 회장의 이야기다. 

은퇴할 나이에 새 도전에 나선 그는 “30년 넘게 익혀온 노하우를 국내 중소 유통사업 개선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나를 이끌었어요”라며 자신의 무모한 도전을 말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양 회장을 만나 그가 꿈꾸는 유통시장의 혁신과 추진하는 새 사업 모델의 방향을 들어봤다. 

양 회장이 비즈니스인사이트에 본격적으로 합류한 시기는 2019년. 비즈니스인사이트가 정보기술(IT) 기반의 컨설팅 사업에서 유통산업 분야로 확장하는 시기이다. 비즈니스인사이트는 기존에 보유한 IT 기술을 활용해, 유통 관련 플랫폼 사업 부문의 새 법인 리테일앤인사이트와 블루스트리트를 설립하며 양 회장을 영입했다. 

“과거 현대백화점그룹 전략기획실장일 때 함께 일했던 후배가 현재 성준경 비즈니스인사이트 대표예요. 회장직을 맡기 전, 성 대표가 저를 찾아와 토마토솔루션 사업 기획안을 내밀었을 때, 늘 가려웠던 부분을 딱 긁어주는 느낌을 받았어요. 유통사에 근무하며 항상 문제점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을 기술력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본 거죠.”  

그가 희망을 봤다는 토마토솔루션은 리테일앤인사이트의 서비스 사업으로, 동네 중소마트를 대상으로 운영한다. IT기술이 없어 수기로 판매품과 재고를 기록하고 배송까지 직접 주문으로만 받는 동네 중소 규모의 마트와 슈퍼마켓에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토마토솔루션 플랫폼 가맹점주는 리테일앤인사이트가 개발한 앱을 통해 온라인으로 재고를 관리하고 제품을 발주하고 배송주문까지 받을 수 있다. 

“지역 마트는 이 같은 통합 앱을 구축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죠. 세계로마트는 정육 상품이 뛰어나고 엘마트는 채소 상품이 특화돼 있는 등 지역 마트마다 강점이 있는데도 국내 대형 마트와의 경쟁에서 밀리는 이유가 이 때문이었죠. 하지만 대기업 마트형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지역 마트에도 경쟁력이 생기는 거죠.” 

토마토솔루션으로 뭉친 동네마트, 공동구매도 계획 

중소마트에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토마토솔루션. [사진 리테일앤인사이트]

양 회장은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 제공 외에도 동네 마트가 수주하기 어려운 특정 상품을 지역 마트가 함께 구입할 수 있는 공동구매 서비스도 진행할 계획이다. 

“일본 백화점은 한국과 달리, 다른 기업일지라도 지역 협회에 함께 가입한 백화점들이 공동구매, 공동판매 전략을 펼치면서 매출을 올려요. 토마토솔루션이라는 브랜드로 모인 동네 마트들도 공동구매를 통해 판매 상품 질을 높이고 가격 경쟁력을 얻어 매출을 올릴 수 있길 바라요.”

현재까지 가맹마트 성적표는 좋다. 오프라인 중심의 매출을 온라인으로 확대하면서 매출이 껑충 뛴 것이다. 지난해 가맹 마트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토마토솔루션에 가입한 150개 마트가 서비스 가입 이전 대비 평균 47% 매출 증가세를 기록했다. 

가맹마트 수도 급격히 늘었다. 중소마트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2021년 7월 가맹점 500곳에서 지난해 6월 2500곳으로 늘더니, 올해 5월 기준으로는 총 3800곳이 서비스에 가입했다. 양 회장의 목표는 올해 5000곳, 2025년까지 2만 곳으로 마트의 수를 늘리는 것이다.  

“서비스를 시작할 때는 마트로 직접 솔루션을 소개하러 다녔다면, 이제는 마트 쪽에서 가입 신청 연락이 와요. 한 곳을 시작하려면 직원 5명이 10일 정도를 꼬박 일해야 가능하기 때문에 무작위로 숫자를 늘릴 수는 없는 구조이지요. 그래도 꾸준히 늘릴 예정입니다. 현재 국내 지역 마트 전체 수가 4만 곳인데 갈 길이 아직 멀어요.”

동네 맛집 인기 메뉴를 RMR제품으로 

블루스트리트 RMR 상품인 '아소키친 감자스프'. [사진 블루스트리트]
토마토솔루션 외에도 그가 자랑하는 사업은 블루스트리트. 첫 시작은 국내 맛집 정보를 모아 책자를 내는 출판 사업이었지만, 이제는 당시의 경험을 발판 삼아 국내 유명 식당의 메뉴를 레스토랑 간편식(RMR)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한다. 현재 블루스트리트는 광화문국밥, 만두장성, 뚝방길 홍차게, 아날로그 소사이어티 키친 등 유명 매장의 인기 메뉴를 RMR 제품으로 만들어 유통하고 있다.

“RMR 사업 확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 기획됐어요. 인기 맛집이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매출이 반토막이 나는 상황을 보면서 함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을 고안했지요. 주인장은 레시피를 공유하고, 판매 수익률을 가져가는 구조인데, 맛이 좋으니 판매율이 높아 이제는 매장 수익보다 RMR 수익이 더 크다고 말하는 사장님들이 대부분이죠.”

지역 마트, 동네 작은 맛집 등에 새 솔루션을 제공하는 양 회장의 목표는 세계화다. 토마토솔루션을 해외 지역 마트에 도입해 해외 상품과 K-상품의 공동구매·공동판매를 꿈꾸고, RMR 제품을 토마토솔루션 가맹 해외 마트에 판매하는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대형 유통사를 위해 30년간 일했다면, 이제는 중소단위 유통사업 발전을 위해 힘쓰고 싶어요. 지역 마트와 동네 맛집이 세계시장으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비즈니스인사이트 기술이 도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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