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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가 기회?…'임창정 관련주’에 몰리는 개미들

[SG發 ‘주가 폭락’의 그림자]③
고수익 노린 개미투자자, SG증권發 8개 종목 매수 나서
일부 투자자 ‘빚투’…변동성 큰 만큼 ‘위험성’ 확대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 창구에서 차액결제거래(CFD) 계좌를 통한 대규모 매도 물량이 쏟아진 가운데 가수 임창정도 주가 조작 세력에 30억원을 투자해 수십억원의 피해를 봤다고 털어놨다. [사진 연합뉴스, 로이터]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승훈 기자]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주가조작 사태로 자본시장에 파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고수익을 노리는 개미투자자들이 이와 연루된 8개 종목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종목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른바 ‘임창정 관련주’로 불리는데, 일부 투자자들은 빚까지 내며 주식을 사들여 우려의 시선이 커지고 있다. 

1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사태 첫날인 지난달 24일부터 이날까지 8개 종목을 총 2975억6360만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1401억2831만원, 기관(기타법인 제외)은 1635억9488만원 순매도한 것과는 상반된 행보다. 

종목별로 보면 개인 투자자들은 이 기간 다올투자증권만 69억원어치 순매도했고 나머지 7개 종목은 모두 순매수했다. 삼천리는 837억원어치 이상 순매수해 가장 많이 담았고 다우데이터(571억원), 하림지주(424억원), 서울가스(386억원), 대성홀딩스(341억원), 선광(256억원), 세방(229억원) 순으로 매수했다. 

일각에서는 개인들이 정보 비대칭에서 나온 물량 떠안기라는 분석도 제기되는 가운데, 주가 변동성 확대를 틈탄 맹목적인 투자에 대한 경고음도 커졌다. 일부 종목의 경우 최근 대차잔고가 크게 느는 등 직접적으로 추가 하락 가능성에 베팅하는 수요가 커지기도 해서다. 대차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주식을 빌려온 뒤 아직 갚지 않은 물량을 뜻한다.

삼천리의 경우 지난달 24∼26일 연일 하한가에 이어 그다음 날까지 주가 급락세가 이어졌다. 이에 지난 3월 말부터 한 달 넘게 4만4000주대를 유지해왔던 대차잔고가 지난달 28일 2만6000주대로, 이달 2일에는 2만5000주대로 급감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주가가 반등하며 변동성이 커지자 대차잔고는 2거래일 만인 이달 3일 다시 4만3800주대로 올라섰다. 다만 최근에는 다시 1만8000주대로 떨어졌다. 하림지주와 다우데이타, 대성홀딩스 등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24일 SG증권 창구를 통해 삼천리, 대성홀딩스, 서울가스, 세방, 선광, 다우데이타, 하림지주, 다올투자증권 등의 종목 주식 대량 매도가 이어지며 발생했다. 시장에서는 주가 급락이 차액결제거래(CFD) 반대매매에서 촉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가 폭락이 시작되기 직전 12조원을 웃돌았던 8개 종목의 합산 시가총액은 나흘 만에 4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약 8조2000억원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락 사태에 연루된 종목들의 주가는 최근 뚜렷한 방향성 없이 상승과 하락을 오가고 있다. 

주가 변동성 확대 틈탄 맹목적 ‘빚투’ 경고

변동성 등 위험성이 큰 종목에 대해 ‘야수의 심장’을 지닌 개미들이 공격적인 매수에 나선 까닭은 무엇일까. 이는 개미들 사이에 단기 반등을 노리고 낙폭이 큰 종목에 도전하는 ‘하따(하한가 따라잡기)’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대거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반대매매를 통해 신용거래 물량이 일부 감소했고 사흘연속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이 지난달 28일 하루 반등한 것도 개인투자자의 매수세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주가가 싸졌다’는 인식이 퍼졌지만 ‘바닥 밑에 지하실’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SG증권발 폭락사태로 하한가를 맞은 8개 종목의 현재 주가는 주가 조작이 시작됐다고 의심되는 3년 전보다 대부분 높게 형성돼 있어서다. 

대성홀딩스의 주가는 이날 2만2150원에 마감했다. 이는 2020년 1월 2일 종가(8240원)보다 3배 가까이 높다. 다우데이터는 이날 기준 1만5620원으로 2020년 1월 2일(8340원)에 비해 87% 올라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이날 기준 4095원으로 202년 1월 2일(2360원)에 비해 73.5% 상승한 가격이다. 이밖에 선광(63%)·삼천리(57.6%)·세방(31.8%)·서울가스(26.7%)·하림지주(5%)등도 과거보다 높은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폭락사태 이후 잠시 반등하는 듯 했으나 하락 폭을 키우고 있는 주가도 상당수다. 대성홀딩스의 주가는 이날 기준 일주일 전보다 14.1% 떨어진 상태다. 같은 기간 선광의 주가는 13.9%, 서울가스는 8.1% 하락했다. 

이처럼 이들 종목 주가의 최종 저점을 파악하기 힘든 상황인데다, 당분간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가조작에 연루된 종목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는 만큼 주가가 제자리를 찾는데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최근 금융당국과 경찰이 주가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수사에 나서면서 향후 수사 과정에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위험성도 배제 할 수 없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급락을 했더라도 여전히 급등 전 가격까지 주가가 하락하지는 않아서 매매하는데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런 종목들이 순간적인 변동성이 클 수 있다”며 “일반 투자자들은 단순히 많이 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매수하기보다는 실제 기업 가치와 실적을 타져보고 투자에 나서야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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