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중앙회는 어쩌다 사모펀드 ‘큰 손’이 됐나 [허지은의 주스통]
연기금·공제회 감액에도 공격적 증액
한미·현대그룹 등 오너일가 지원도 나서
센트로이드, 지원 사격 힘입어 펀드 급증
검찰, 사모펀드 출자 비리 수사 본격화
주식 시장에선 오가는 돈 만큼이나 수없이 많은 뉴스가 생겨납니다. 한국의 월스트리트, 대한민국 금융의 중심인 여의도 증권가와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2400여개 상장사들이 그 주인공입니다. ‘허지은의 주스통’(주식·스톡·통신)에서 국내 증시와 금융투자업계 안팎의 다양한 소식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1963년 설립된 새마을금고는 올해로 창사 61주년을 맞았습니다. 새마을금고는 새마을금고법에 따라 지역, 직장별 회원의 출자로 설립된 개별 금고와 이들을 감독·지원하는 별도 법인인 중앙회로 구성돼 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새마을금고의 총 자산은 284조원을 기록했는데, 올해 300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새마을금고가 알고 보면 사모펀드(PEF) 시장의 ‘큰 손’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수백조원에 달하는 자산으로 새마을금고는 공격적인 투자를 집행해왔습니다. 새마을금고 뿐만 아니라 은행, 연기금, 공제회 등을 통틀어 기관투자자(LP)로 부릅니다. 국민연금은 국민이 낸 연금으로, 은행은 고객이 맡긴 돈을 투자에 활용해 수익을 내는 식입니다. 새마을금고 역시 중앙회를 통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모펀드 등 기업금융 부문에서 투자를 늘려왔습니다. 지난해 새마을금고 기업금융 부문의 PEF 관련 투자수익률은 8.4%를 넘었습니다.
대체투자 시장에서 새마을금고의 위상은 최근 1~2년새 더욱 높아졌습니다. 지난해 김진태 강원도지사의 발언으로 촉발된 자금 경색 사태가 터지면서 주요 LP인 연기금과 공제회 등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출자를 줄여왔지만 새마을금고는 오히려 증액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특히 자금을 빌리기 어려운 신생·중견 사모펀드 운용사들에겐 구세주나 다름없는 존재로도 불린다고 합니다. 자산 규모도 상당한데다, 수천억원대 펀드 조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만큼 새마을금고의 위상이 날로 높아져 간 셈이죠.
새마을금고의 도움으로 일약 중견 PE로 성장한 운용사도 있습니다. 지난 2021년 골프용품 브랜드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한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가 대표적입니다. 2015년 설립된 센트로이드는 2017년까지만 해도 100억원대 펀드를 운용하는 소형 운용사였지만 2019년부터 새마을금고가 투자금을 대면서 펀드 사이즈가 급증하기 시작합니다.
새마을금고의 도움으로 센트로이드는 코오롱화이버(2019년·610억원), 웅진북센(2020년·575억원), 사우스스프링스(2021년·1917억원), 테일러메이드(2021년·1조8000억원) 등 대형 딜을 연달아 따냈습니다. 2021년 이뤄진 사우스스프링스CC와 테일러메이드 인수대금 중 새마을금고는 각각 1300억원, 6000억원대 투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새마을금고는 오너 일가의 든든한 조력자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새마을금고는 한미약품(128940)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008930)의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과 장녀 임주현 사장의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펀드 조성에도 최대 출자자로 참여했습니다. 사모펀드 운용사 라데팡스파트너스는 송 회장과 임 사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11.78%를 총 32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는데, 이중 80%에 달하는 2500억원을 새마을금고가 지원할 예정입니다. 새마을금고는 오는 6월초 투자심의위원회를 열고, 이르면 같은달 중순 딜 클로징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새마을금고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배상금 재원 마련에도 도움을 줬습니다. 앞서 현대엘리베이(017800)터의 2대 주주 쉰들러는 지난 2014년 현 회장이 파생금융상품 계약으로 회사에 큰 손실을 끼쳤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했습니다. 현 회장은 수천억원의 배상금 지급을 위해 자금을 마련해야 했는데, 이때 새마을금고 계열사인 M캐피탈이 2300억원 규모 자금을 빌려주면서 현 회장은 가까스로 경영권을 지켜낼 수 있었습니다.
새마을금고의 공격적인 투자 확대를 두고 세간의 평가는 엇갈립니다. 우선 새마을금고를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이 커지고 있어서인데요. 검찰은 최근 새마을금고의 출자 관련 비리 포착하고, 새마을금고가 투자한 사모펀드·부동산·자산운용사들을 집중 수사하고 있습니다. 새마을금고 내 대체투자본부 기업금융부는 물론 사모펀드운용사 8곳 등도 압수수색을 받았습니다.
특히 새마을금고 대체투자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온 40대 팀장에 대한 의혹도 커지고 있습니다. 새마을금고 대체투자본부 기업금융부 소속인 이 팀장은 센트로이드가 사들인 사우스스프링스CC에서 연예인, 여성 골퍼 등과 골프 라운딩을 수차례 즐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보수적 기조가 강했던 새마을금고의 적극적인 대체투자 기조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지만, 실무진에게 과도한 권한이 주어졌다는 지적도 이어졌습니다.
새마을금고는 올해도 대체투자 비중을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지난해 투자 성적이 좋았던 만큼 올해도 앵커 LP(최대 출자자)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인데요. 검찰 수사로 일시 중단됐던 투자심의위원회도 최근 재개된 상황입니다. 대체투자 시장의 큰 손으로 군림한 새마을금고의 기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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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1963년 설립된 새마을금고는 올해로 창사 61주년을 맞았습니다. 새마을금고는 새마을금고법에 따라 지역, 직장별 회원의 출자로 설립된 개별 금고와 이들을 감독·지원하는 별도 법인인 중앙회로 구성돼 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새마을금고의 총 자산은 284조원을 기록했는데, 올해 300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새마을금고가 알고 보면 사모펀드(PEF) 시장의 ‘큰 손’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수백조원에 달하는 자산으로 새마을금고는 공격적인 투자를 집행해왔습니다. 새마을금고 뿐만 아니라 은행, 연기금, 공제회 등을 통틀어 기관투자자(LP)로 부릅니다. 국민연금은 국민이 낸 연금으로, 은행은 고객이 맡긴 돈을 투자에 활용해 수익을 내는 식입니다. 새마을금고 역시 중앙회를 통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모펀드 등 기업금융 부문에서 투자를 늘려왔습니다. 지난해 새마을금고 기업금융 부문의 PEF 관련 투자수익률은 8.4%를 넘었습니다.
대체투자 시장에서 새마을금고의 위상은 최근 1~2년새 더욱 높아졌습니다. 지난해 김진태 강원도지사의 발언으로 촉발된 자금 경색 사태가 터지면서 주요 LP인 연기금과 공제회 등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출자를 줄여왔지만 새마을금고는 오히려 증액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특히 자금을 빌리기 어려운 신생·중견 사모펀드 운용사들에겐 구세주나 다름없는 존재로도 불린다고 합니다. 자산 규모도 상당한데다, 수천억원대 펀드 조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만큼 새마을금고의 위상이 날로 높아져 간 셈이죠.
새마을금고의 도움으로 일약 중견 PE로 성장한 운용사도 있습니다. 지난 2021년 골프용품 브랜드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한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가 대표적입니다. 2015년 설립된 센트로이드는 2017년까지만 해도 100억원대 펀드를 운용하는 소형 운용사였지만 2019년부터 새마을금고가 투자금을 대면서 펀드 사이즈가 급증하기 시작합니다.
새마을금고의 도움으로 센트로이드는 코오롱화이버(2019년·610억원), 웅진북센(2020년·575억원), 사우스스프링스(2021년·1917억원), 테일러메이드(2021년·1조8000억원) 등 대형 딜을 연달아 따냈습니다. 2021년 이뤄진 사우스스프링스CC와 테일러메이드 인수대금 중 새마을금고는 각각 1300억원, 6000억원대 투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새마을금고는 오너 일가의 든든한 조력자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새마을금고는 한미약품(128940)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008930)의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과 장녀 임주현 사장의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펀드 조성에도 최대 출자자로 참여했습니다. 사모펀드 운용사 라데팡스파트너스는 송 회장과 임 사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11.78%를 총 32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는데, 이중 80%에 달하는 2500억원을 새마을금고가 지원할 예정입니다. 새마을금고는 오는 6월초 투자심의위원회를 열고, 이르면 같은달 중순 딜 클로징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새마을금고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배상금 재원 마련에도 도움을 줬습니다. 앞서 현대엘리베이(017800)터의 2대 주주 쉰들러는 지난 2014년 현 회장이 파생금융상품 계약으로 회사에 큰 손실을 끼쳤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했습니다. 현 회장은 수천억원의 배상금 지급을 위해 자금을 마련해야 했는데, 이때 새마을금고 계열사인 M캐피탈이 2300억원 규모 자금을 빌려주면서 현 회장은 가까스로 경영권을 지켜낼 수 있었습니다.
새마을금고의 공격적인 투자 확대를 두고 세간의 평가는 엇갈립니다. 우선 새마을금고를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이 커지고 있어서인데요. 검찰은 최근 새마을금고의 출자 관련 비리 포착하고, 새마을금고가 투자한 사모펀드·부동산·자산운용사들을 집중 수사하고 있습니다. 새마을금고 내 대체투자본부 기업금융부는 물론 사모펀드운용사 8곳 등도 압수수색을 받았습니다.
특히 새마을금고 대체투자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온 40대 팀장에 대한 의혹도 커지고 있습니다. 새마을금고 대체투자본부 기업금융부 소속인 이 팀장은 센트로이드가 사들인 사우스스프링스CC에서 연예인, 여성 골퍼 등과 골프 라운딩을 수차례 즐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보수적 기조가 강했던 새마을금고의 적극적인 대체투자 기조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지만, 실무진에게 과도한 권한이 주어졌다는 지적도 이어졌습니다.
새마을금고는 올해도 대체투자 비중을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지난해 투자 성적이 좋았던 만큼 올해도 앵커 LP(최대 출자자)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인데요. 검찰 수사로 일시 중단됐던 투자심의위원회도 최근 재개된 상황입니다. 대체투자 시장의 큰 손으로 군림한 새마을금고의 기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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