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로 빵 터졌던 티볼리…소형 SUV 시장 회복 촉진제로 재등장
[티볼리 재등장, 소형 SUV 다시 뜨나]②
원조 가성비 차·No.1 소형 SUV 티볼리 신모델 국내 데뷔
1800만원대 저렴한 가격으로 2030세대 부담 대폭 낮춰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국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의 전성기를 이끌며 NO.1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티볼리(TIVOLI)가 한 단계 진화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4년 만의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를 통해서다. 20·30세대는 물론 MZ세대까지 아우르며 내생에 첫 SUV로 각광을 받아온 티볼리가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몇 년간 하락세를 보이던 국내 소형 SUV 시장이 올해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높아진 차량 가격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가성비’ 차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서다. 새로운 티볼리로 실적 개선에 나선 KG모빌리티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신호다. 다시 돌아온 티볼리는 디자인 변경 및 옵션 강화 등에도 1800만원대라는 시작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KG에서 재탄생 ‘티볼리’...1800만원대 ‘갓성비’ 내세워
현대자동차 쏘나타, 아반떼 등과 함께 ‘내 생애 첫 차’로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던 티볼리가 지난 1일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국내 공식 출시됐다. 2019년 베리 뉴 티볼리(VERY NEW TIVOLI) 출시 이후 약 4년 만의 부분 변경이다. 쌍용자동차에서 KG모빌리티로 사명을 변경한 뒤 첫선을 보이는 소형 SUV이기도 하다.
‘더 뉴’라는 타이틀을 달고 새로 태어난 티볼리는 모던하고 볼륨감 있는 범퍼 디자인을 바탕으로 스포티한 형상의 인테이크 그릴을 통해 보다 강인한 모습으로 변신에 성공했다. 실내에는 플로팅 타입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과 터치식 공조 컨트롤러를 새롭게 적용해 보다 모던한 감성을 제공한다. 핵심 경쟁력은 가격이다. 티볼리의 국내 판매 가격(티볼리 에어 포함)은 1883만~2698만원이다. 동급 경쟁 모델인 코나(2468만~3302만원), 셀토스(2071만~2885만원)와 비교하면 시작 판매 가격이 최대 500만원 이상 저렴하다.
티볼리는 지난해 7월 국내 공식 출시돼 중형 SUV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토레스와 함께 KG모빌리티의 내수 실적을 이끌 핵심 모델이다. 2015년 1월 국내 처음 모습을 드러낸 티볼리는 출시 첫 해 국내에서만 4만대 이상 팔리며 소형 SUV 열풍을 불러왔다. 과거 가수 이효리가 언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4년 이효리는 자신의 SNS에 ‘쌍용에서 출시되는 신차 티볼리가 많이 팔려서 함께 일하던 직원들을 해고할 수밖에 없었던 회사가 안정되고, 다시 복직되면 정말 좋겠다. 그렇게 된다면 티볼리 앞에서 비키니 입고 춤이라도 추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티볼리 출시 이듬해(2016년)에는 더욱 긴 전장으로 거주성, 적재 공간을 늘린 티볼리 에어가 함께 출시됐으며, 이에 힘입어 그해 5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적자에 허덕이던 쌍용차가 305억원의 영업흑자를 달성하는 데 기여한 모델이다. 이후 국내 시장 점유율 1~2위 업체인 현대차와 기아도 코나, 셀토스 등을 선보이며 국내 소형 SUV 시장을 적극 공략했지만 티볼리 아머, 베리 뉴 티볼리 등 다수의 연식 변경 및 스페셜 모델을 추가하며 8년간 국내에서 누적 판매 29만대를 기록했다.
20·30 생애 첫 차 수요를 잡아라
KG모빌리티는 이번에 출시한 티볼리를 통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한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티볼리는 2015년 출시해 올해 5월까지 29만대에 육박하는 누적 판매를 기록하며 명실상부 소형 SUV 시장을 개척하고 성장시켜 왔다”며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더 뉴 티볼리는 고객의 니즈는 물론 갓(God)성비를 더한 만큼 정체기에 접어든 소형 SUV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장 상황만 놓고 본다면 KG모빌리티의 이 같은 기대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국내 소형 SUV 시장이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국내 소형 SUV 시장은 2020년 21만3000여대를 넘어선 뒤 최근 2년간 하락세다. 특히 지난해에는 고물가, 고금리 등으로 인한 구매력 저하로 13만5000여 대 수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 들어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국내 완성차 5개사(현대차, 기아, KG모빌리티, 르노코리아, GM)의 주요 소형 SUV 판매 실적은 올해 1~5월 누적 기준 4만6959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3만9980대와 비교해 17.4% 증가한 수치다. 이는 최근 신형 모델이 출시된 셀토스와 코나의 선전 덕분이다. 이달 신형 모델이 출시된 티볼리 역시 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다.
티볼리가 동급 대비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것도 기대감을 높이는 부분 중 하나다. 국내 시판된 소형 SUV 중 시작 판매 가격이 1800만원대인 모델은 티볼리가 유일하다. 금리인상, 경기둔화 등으로 구매력이 위축된 20·30세대의 관심을 이끌어 내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국내 자동차 시장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는 20·30세대는 최근 고물가, 고금리 여파로 구매력이 저하된 상황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20·30세대의 신차 구매 대수는 27만6000여 대로 전년 동기 29만7000여 대와 비교해 7% 감소했다. 20·30세대가 지갑을 닫은 이유로 지목되는 것 중 하나가 치솟은 구매 가격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신차(승용차 기준) 평균 판매 가격은 전년 동기(4040만원) 대비 5.9% 오른 4277만원으로 집계됐다.
20·30세대들이 가성비 있는 차를 선호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지난 3월 국내 출시된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CUV)는 2000만원대 CUV로 인기를 끌며 사전계약 7일 만에 1만3000대가 계약됐다. 이 모델의 주요 소비자 층은 20·30세대다. 저렴한 가격이 젊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고금리, 코로나라는 특수성까지 더해지면서 젊은 소비자들의 신차 구매력이 많이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 가성비 차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을 보면 소형 SUV 시장도 다시 한 번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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