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륙 100일’ 애플페이…삼성전자가 ‘움찔’했다
[애플페이 100일] ① 현대카드 회원 수, 국민카드 제치고 3위 올라
오프라인 1위 삼성페이 자극…네이버페이와 연동 출격
삼성페이, 애플페이 정책 따라 카드사에 수수료 부과 검토 중

3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28일 현대카드를 통해 한국 애플페이 서비스가 출시된 지 100일을 맞았다. 앞서 3월 21일 국내서 첫선을 보인 애플페이는 현재 현대카드가 발급한 비자·마스터카드, 국내 전용 카드를 애플 기기 지갑 앱에 추가하면 이용할 수 있다.
출시 직전까지만 해도 전문가들은 애플페이가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 미칠 영향이 적을 것이라 전망했다. 이윤정 카운터포인트 연구위원은 “일본과 중국에서 2016년 도입된 애플페이가 애플 점유율 변화에는 제한적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애플페이의 국내 서비스가 기존 간편결제 서비스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출시 이후 젊은 층을 중심으로 예상보다 뜨거운 반응이 나타났다. 현대카드에 따르면 지난 3월 21일 애플페이 출시 이후 한 달간 신규 발급된 카드는 약 35만5000장으로 전년 동기 13만8000장 대비 156% 증가했다. 이 신규 회원 가운데 MZ세대(20~30대)의 비중이 79%로 압도적이었다. 20대 51%, 30대 28%였으며 40대가 12%로 그 뒤를 이었다.
현대카드의 최근 실적을 보면 애플페이 효과는 더 두드러진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현대카드 개인 신용카드 회원의 국내·외 일시불·할부 신규 거래액은 10조3962억원으로 집계됐다. 4월 9조7082억원보다 7.1% 늘어난 금액이다. 삼성카드(7.1%)와 함께 업계 1위의 증가율을 보인 것이다. 같은 시점 연간 누적 사용액(국내 개인 회원)은 37조7911억원으로 신한카드의 40조6363억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잠자는 삼성페이 코털 건드렸다
이처럼 국내에서 덩치를 키워가는 애플페이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건 삼성전자의 간편결제 서비스 삼성페이다. 삼성전자는 애플페이에 대응하기 위한 비상 태스크포스(TF)까지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선 비교할 상대가 없는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점유율 1위인 삼성페이지만, 이미 결제 규모가 마스터카드를 제치고 전 세계 2위까지 올라온 애플페이는 무시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애플페이 출시 직후에는 삼성페이와 온라인 간편결제 1위 사업자인 네이버페이가 협업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로써 삼성페이는 점유율이 적었던 온라인 결제 확장을 시작하고, 네이버페이는 12만곳에 불과하던 오프라인 결제처를 300만개로 넓히게 됐다. 지난 4월 사용자 한 명당 오프라인 평균 결제 금액은 3월보다 123% 늘어나기도 했다.
다른 간편결제 사업자인 카카오페이와의 연동도 추진되고 있다.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백승준 카카오페이 사업총괄 리더는 “현재 삼성페이와 연동을 논의 중인 것은 사실”이라며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추후에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마련되면 별도로 전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4월부터는 ‘삼성페이 유료화설’이 불거졌다. 삼성전자는 카드사들에 ‘8월 10일 이후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삼성페이 출시 이후, 카드사들에게 수수료를 받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애플페이 국내 출시 이후 기존 정책을 선회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애플페이가 현대카드로부터 받고 있는 수수료는 0.15%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페이도 이와 같은 요율로 부과한다면 연 1000억원가량의 수수료를 걷을 수 있다.
이에 카드업계에선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간편결제 이용액이 매년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삼성페이 수수료 부과가 시작되면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그만큼 고객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축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에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카드사에 삼성페이 수수료를 부과하되, 카드사의 기여도에 따라 공동 마케팅 금액을 지원하는 상생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측은 “최근의 마케팅 지원 보도는 사실무근”이라며 “삼성페이 수수료에 대해 정해진 바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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