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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6.25 극복한 ‘韓 경험’ 절실…‘1200조원 재건 사업’ 도전 본격화

[우크라이나서 다시 쓰는 ‘한강의 기적’]①
K-시티 네트워크 사업에 ‘우크라이나 우만’ 재건 포함
우크라 “韓 재건 경험 절실”…원희룡 장관 “적극 지원”

러시아군 공습으로 초토화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크라마토르스크에서 6월 14일(현지시간) 주민들이 파괴된 건물 잔해를 치우고 있는 모습. [사진 EPA/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1년하고도 5개월이 지났지만, 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우크라이나 동부·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지금도 치열한 공방이 이뤄지고 있다.

러시아 군은 우크라이나 영토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전력·통신·교통·수도 등 기반 인프라 시설이 망가졌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도시 재건에 9000억달러(약 1200조원)가 소모될 것으로 추산한다.

한국은 6.25 전쟁을 겪은 후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세계 전례 없는 경제 성장을 이룩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폐허가 된 영토에서 세계 10대 경제 대국에 오른 대한민국의 사례에 주목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추진하는 전후 재건 사업에 한국의 참여를 요청한 이유다.

안드레이 니콜라옌코 우크라이나 국회의원은 지난 5월 22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국제콘퍼런스’(이하 콘퍼런스)에 참석해 “우크라이나는 한국의 재건 경험을 원한다”며 “종전 이전에라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와서 재건 사업에 참여할 수 있을지 확인해달라”고 말했다. 콘퍼런스는 한국·폴란드·우크라이나 3국 민간 단체가 주축이 돼 개최됐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콘퍼런스 참석 및 우크라이나 정부 고위급 인사와의 면담을 위해 폴란드를 방문했다. 한국 정부 대표단은 콘퍼런스에서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진행을 위한 실질적인 논의를 진행했다. 원 장관은 우크라이나 요청에 “한국은 좋은 파트너로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화답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5월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논의하기 위해 폴란드 바르샤바를 찾아 올렉산드르 아자르키나 우크라이나 공동체영토인프라개발부 차관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 국토교통부]

원 장관은 콘퍼런스 참석과 별개로 올렉산드르 아자르키나 우크라이나 공동체영토인프라개발부 차관과 면담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해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는 업무협약을 체결(MOU)했다. ▲우크라이나 재건 및 개발프로젝트 참여 ▲국토 개발 및 스마트도시 조성 ▲교통인프라 개발 ▲인재 양성 등에서 양국의 교류를 강화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원 장관은 또 우크라이나 재건의 유럽 거점 국가로 꼽히는 폴란드 측과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안드레이 아담칙 폴란드 인프라부 장관과 야드비가 에밀레 비츠 폴란드-우크라이나 개발협력전권 대표와 각각 면담을 진행했다. 원 장관은 한국의 재건 경험과 지원 방향 등을 소개했다.

K-스마트시티, 우크라에 이식

국토부가 우크라이나 측의 요청에 따라 기획한 재건 사업의 핵심 키워드는 ‘K-스마트시티’다. 국내 건설 기술은 물론,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우크라이나 재건을 돕겠단 취지다. 국토교통부는 구체적으로 지난 6월 22일 2023년 K-시티(K-City) 네트워크 대상 사업으로 우크라이나·인도네시아·이집트 등 8개를 선정했다.

이 사업은 ▲계획수립형 ▲해외실증형으로 구성된다. 우크라이나 우만은 해외도시에서 신청받아 스마트도시 개발과 관련된 기본계획 수립 등을 지원하는 ‘계획수립형’ 사업에 포함됐다. 국토부는 우크라이나 우만의 전후 복구를 위한 교통·인프라·주택 등 분야에 대한 스마트도시 마스터플랜을 수립, 체계적인 사업추진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이외에도 우크라이나 측에서 재건과 관련된 약 5000개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제공하기로 약속한 만큼 추가적인 사업 지원 계획을 세울 방침이다.

부처 차원의 협력 외에도 기업 자체적으로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를 타진하는 움직임도 관측된다. 정부가 스마트도시 건설을 키워드로 내건 만큼 건설·철강·에너지 분야는 물론 ICT 기업도 관심을 기울이는 추세다. 영국 런던에서 지난 6월 21일 개최된 ‘우크라이나 재건 회의’를 통해 마련된 ‘우크라이나 기업 협약’에는 38개국 약 400개 기업이 서명했는데, 국내 기업 중에선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수자원공사는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장관회의 참석차 방한한 바실 슈크라코브 우크라이나 재건부 1차관과 부산에코델타시티에서 재건 사업 협력을 위한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또 삼부토건은 렉산드로 마르쿠신 우크라이나 이르핀시장과 재건 사업 프로젝트 공동 발굴을 골자로 한 MOU를 체결했고, 웰바이오텍은 유로인베스트와 재건 사업 추진을 위한 조인트벤처(JV) 설립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종합 물류기업 국보도 재건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테크노파크 ‘플라이트 시티’와 현지 JV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IT 기업 중에선 다산네트웍스가 우크라이나 통신·전력망 복구 시범 사업 참여를 결정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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