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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 또 하락”…SK이노베이션, 1조원 규모 유상증자 ‘후폭풍’

“주주 가치 훼손 불가피”…일부에선 “마지막 성장통” 옹호론도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SK이노베이션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이 회사 주주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이달 23일 유상증자 소식이 알려진 이후 29일 현재까지 하락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일부 주주들 사이에선 SK이노베이션의 유상증자 결정에 대해 “회사가 주주를 버렸다”는 거센 비판도 나온다. 증권업계에선 “SK이노베이션의 유상증자로 단기적인 주주 가치 훼손은 불가피할 것”이란 진단이 많은데, “친환경 사업 확대를 위한 마지막 자금 조달”이란 평가도 있다. 

29일 석유화학업계 등에 따르면 SK이노배이션은 지난 23일 이사회에서 1조1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추진 안건을 의결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예정 발행가액은 1주당 14만3800원이며, 신주 819만주(증자 비율 8.7%)를 발행한다. 최종 발행가액은 오는 9월 확정될 예정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유상증자 공시 후 주주 서한을 통해 “배터리 사업 등 그린(Green) 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그린 사업 전환 가속화를 위한 차세대 소형 모듈 원자로, 수소‧암모니아 등 신사업 개발 그리고 관련 연구개발 역량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건실한 재무 구조를 확보하고자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이번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시설 자금(4185억원), 채무 상환 자금(3500억원), 타법인 증권 취득 자금(4092억원) 등으로 활용한다.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 구조의 건전성을 개선하고 친환경 사업 강화를 위한 투자에 나선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25년까지 그린 자산 비중을 70%로 높이는 등 친환경 사업 중심의 사업 구조 개편을 꾀하고 있다. 김준 부회장은 “유상증자 외에도 자산 효율화 등 다양한 방안을 통해 투자 재원을 마련하고 아울러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곤두박질 주가에 ‘뿔난’ 주주들 

SK이노베이션 측은 친환경 사업 확대를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이란 입장이지만, 유상증자 이후 곤두박질친 주가에 주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유상증자가 알려진 지난 23일 이후 이날 현재까지 하락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6일에는 전 거래일보다 6% 넘게 하락한 17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고, 27일과 28일에도 전 거래일과 비교해 하락했다. 이날 주가 역시 전 거래일보다 1% 넘게 떨어져 16만원 밑으로 추락했다. 이달 초에 20만원까지 주가가 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빠른 속도로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 셈이다. 

증권업계 등에선 “SK이노베이션의 이번 유상증자 결정으로 주주 가치 훼손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많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7일 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로 유상증자에 따른 주주 가치 훼손 우려는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에 본사(SK이노베이션) 차원에서 신사업 투자를 위한 재원이 필요했던 차례로, 자금 조달 이슈는 마지막 단계라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KB증권은 26일 보고서에서 “경영자 입장에서 유상증자는 필수적”이라며 “주가에는 아쉽지만 ‘종합 에너지 회사’로 성장하기 위한 기존 투자를 멈출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SK이노베이션은 주주 가치 보호 방안을 적극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김준 부회장은 “주주 환원에 대한 회사의 강력한 의지는 유효하다”며 “보유 중인 자사주 활용과 관련해서도 주주 가치 제고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부에선 “SK이노베이션이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소각을 결정할 것”이란 의견도 있는데, SK이노베이션 측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소각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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