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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항공업 하반기 신용등급 청신호

한기평 “조선업·항공업 하반기 등급 전망 ‘긍정적’”
HD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삼성중공업 실적↑
국제 여객시장 회복세 덕에 대한항공 실적 호조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연서 기자] 올해 하반기 조선업과 항공업의 신용등급 전망에 청신호가 켜졌다. 한국기업평가는 상반기 정기평가를 마친 뒤 발간한 보고서에서 평가 결과와 등급 하향 모멘텀(동력)의 약화 등을 감안해 조선업과 항공업의 하반기 등급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한기평의 하반기 산업별 전망에서 ‘긍정적’을 받은 산업은 조선업과 항공업이 유일하다.

2023년 하반기 산업별 사업환경 및 등급전망. [제공 한국기업평가]

3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기평은 지난 6월 30일 발간한 ‘2023년 주요 산업별 정기평가 결과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에서 조선업과 항공업의 등급전망을 기존 ‘중립적(상)’에서 ‘긍정적(하)’로 상향했다. 조선업의 사업환경 하반기 전망은 기존의 ‘중립적(하)’를 유지했고, 항공업 전망은 기존 ‘비우호적(상)’에서 ‘중립적(하)’로 올렸다.


한기평은 지난 3월 정기평가에서 HD현대중공업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변경했다. [사진 HD현대중공업]

하반기 조선업계 업황 밝은 이유는

이번 정기평가 결과 조선업계 주요 기업들의 신용등급과 전망은 상향 조정됐다. 한기평은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삼성중공업(BBB,긍정적), HD현대중공업(A-,긍정적), 현대삼호중공업(BBB+,긍정적)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변경했다. 한화오션(舊대우조선해양)은 기존 ‘BBB-,긍정적 검토’에서 ‘BBB,안정적’으로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됐다. 

조선업계는 2021년 선가 상승 추세가 가파르게 시작되면서 조선사들의 실적이 순차적으로 호전되고 있다. HD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은 2022년 하반기 조선사 중 가장 먼저 실적 개션을 이뤘고 이어 삼성중공업이 올해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한화오션은 한화그룹의 인수로 재무안정성이 개선됐으나 실적 회복은 늦어지고 있다. 

한기평은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2024년으로 갈수록 조선업계의 수익성이 좋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고선가(高船價) 물량의 건조 비중이 높아지면서 본격적인 매출 증가로 수익성 제고 추세가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한기평은 “조선사들은 2021~2022년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건조량 확대에 따른 고정비 부담 완화와 잔고 내 저선가(低船價) 물량 축소에 힘입어 본원적 수익성이 점진적으로 제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다만 높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으로 인한 추가적인 원가 상승 위험, 조선업계 인력공급 부족으로 인한 공정 부하 등이 수익성 개선을 제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하반기 조선업계 수주 여건은 양호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1년 이후 국내 조선사들의 주력 선종인 LNG선과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발주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기평에 따르면 현재 주요 조선사들은 3년치 이상의 수주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LNG선과 대형 컨테이너선 선가는 선가 인상 전인 2020년 말 대비 약 40% 올랐다.

한기평은 “전방 해운업황 저하로 2023년 발주량은 전년대비 다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국내 조선사들이 집중하고 있는 LNG선과 친환경선박에 대한 수요가 지속되고 있고 국내외 대형 조선사들의 수주잔고 확충으로 시장 전반의 공급이 제한되고 있어 당분간 적정 선가 하에 양호한 수주여건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기평은 지난 4월 정기평가에서 대한항공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BBB+, 안정적’에서 ‘BBB+,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사진 대한항공]

“대한항공 여객 부문 실적 호조 이어질 것”


한기평은 지난 4월 정기평가에서 대한항공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BBB+, 안정적’에서 ‘BBB+,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한기평은 리오프닝 이후에도 실적 호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등급전망을 ‘긍정적’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추후 신용등급이 ‘A’ 등급으로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

대한항공은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과도기의 업황 및 매크로(거시경제) 변수 등락에도 실적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2022년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53.2% 늘어난 13조4000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두 배 이상 늘어난 2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1분기에도 별도기준 매출 3조6000억원 영업이익 5000억원 대를 기록했다. 

한기평은 대한항공의 국제여객 수입이 크게 늘어 실적 호조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대한항공의 2022년 4분기 국제여객 운송량은 2019년의 60% 수준이지만, 국제여객 운송단가는 2019년 대비 50% 가량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2022년 4분기 여객부문 매출은 2019년의 90% 수준까지 회복했다.

대한항공은 하반기에도 여객 부문 실적을 바탕으로 견조한 이익창출력을 유지할 전망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억제됐던 여행수요를 기반으로 국제여객 시장이 회복세를 보여서다. 한기평은 “단체관광 재개 지연 등으로 중국노선은 회복이 더딘 상황이나 대한항공이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미주노선은 양호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최근 고가 프리미엄 좌석에 대한 선호 확대가 대한항공의 여객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장거리 노선의 신규 항공기 공급은 상대적으로 제한될 전망이고, 화물부문 이익은 축소될 전망이다. 한기평은 “중장거리 노선에 주로 투입되는 대형 기재의 잔고 비중이 작아 대한항공이 경쟁력을 갖춘 중장거리 노선의 신규 공급은 상대적으로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물부문의 경우 “화물부문 이익은 팬데믹 기간보다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우수한 화물기재 경쟁력과 화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리오프닝 기간 화물부문 실적 방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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