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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최저임금 수정안, 노측 내리고 사측 올렸지만 입장차 여전

노동계 1만2130원·경영계 9650원 제시
7월 중순까지 임금안 넘겨야…8월 5일 확정 고시

근로자위원인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오른쪽)이 4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10차 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내년도 적용될 최저임금 수준을 두고 입장차를 좁히고 있지 못하는 노동계와 경영계가 최초 요구안에 대한 수정안을 각각 제시했다. 노사가 수정안에서 제시한 최저임금 수준이 최초 요구안과 별반 다르지 않아 최종 확정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모양새다.

노동계와 경영계는 4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10차 전원회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내년도 최저임금 수정 요구안을 준비해왔다.

앞서 내수 소비 활성화, 임금 불평등 해소, 실질임금 감소 등을 이유로 올해보다 26.9% 인상한 시급 1만2210원을 요구했던 노동계는 수정안으로 시급 1만2130원을 제출했다. 월급(월 209시간 노동 기준)으로 환산하면 253만5170원이다.

올해 최저임금(시급 9620원·월급 201만580원)보다는 26.1% 높고 최초 요구안보다는 0.7% 낮은 수준이다. 이는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할 때 활용하는 기초자료인 비혼 단신 근로자 월평균 실태생계비(시급 1만1537원·월급 241만1320원)에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더한 것이다.

반면 영세사업장의 임금 지급 능력, 최저임금 인상률에 미치지 못하는 노동생산성 증가율, 뚜렷하지 않은 소득분배 개선 효과 등을 언급하며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는 입장인 경영계는 수정안으로 시급 9650원·월급 201만6850원을 내놨다. 최초 요구안보다는 0.3% 올린 금액이다.

사용자위원들은 수정안에 대해 영세사업장과 소상공인 입장에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애당초 입장차가 컸는데 수정안에서도 자세를 고치지 않은 노사에 최저임금위가 재수정안 제출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졌다.

최저임금 수준 논의는 노사가 각각 제출한 최초 요구안을 놓고 접점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노사가 평행선을 계속 그릴 경우 공익위원이 제시한 ‘심의 촉진구간’ 범위 내에서 최저임금 수준이 결정될 수도 있다. 지난해에도 심의 촉진구간 중에서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더한 뒤 취업자 증가율을 뺀 수치로 최저임금 인상률을 확정했다.

이미 법정 심의 기한을 넘긴 최저임금위이지만 남은 행정절차를 고려하면 7월 중순까지는 최저임금안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넘겨야 한다. 장관은 8월 5일까지 최저임금을 확정해 고시해야 한다.

최저임금제를 도입한 1988년 이래로 법정 시한을 지킨 적은 9번밖에 없다. 지난해는 2014년에 이어 8년 만에 기한을 준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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