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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진짜?”…CJ ENM 수익성 악화로 ‘티빙-웨이브 합병설’ 탄력

넷플릭스 대항마 토종OTT 연합 등장 가능성
티빙 품고 CJ ENM 재무건전성 악화 우려 확대
웨이브, SK그룹 지원에도 3년 연속 적자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각 OTT 플랫폼 티빙과 웨이브의 모회사인 CJ ENM과 SK스퀘어는 합병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송재민 기자] 넷플릭스의 독주에 반격하기 위해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들이 출혈 경쟁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웨이브와 티빙의 합병설이 또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최근 티빙의 모회사 CJ ENM(035760)이 수익성 악화로 고민하던 중 웨이브와의 합병을 생존전략으로 삼겠단 해석이 나온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각 OTT 플랫폼 티빙과 웨이브의 모회사인 CJ ENM과 SK스퀘어(402340)는 합병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의 합병설은 지난 몇 년간 OTT업계가 위기를 겪으며 출구전략으로 자주 등장했다. 실제로 티빙은 지난해 KT의 OTT 서비스 ‘시즌’을 흡수하며 한차례 경쟁력을 강화한 바 있다. 

합병이 현실화되면 합병 비율이 중요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티빙은 CJ ENM이 주도권을 가지고 있지만 웨이브의 경우 최대주주 SK스퀘어를 제외하고 나머지 지분의 비율이 비슷하게 형성돼 있다. 의견을 조율해 합의에 이르기까지 설득의 과정이 필요할 수 있단 설명이다. 

현재 티빙의 최대주주는 CJ ENM으로 48.85%의 지분을 갖고 있고 네이버와 KT스튜디오지니 등이 10% 내외의 지분을 갖고 있다. 반면 웨이브는 SK스퀘어가 40.5%, 나머지는 KBS·MBC·SBS 공중파 방송3사가 19.8%씩 나눠 갖는다. 

티빙과 웨이브의 이번 합병설은 CJ ENM의 재무상황이 악화되고 웨이브의 기업공개(IPO) 의무 기한이 다가온다는 점에서도 설득력을 갖는다. CJ ENM은 올해 1분기 영업손실 503억원을 기록해 시장의 컨센서스를 크게 밑돌았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50% 넘게 감소한 1400억원으로 나타났다. 또한 CJ ENM은 지난 6월 연속적자를 내고 있는 자회사 티빙으로부터 600억원을 단기 차입으로 빌리며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1분기보다 전 사업부에서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본업만으로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기에는 차입금 규모가 크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11만원에서 하향 조정한 7만5000원으로 내렸다. 티빙의 실적 부진도 CJ ENM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티빙은 지난해 영업손실 119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약 56.3% 늘어났다. 

웨이브의 상황도 좋지 않다. SK그룹의 지원에도 이용자수가 감소하고 수익성도 악화한 상태다. 웨이브는 지난해 121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 폭이 2.1배 커졌다. 최근 3년간 이익을 내지 못한 웨이브는 SKT의 구독 서비스 T우주와 연계하는 등 지원을 받았지만 이용자수는 오히려 감소했다. 웨이브는 지난 5월 SK스퀘어로부터 250억원을 추가 조달 받기도 했다. 

웨이브는 IPO를 조건으로 2019년 미래에셋벤처투자와 SKS PE로부터 2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조달해 내년 11월까지 상장하지 못하면 CB를 상환해야 한다. 현재로선 추가적 현금성자산 확보가 어려워 다른 선택지를 찾기는 어려운 형국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양사가 경쟁력을 확보해 넷플릭스에 대항하려면 인수합병을 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어 보인다”며 “주주구성이 바뀌는 문제만 해결하면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가 CJ ENM과 SK스퀘어에도 매력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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