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명문대 교수들 “DL이앤씨의 첨단 디지털전환 전략 인상적”
아인트호벤 공과大 산업공학대학원 연수단, 국내 ‘톱티어 대기업’ 연속 방문
DL이앤씨, 글로벌 EPC·BIM 선도 건설사로서 자사 소개 나서
[이코노미스트 민보름 기자] “건설업은 불확실성이 많고 프로젝트 기반으로 움직이는 독특한 산업이다. 건설사가 첨단기술로 데이터를 통합해 이 같은 과정에서 생기는 리스크를 관리하고, 프로젝트 진행을 효율화한다는 점은 매우 새로운 정보였다.”
폴 위그먼(Dr. Paul Wiegmann) 네덜란드 아인트호벤 공과대학 산업공학 전공 교수(assistant professor)가 말했다.
네덜란드 명문대학인 아인트호벤 공과대학 산업공학 전공(Master of Industrial Design) 석사생 22명이 14일 서울 종로구 통일로 소재 DL이앤씨 본사인 디타워 돈의문을 찾았다.
네덜란드 3위, 세계 138위를 자랑하는 아인트호벤 공과대학에선 매년 학생들의 해외연수를 지원하고 있다. 이번 여름방학을 맞아 선발된 연수단은 위그먼 교수, 그라우(Dr. Isel Grau) 교수 지도 하에 지난주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업종별 국내 최정상(top-tier) 기업을 차례로 방문했다.
DL이앤씨 역시 세계 건설사 평가 100위권 EPC(설계·조달·시공) 기업이자 국내 최초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도입 건설사로서 학생들을 초대해 자사의 디지털전환(DX) 전략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주요 내용은 세계 35개국에 600여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수행한 바 있는 DL이앤씨가 자사의 EPC 수행 노하우 및 데이터를 통합, 활용하고 첨단 건설기술을 적극 도입하는 DX로드맵을 통해 시공역량을 높이는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방문학생들이 산업공학을 전공하고 있는 만큼 정유, 화학, 에너지 등 플랜트 기술과 사례 위주로 설명이 이어졌다. 발표자는 김일수 플랜트기획팀 차장과 아인트호벤 공과대 동문이자 EPC엔지니어링 전문가인 마테이 케베나(Matei Kevenaar) 플랜트BIM팀 차장, 이준용 BIM팀 대리가 맡았다.
첫 발표자인 김일수 차장은 “DL이앤씨는 동남아 최고 규모였던 필리핀 정유 플랜트(RMP2) 프로젝트를 3년 만에 끝내는 등 고객사의 요구를 효율적으로 충족했다”면서 “이 같은 트렉 레코드를 통해 세계 플랜트 시장에서 신뢰받는 EPC기업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이산화탄소 포집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디벨로퍼로서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대형 EPC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위험을 줄이고 시간, 인력 등 자원을 절감하기 위한 노력이 필수적이다. DL이앤씨는 첨단 ICT(정보통신기술)를 프로젝트 수행과정 전반에 적용해 업무를 효율화하고 있다. 핵심기술로는 크게 BIM, AWP(Advanced Work Packaging), 모듈러가 꼽힌다. BIM은 설계단계에서 3차원(3D) 모형화를 통해 완공 후 모습을 시뮬레이션하고 미리 발생 가능한 문제를 파악해 설계와 시공과정을 최적화할 수 있는 기술이다.
김 차장은 인터뷰에서 “DL이앤씨는 선진국에서 BIM 기술을 국내 최초로 도입한 뒤 전담팀을 별도로 신설했고 현재는 모든 플랜트 프로젝트에 적용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AWP 적용 현장도 확대하고 각종 데이터와 의사결정 과정을 전사적 시스템에 엮어 에러를 잡고 고객에게 높은 시공 품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AWP는 프로젝트를 세분화해 관리 가능한 작업 패키지로 구분하는 업무방식이다. 각각의 패키지가 시공 전 단계부터 협업을 통해 만들어지며 이 과정에서 설계, 자재, 시공 관련 데이터가 미리 공유돼 시공 과정에서 오차가 줄고 업무 효율이 높아진다. 모듈러는 탈현장시공(Off-site Construction)의 대표 공법으로 공장에서 미리 필요한 부분을 제조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시공이 이뤄진다. 때문에 현장 날씨나 기후 같은 변수에 관계없이 단기간에 완공이 가능하고 인건비 등이 절감된다. 이 같은 기술을 통해 최근 각광 받는 소형모듈원전 시공이나 밀리미터(㎜) 단위 오차를 잡아야 하는 파이프 연결이 가능해진다.
케베나 차장은 “BIM과 AWP를 적용한 통합 데이터 관리 시스템을 통해 수천명에 달하는 다양한 인력이 하나의 로케이션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면서 “예를 들어 한 직원이 업무를 마치면 전화나 메일을 통해 이를 보고할 필요 없이 클릭 한번으로 해당 상황을 모두와 공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선 많은 학생들이 발표자에게 다양한 질문을 이어갔다. “동종 경쟁사와 시스템을 표준화해 공유하는 방식이 효율적이지 않나”든가 “이산화탄소 포집 프로젝트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등 날카로운 질문이 나왔다.
그라우 교수는 “이번 연수에 참여한 학생 다수가 졸업까지 1년이 남은 상태”라며 “DL이앤씨 방문은 이들에게 한국 취업이나 건설업종 진입 등 다양한 선택의 기회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관심을 일깨우는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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