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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이탈에 술렁이는 한온시스템…한앤코 엑시트 ‘먹구름’

성민석 전 CEO, SK온 CCO로 이직
핵심인력 이직에 내부 분위기 ‘뒤숭숭’
한앤코, 2015년 2.7조 들여 경영권인수
2년째 매각 추진 중…몸값 산정 난항

차량 열관리 부품업체 한온시스템의 성민석 전 대표가 SK온의 최고사업책임자(CCO)로 적을 옮겼다. [사진 한온시스템]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차량 열관리 부품업체 한온시스템(018880)이 술렁이고 있다. 2년 전부터 대표이사직을 맡아온 성민석 전 한온시스템 최고경영자(CEO)가 돌연 회사를 떠나면서다. 포드와 비스테온에서 경험을 쌓은 성 전 CEO는 2000년대 말부터 한온시스템과 인연을 맺은 30년 업력의 ‘자동차통’이다. 그런 대표이사의 갑작스런 사임에 내부 직원들도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 하고 있다. 

한온시스템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2015년 회사를 인수한 한앤컴퍼니는 2년 전부터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그사이 한온시스템 시가총액이 반토막이 나는 등 내·외부 환경이 모두 녹록지 않은 모양새다. 다만 성 전 CEO의 이직으로 한온시스템 매각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성민석 전 한온시스템 대표는 SK온 최고사업책임자(CCO)로 적을 옮겼다. 한온시스템은 지난달 31일 성민석 대표가 사의를 표명했다고 공시했다. 한온시스템은 오는 10일 예정된 정기 이사회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나가수브라모니 라마찬드란 수석부사장을 신규 대표집행임원인 CEO로 임명키로 했다. 

성 CCO는 1970년생으로 고려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1995년 포드에 입사했고, 2000년부터 2015년까지 포드 자회사 비스테온에서 근무했다. 이 시기 HL그룹(옛 한라그룹) 계열사였던 한온시스템(옛 한라공조)이 비스테온으로 편입되면서 성 CCO와 한온시스템의 인연이 시작됐다. 그는 2013년 포드가 비스테온의 공조 부분을 분리해 한라공조와 합병한 뒤 출범한 한라비스테온공조에서 글로벌 사업전략 담당임원을 역임했다. 

한앤컴퍼니가 2015년 6월 한온시스템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최대주주가 바뀐 뒤에도 성 CCO는 승승장구했다. 2015년 재무기획실장을 맡았고, 2017년 한온시스템 부사장, 2018년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 2021년에는 CEO 사장을 역임했다. 그가 COO 시절 전세계 51개 공장을 직접 돌면서 ‘지구 5바퀴’를 돌았던 일화가 유명하다. 

업계에서는 성 CCO의 이직이 SK온의 적극적인 구애 덕분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SK온은 그를 영입하기 위해 최고사업책임자(CCO)직을 신설했다. CCO 산하에 마케팅, 구매, PM(프로젝트 관리) 사업 부서들을 배치하는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성 CCO의 포드 재직 경험 뿐 아니라 한온시스템 CEO 경력 등을 높게 평가했다고 전해진다. 

CEO가 떠난 한온시스템은 현재 경영권 매각을 앞두고 있다. 한앤컴퍼니는 2015년 2조7500억원을 들여 한온시스템 경영권을 인수했다. 지난해 말 기준 한온시스템 지분 50.5%를 보유 중이다. 2대 주주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도 보유 지분 19.49%에 대해 동반매도권(태그얼롱)을 보유하고 있어 실제 매각 지분 규모는 70%가 될 전망이다. 한앤컴퍼니는 2021년 모건스탠리와 에버코어를 자문사로 선정해 원매자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기업가치다. 한앤컴퍼니가 한온시스템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던 2021년 한때 10조원에 달했던 시가총액은 현재 4조5000억원대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한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보유한 지분 가치도 7조원에서 3조원대로 크게 줄었다. 최초 매각 추진 이후 코로나19로 인한 실사 지연과 글로벌 공급망 이슈 등 악재가 터지면서 매각을 위한 최적의 시기를 놓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실적 개선세는 긍정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온시스템은 올해 매출 9조5590억원, 영업이익 3841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각각 10.79%, 49.7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간 순이익 역시 2493억원으로 1년 전보다 832.14%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온시스템은 지난해 영업이익 2566억원으로 2011년 이후 11년만에 3000억원 미만 이익을 냈지만, 1년만에 반등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한온시스템은 미국 테네시주에 4번째 공장을 지으며 미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온시스템은 테네시주 라우던시 헌팅턴 파크에 1억7000만달러(약 2190억원)을 투자해 전기차 열관리 관련 장치 생산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한온시스템은 현재 오하이오, 앨라배에 공장을 가동 중인데, 올해 5월 조지아주에 세 번째 공장을 착공한데 이어 네 번째 공장 설립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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