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 감춘 견본주택 줄 세우기…사전예약제가 ‘대세’
[K건설사 여름나기]②
사전예약제로 수요층 정보 확보와 비용 절감까지
견본주택 방문객에 슬러시·아이스크림 제공
[이코노미스트 박지윤 기자] 여름철은 장마, 여름휴가 등으로 분양시장에서 대표적인 비수기로 꼽힌다. 분양 수요자들이 무더운 날씨 속, 미리 주택을 살펴볼 수 있는 견본주택 방문을 꺼리는 경우가 있어서다. 대체로 견본주택은 방문자가 몰릴 경우 대기줄이 길게 이어지는 편이다. 이때 방문자들은 무더운 여름 날씨에 그대로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건설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도입한 견본주택 사전예약제가 방문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전 예약으로 방문객들이 줄을 서지 않고 견본주택을 방문할 수 있어서다. 건설사 입장에서도 사전예약제는 날씨 제약이 없으면서도 아파트 수요층 정보 확보가 가능해 앞으로도 이 제도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활기 찾는 분양시장…물량 쏟아져
부동산인포가 청약홈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7~8월(8월 2주 집계 기준) 전국 아파트 1순위 평균 경쟁률은 11.79대 1을 기록했다. 상반기 경쟁률이 7.87대 1로 한자릿수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달라졌다.
건설사들도 청약시장이 활기를 찾자 분양 물량을 적극 내놓는 모습이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8월에는 총 26개 단지, 2만3097가구가 분양된다. 이 가운데 임대를 포함한 일반분양 물량은 1만5048가구로, 지난 7월(1만6487가구) 대비 40.1% 늘었다.
분양업계에서는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이전, 견본주택 앞 방문객 대기 줄로 분양 현장의 관심도를 파악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같은 모습은 코로나19 확산 이후로 사전예약제가 도입되며 자연스레 사라졌다.
무더위 긴 줄 대신 홈페이지로 사전 예약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해제했지만 건설사들은 여전히 사전예약제를 고수 중이다. 견본주택 방문 예정자들도 당일 선착순으로 긴 줄을 서는 대신 해당 건설사 홈페이지 사전예약을 통해 방문 신청을 하고 있다.
무더위에 견본주택 외부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혹여 열사병 등 피해를 입을 수 있어서다. 또한 건설사 입장에서 사전예약을 받으면 방문 인원을 미리 파악할 수 있어 관리 측면에서도 수월하다. 또한 견본주택 신청자들의 데이터도 수집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당일 선착순으로 방문객을 맞았을 때는 분양 수요층 정보를 파악하기 어렵고 관심 고객이 아닌 방문객들도 많아 데이터베이스(DB)를 쌓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코로나19를 계기로 시작한 사전예약제가 수요자 정보를 구체화하기 쉬워 건설사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에도 계속 사전예약제를 고수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견본주택 방문객이 인산인해를 이룬다는 마케팅으로 홍보 효과를 노리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에 건설사들은 일부러 견본주택 앞에 방문객들로 긴 줄 세우기를 권장했다”고 밝혔다.
이어 “요즘은 온라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사전에 많은 정보를 모을 수 있다”며 “사전예약을 신청한 고객의 경우 확실한 수요층인 경우가 많아 건설사들은 이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하는 것이 인건비나 견본주택 유지비용을 줄이고 계약율을 높이는 효과가 크다고 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여름 무더위 속 방문객들의 피로감을 덜기 위해 일부 견본주택에서는 커피, 아이스티 등 시원한 음료수나 아이스크림을 나눠주는 행사도 진행한다.
지난 6월 동문건설은 강원도 원주시 관설동 1298번지 일원에 조성하는 ‘원주 동문 디 이스트’ 견본주택 문을 열고 3일간 모델하우스 방문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견본주택 방문객들에게 캐리커처, 풍선아트 등의 이벤트와 함께 소프트 아이스크림, 슬러시 등 먹거리를 제공했다. 롯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부산 남구 대연동에서 지난 7월 분양한 ‘대연 디아이엘’ 견본주택에서도 방문객들의 더위를 한풀 식힐 수 있도록 롯데제과 아이스크림을 제공하는 행사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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