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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유상증자에 맥 못추는 주가…매도 의견도 등장

회사 측 증자목적 설명에도 주가 하락
‘대규모 증자→주가 하락’ 패턴 반복
증권가, 보기 드문 ‘매도’ 리포트 나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사진 한화오션]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윤주 기자] 한화오션(042660)이 2조원대 유상증자를 발표하자 주가는 맥을 못 추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보기 드문 매도 보고서가 나오는 등 반응이 싸늘하다. 앞서 다른 기업에서도 대규모 유상증자가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 패턴이 반복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화오션 주가 또한 한동안 약세를 띌 것으로 보인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1시34분 기준 한화오션 주가는 전일보다 0.14% 하락한 3만5000원을 기록 중이다. 한화오션 주가는 10영업일 째 연일 하락세다. 이 가운데 주가 하락에 가속도가 붙은 것은 22일 시장에 유상증자 소식이 알려지면서다. 증자 계획이 알려진 뒤 첫 거래일인 22일, 주가는 전날 대비 5.03% 하락한 3만5850원에 마쳤다. 

23일에는 한화오션이 2조원 규모 유상증자에 대한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한화오션은 이번 증자를 통해 신주 8948만5500주를 2만2350원에 신규 발행하기로 했다. 또한 증자금을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투입해 2040년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5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잠수함·수상함 시장 진출을 위한 해외 생산거점 확보(9000억원) ▲암모니아·메탄올·수소 기반 친환경 추진 시스템 개발 및 운반선 개발(6000억원) ▲자동화 기반 스마트 야드 구축 및 생산 숙련직 감소 대처(3000억원)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 투자(2000억원) 등에 자금을 투입한다. 

회사 측의 설명에도 대규모 유상증자로 인한 부담이 주가에 반영되면서 23일도 역시 1.81% 하락한 3만5200원에 장을 마쳤다. 24일에도 주가는 0.43% 하락한 3만50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신규 발행 주식이 기존 상장 주식의 무려 41%에 해당돼,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가 크게 희석될 것이란 점이 우려 요소다.

대규모 유상증자가 주가하락 요인으로 작용한 것은 앞선 CJ CGV, SK이노베이션의 사례에서도 포착할 수 있다. 지난 6월20일 1조원대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밝힌 CJ CGV 주가는 하루 만에 21% 넘게 폭락하면서 52주 신저가를 경신, 주가가 2008년 수준으로 회귀했다.

지난 6월23일 장 마감 이후 1조원대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한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주가가 6월23일 17만9670원에서 6월29일 15만5464원으로 4거래일 만에 13% 가량 내렸다. 이처럼 유상증자 발표 이후 주가 하락이 반복되면서, 유상증자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 인식이 고착화되는 분위기다. 

한화오션 또한 이번 유상증자가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도 보수적인 접근을 조언한다. 유상증자 발표 이후 리포트를 발표한 증권사 9곳 중 6곳은 투자의견을 하향하거나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모두 내린 곳도 있었다.

삼성증권은 24일 발표한 리포트에서 한화오션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HOLD)으로 유지했지만, 목표주가는 3만5000원에서 3만2000원으로 낮췄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회사가 설명한 투자의 집행과 성과가 실적에 발현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이 일반적인 주식 투자자들의 투자기간을 크게 넘어선다”면서 “회사의 타법인 인수 계획도 어느 정도 구체화된 것인지 아직 알 수 없는 상태로, 당장은 대규모 신주가 높은 할인율로 발행됨에 따른 투자 심리 훼손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 보기 드문 ‘매도’ 리포트도 나왔다. 신영증권은 한화오션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하향하고, 목표주가 또한 4만3000원에서 3만원으로 내렸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2027년 이후가 본격적인 투자 회수 시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자금 조달 효과를 감안해 미래가치를 앞당겨 오기에는 멀다”며 “현 주가 수준에서는 기존 보유지분의 가치하락을 배정 신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차익으로 커버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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