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회계사가 내 경제 선생님…경제살롱을 아시나요[이코노 인터뷰]
김진구 경제살롱 대표 “변호사로서 합법적 경제 공부 모임 필요성 느껴”
월급 모아 내 집 마련 힘든 2040, 재테크 위해 뭉치다
[이코노미스트 박지윤 기자] “변호사인데 왜 변호 일은 안 하고 경제‧재테크를 공부하는 ‘경제살롱’의 대표로 활동하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월급만 모아서는 내 집 마련이 어려운 청년들이 머리를 맞대고 경제‧재테크 정보를 공유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작은 모임으로 시작하게 됐죠.”
김진구 경제살롱 대표는 8월 7일 서울 강남 역삼동 패스트파이브에서 진행한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경제살롱을 운영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고려대 법학과와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건설공제조합 법무팀에서 근무했던 변호사다. 현재는 김진구 법률사무소의 대표변호사 겸 경제살롱 대표다.
경제살롱은 2020년 9월 경제신문을 공부하기 위해 모인 것을 시작으로 올해 3년을 맞았다. 15명 정도의 인원이 카페에 모여 경제 전반과 재테크에 대해 함께 공부하고 지식과 정보를 공유한다.
김 대표는 “당시 급격한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청년들 사이에 ‘월급으로는 내 집 마련을 할 수 없다’는 좌절감과 허탈감이 팽배했다”며 “‘함께 공부해서 자산 격차를 줄이고 더 이상 뒤처지지 말자’는 공감대로 뭉치면서 경제살롱 모임은 꾸준히 이어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경제살롱의 장점으로 전문직‧금융권‧대기업 종사자 등 약 59명의 리더진을 꼽았다. 모임은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감정평가사 등 전문직만 아니라 여의도 금융사나 대기업에 다니는 회사원들이 자료 수집과 강의, 소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길건우 FR자산관리 대표, 이일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장원 장원세무사 대표세무사, 이동준 법률사무소 곁 대표변호사, 안소윤 안소윤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김강산 이화감정평가법인 대표감정평가사 등이 리더로 참여한다.
리더들은 순수한 재능기부 차원에서 강의를 진행하고 있어 대부분 수익을 가져가지 않는다. 경제살롱 모임 참여비는 1만~3만원대로 다른 학원 수강료와 비교하면 2분의 1에서 최고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강의 수익이 나면 유니세프나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세이브더칠드런 등에 기부한다.
김 대표는 “주변에 학원이나 독서 모임은 많지만, 경제 전반에 대한 스터디를 통해 함께 꾸준히 발전하는 모임은 많지 않았다”며 “경제살롱은 즐겁게 공부하고 꾸준히 스터디하는 모임이기 때문에 보람도 크고, 변호사로서 여러 방면으로 기여할 수 있는 부분도 많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법을 잘 몰라 피해를 입었거나 투자 실패로 후회하는 젊은 세대를 위해 전문적인 지식을 공유한다. 특히 부동산 투자는 알아둬야 하는 법이 상당히 많고 법 해석이 요구되는 복잡한 상황들도 생긴다. 이에 주택법, 건축법, 주택 임대차 보호법,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민사집행법 등을 심도 있게 파악해야 한다. 청약 공고문 해석, 매매계약 작성, 임대차계약 검토 등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김 대표는 최근 ‘청약보다 쉬운 아파트 경매책’이라는 책을 이장원 세무사와 함께 공동으로 집필했다. 경매 등 부동산 관련 전문지식을 누구나 알기 쉽게 설명한 책이다. 인세 전액은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기부한다.
현재 매달 열리는 경제살롱 오프라인 모임 참여 인원은 500명 정도다. 개설 강좌 수는 약 20개로, 강좌당 평균 10~20명 정도가 참여한다. 인스타그램은 2만명의 팔로워를 가지고 있고 카카오톡 채팅방에는 3500여 명이 매일 정보를 나누며 소통한다.
많은 인원이 모이다 보니 경제살롱을 통해 당시 화제가 된 경제 이슈는 물론, 시장 분위기도 파악할 수 있다. 투자 경험을 쌓기 어려운 2040세대들이 경제살롱 강의를 수강하면서 흥미를 느끼는 분야를 알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김 대표에 따르면 코인, 주식 등 공격적인 재테크를 추구하는 수강생들과 아파트 청약, 경매 등 부동산 투자를 선호하는 수강생들이 원하는 수익률 격차는 큰 편이다. 성별로 보면 부동산 관련 강의에는 여자 수강생이 많고 주식 관련 반에는 남녀 비율이 반반으로 비슷하다. 코인 관련 강의 수강생은 대부분 20대 남자들이다.
또 경제살롱에서는 투자에 성공하고 자산이 많은 일명 '성공한 리더'만 강의를 하지 않는다. 주식이나 코인 레버리지 투자로 수백 배의 이익을 얻었다가 재투자해서 원금까지 날리는 등 투자에 실패한 사례들도 소개된다. 수강생들에게 투자 위험성과 유의해야 할 점들도 적극 공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앞으로도 2040세대가 함께 공부하며 성장하는 모임으로 경제살롱을 운영할 계획이다. 경제살롱 모임의 질을 높이고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수강 요청이 많은 인기 수업을 중심으로 한 단계 더 높은 프리미엄 강의를 추가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그는 “근로소득 외에 자산소득과 투자가 필수인 시대에서 경제살롱은 2040세대가 경제와 재테크를 공부할 수 있고, 합법적이고 올바른 투자 방법을 터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모임으로 이어나갈 것”이라며 “수동적으로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공부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모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투명·공정기업 되겠다...한샘, '윤리 경영' 강화 위한 다짐 공표
2이영애, ‘김건희 친분설’ 주장 유튜버 상대 손배소 패소 “2억 5천만원 배상”
3한소희, 지드래곤과 ‘♥열애설’ 초고속 부인 “사실 아냐”
4황병우 iM뱅크 행장 연임 성공…임기 1년
5부동산 시장, 지난 2번의 탄핵 땐 어땠나...차이점 살펴보니
6서울우유, 전국 대리점 대학생 자녀 학자금 5000만원 지원
7정의선 회장, ‘한국 양궁’ 4년 더 이끈다
8남양유업, 컴플라이언스 위원회 첫 정기 회의…’권익위 KCP’ 참여 권고
9르노코리아, ‘그랑 클레오스 하이브리드’ 추가 생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