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비율 뛰고 수익성은 악화…금호건설 '재무 경고등'[이코노 리포트]
부채비율 전년 동기 대비 20%p 상승
원자재 값 상승 탓…7개분기 연속 수익 악화
보유 중인 아시아나항공 주식가치 하락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송재민 기자] 금호건설(002990)의 수익성 지표가 급격히 악화하는 가운데 부채비율이 계속 높아지면서 재무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원자재 가격상승과 보유 중인 아시아나항공 주식의 평가가치 하락이 영향을 미쳤단 해석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금호건설의 영업이익은 109억원으로 전년 동기(352억원) 대비 69% 줄었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확대돼 외형 성장을 이룬 것과는 별개로 7개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수익성이 쪼그라든 모양새다.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179억원에서 63억원으로 65% 감소했다.
금호건설의 실적이 감소한 데에는 건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가 상승이 지속적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금호건설의 올 상반기 매출원가율은 96%로 지난 동기(92%)보다 4% 높아졌다. 매출원가율은 총매출액 중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영업활동의 수익성을 평가하는 지표 중 하나다.
건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수익성 감소는 금호건설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형 건설사들부터 중소형 건설사들까지 원자재 가격상승과 건설경기 둔화의 직격탄을 맞아 실적 감소세를 보였다. 매출이 증가했거나 매출 감소폭이 크지 않음에도 이익이 대폭 감소한 건설사들은 대부분 원가율 상승의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된다.
매출원가율 뿐 아니라 부채비율도 문제다. 올 상반기 금호건설의 부채비율은 227.56%로 전년 동기(206.98%) 대비 20%포인트 이상 대폭 상승했다. 금호건설의 부채비율은 2021년 말 166%로 내려갔다가 2022년 상반기부터 줄곧 200% 대를 유지하고 있다. 부채비율은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판단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여겨지며 200%를 넘어서면 재무건전성에 위험 신호가 켜진 것으로 해석된다.
금호건설의 조 단위에 달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잔액도 재무부담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올 상반기 기준 금호건설의 PF대출잔액은 6739억원이다. 지난해 말 7308억원에서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위험한 수준이다.
일각에선 금호건설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가치 하락과 건자재 수급 불안, 미분양 현장 등 리스크가 겹쳐 증권가에선 내년까지는 실적 회복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호건설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0.77%를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심사 승인이 늦어지면서 합병 무산 가능성도 솔솔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아시아나항공 기업가치도 저평가됐다는 분석이다.
금호건설은 최근 유동성 확보를 위해 100억원어치의 사모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9.6% 수준에 달하는 고금리에도 자금 조달에 나선 건 미리 현금을 확보해 앞으로의 실적 부진에 대비하려는 셈법으로 해석된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시멘트 추가 판가 인상과 더불어 건자재 수급불안, 미분양 현장 등의 대내외적 리스크가 연중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마진 회복 시점은 내년까지 바라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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