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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가사도우미’ 서울 온다…‘저출산 문제’ 주목한 외신들

필리핀 출신 가사도우미 100명, 이르면 12월 업무 시작
시간당 1만5000원 시세…외국인 대상으론 비용 낮게 유도
‘한국 저출산’ 문제 조망한 외신…처우·착취 우려 시각도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서울시에서 시범적으로 외국인 가사관리사(가사·육아 도우미) 제도를 도입한다. 다수 외신에서 1일(현지시간) 해당 소식을 보도하는 등 상당한 관심을 나타내면서 국제적 이슈가 되고 있다. 외신들은 한국의 저출산 문제를 함께 조망했다.

고용노동부는 서울지역에 필리핀 출신 외국인 가사도우미 100명이 들어오는 계획을 지난 1일 의결했다. 이들은 서울지역에서 이르면 12월부터 업무를 시작한다. 국내 가사도우미 시장 시세는 시간당 1만5000원으로 형성돼 있다. 정부는 외국인 가사도우미의 비용은 이 금액보다 낮출 계획이다.

시범 도입 제도를 통해 서울시에 들어오는 외국인 가사도우미는 만 24세 이상이다. 정부는 경력·지식·어학 능력 평가를 거쳐 인원을 선발할 방침이다. 범죄 이력 조회·신원 검증·마약류 검사 등도 이뤄진다. 송출국가는 확정적으로 발표하지 않았으나, 고용부는 앞서 지난 7월 해당 계획안을 내놓으며 ‘직업훈련원에서 6개월 훈련 후 수료증을 발급하고 있는 필리핀을 유력 송출국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고용부는 해당 계획안을 확정하기 전 각계 의견 수렴을 진행했다. 시범 사업이 ▲2~40대 맞벌이 부부 ▲한부모 가정 ▲다자녀가정 등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이유다. 서울시 내 자치구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선 ‘철저한 관리와 심층 모니터링 차원’을 들었다.

로이터 통신은 해당 시범 사업에 대해 “한국의 급격한 출산율 감소와 고령화·이민자 수용에 대한 역사적 거부감 등이 합쳐졌다”며 “높은 육아비용 때문에 많은 한국 여성은 집에 머물며 가족을 보살피거나, 자녀 갖기를 포기해야 하는 압박에 직면해 있다”고 짚었다.

미국 CNN 방송도 최근 발간된 정부 보고서를 인용하며 “경력 단절을 꺼리는 고학력 여성 증가, 생활비 상승과 더불어 육아·가사 부담은 한국의 혼인 및 출산 감소의 한 요인으로 거론돼 왔다”며 “한국은 더 많은 아기와 노동자가 필요하며, 외국인 가사도우미가 이를 고쳐주길 바라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이 인용한 자료는 한국의 19∼34세 성인 중 절반 이상이 결혼 후에도 자녀를 가질 필요가 없다고 답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응답자의 36.4%만이 결혼에 긍정적 시각을 지녔다는 점도 소개됐다.

로이터 역시 2022년 기준 한국의 합계출산율 0.78명에 그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저출산율’을 이번 시범 사업의 배경으로 소개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로, 2016년부터 7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0.78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치다.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기도 하다.

다만, 외신들은 외국인 가사도우미의 급여와 처우 등과 관련해선 노동착취 우려 등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가사도우미 시범 사업 도입 계획은 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열린 제39차 외국인력정책위 및 제2차 외국인력 통합관리 추진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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