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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285만6000포 감기약 생산…‘물류 고도화’ 꽂힌 대원제약 [가봤어요]

2019년 진천공장 완공…조제·포장·출고 등 자동화
2025년 향남공장과 물류 통합…진천공장 규모 확대

대원제약 진천공장은 제품의 생산과 포장, 출하 등 모든 단계에 자동화 공정을 적용했다. 사진은 이 회사의 제품 콜대원이 기계로 포장되는 모습. [사진 대원제약]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충청북도 진천군 광혜원농공단지에 있는 대원제약 진천공장에서는 매일 285만6000포의 스틱형 감기약을 생산한다. 약물의 양 자체만 42t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내용액제 생산시설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근무하는 임직원의 수는 80명 남짓이다. 대원제약이 800억원을 투입해 지난 2019년 이 공장을 완공하며 제품의 조제와 포장, 출고 등을 자동화해 적은 인력으로도 공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9월 19일 오전에 찾은 진천공장에도 실내를 바삐 돌아다니는 임직원의 수는 적었다. 기계 하나당 3개 포장 라인을 책임지는 포장 기계만 쉼 없이 움직였다. 포장지에 담긴 약물을 10개씩 골라 상자에 담는 기계도 오차 없이 돌아갔다. 약물을 포장지에 넣는 충전 설비 등 일부 시설에만 사람의 손이 필요했다. 진천공장 직원 몇몇과 현장실습 중인 학생들만 수십㏈에 달하는 기계 소음을 막기 위해 귀덮개를 쓰고 충전 설비를 살펴보고 있었다.

‘자동화’ 핵심…80명 인력으로 공장 운영 

대원제약이 진천공장을 모두 자동화한 것은 공장 운영의 고민이 담긴 결과다. 이날 진천공장 곳곳을 소개한 백승영 대원제약 제조지원 총괄팀장은 “진천공장의 핵심은 자동화”라면서도 “진천공장에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지역적 한계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공장이 지방에 있다 보니 인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최근 많은 기업이 지방에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있지만 이런 문제로 시스템을 자동화하는 추세”라고 했다.

대원제약은 인력 확보의 문제를 해결하고 좋은 품질의 의약품을 생산하기 위해 품질관리시스템과 실험실관리시스템, 환경관리시스템 등 첨단 정보기술(IT) 체계를 공장에 적용했다. 자동운반시스템과 원료이송시스템, 포장자동화로봇시스템, 자동창고관리시스템을 통해서는 제품 생산의 모든 공정을 자동화했다. 백 팀장은 “원료를 투입하는 단계부터 제품을 포장, 출고하는 과정까지 자동화해 제품 생산의 모든 단계를 효율화했다”고 했다.

대원제약의 자동화 공정. [사진 대원제약]
실제 진천공장에서는 조제 시설의 1만ℓ 용량의 설비에서 만든 약물을 관을 통해 충전 시설로 보내고, 이를 포장지에 담고, 이후 로봇이 제품을 10개씩 포장해 검수 과정을 거쳐 물류 시설로 옮긴다. 물류 시설인 창고도 자동화돼 6500셀 규모의 물량을 로봇이 자동으로 적재, 저장, 출하하고 있다. 원료와 자재 등 외부에서 들어오는 물품은 3~4단계에 걸쳐 검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이를 모두 IT 기술로 해결하고 있다.

대원제약이 자동화 공정을 구축했다고 바로 공장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백 팀장은 “자동화 공정을 운영한 지 4~5년째”라며 “처음에는 모든 시스템을 구축하고도 종종 오류가 나거나 시스템 자체가 끊기는 사례가 있었다”고 했다. 이어 “통신이 안 된다거나 프로그램이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잦았다”며 “세세한 오류를 수정하고 공장에 맞게 시스템을 다시 정비하는 데 6개월가량 필요했고 현재는 자동화 공정이라는 이름에 맞는 설비 구축을 끝낸 상황”이라고 했다. 

생산설비 4개 추가 증설…운영 효율화 

진천공장에서는 6개 생산설비를 가동하고 있다. 이곳에서 대원제약의 대표 제품인 코대원에스와 코대원포르테, 콜대원 등 호흡기 제품과 트리겔, 포타겔, 뉴베인 등 내용액제 대다수를 생산한다. 대지면적은 8만㎡(약 2만4000평), 연면적은 1만8000㎡(약 5500평) 규모다. 대지면적의 상당 부분이 남아있어 이곳에 설비를 증설해 생산 역량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진천공장은 현재 내용액제를 생산하는 공장이지만, 증설할 설비는 정제와 캡슐 등 고형제 공장을 세우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새롭게 증설할 공장에는 생산설비를 4개 더 늘린다는 구상이다. 백 팀장은 “현재 향남공장과 진천공장이 대원제약의 주요 생산기지인데 앞으로 향남공장의 물류 설비를 진천공장으로 옮기는 등 진천공장의 규모를 더 확대할 계획”이라며 “향남공장에서 출고된 물량이 진천공장을 거치기 때문에 별도의 비용은 들어가지 않으며 물류 설비를 진천공장으로 통합해 설비의 운영을 더 효율적이고 유연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원제약의 자동화 공정. [사진 대원제약]

그러면서 “물류 설비를 통합하게 될 시기는 오는 2025년 하반기를 예상한다”며 “당분간 향남공장과 진천공장의 물류 설비를 고도화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한 “현재 진천공장의 물류 설비는 6500셀 규모의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창고인데 고도화 이후에는 1만8000셀 이상의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할 것”이라며 “일반적인 제약사 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의 물류 설비를 갖추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대원제약은 호흡기 질환자가 많은 환절기를 맞아 6개 생산라인을 모두 관련 의약품을 생산하는 데 쓰고 있다. 회사 측은 “급성 상기도 감염 적응증이 추가된 코대원에스시럽과 최근 제제를 개선, 판매를 재개한 콜대원키드펜시럽의 생산에 신경 써 감기약과 진해거담제를 잘 공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끝나지 않았고 독감도 예년보다 유행할 것인 만큼 진천공장도 비수기 없이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며 “통상 이 시기에는 비축분을 만들어 왔지만, 현재 비축분은 물론 출고분도 공급하기 곤란한 상황”이라고 했다. 또한, “직원들과 협의해 연말까지 철야 작업을 통해서라도 물량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연초에는 감기약을 많이 찾는 시기이기 때문에 진천공장도 쉼 없이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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