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붙는 ‘물음표’…처방 이후 과제는 [휴미라가 연 바이오시밀러 시장]③
휴미라 시밀러 점유율 확대하려면…대체 처방에 주목
삼성에피스, 암제비타 추격…가격 넘는 경쟁력 확보해야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 등이 미국 시장에 블록버스터 의약품인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의 바이오시밀러를 연달아 출시한 가운데 이들 기업을 비롯한 국내 바이오시밀러 개발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려면 대체 처방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체 처방은 기존 의약품과 치료 효과와 안전성 등이 같다는 점을 증명한 약물을 환자에게 대신 처방하는 것이다. 통상 특정 약물을 환자에게 주려면 의료진의 판단이 필요하지만, 대체 처방할 수 있는 약물은 이런 판단 없이도 약국에서 공급할 수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올해 미국 시장에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한 기업 중 가장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한 기업은 암젠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내 처방 데이터 등을 종합하면 지난 8월 말을 기준으로 이 회사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인 암제비타의 미국 내 시장 점유율은 1.1% 수준으로 전월 대비 32.3% 증가했다. 앞서 암젠은 올해 1월 다른 기업보다 발 빠르게 암제비타를 미국 시장에 출시했다. 바이오시밀러는 치료 효과가 기존 의약품과 비슷하고 가격은 낮아, 기업이 시장에 일찍 진입해 점유율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전략이다.
암제비타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회사는 국내 기업인 삼성바이오에피스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최근 출시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하드리마의 미국 내 아달리무맙 시장 점유율은 0.1%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21.5% 성장한 수치다. 휴미라보다 90%가량 가격을 낮춘 미국 제약사 코헤루스도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자사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심리의 시장 점유율을 키우고 있다. 이 회사의 시장 점유율은 같은 기간 0.1%로 집계됐으며 전월 대비 210.6% 늘었다. 셀트리온의 유플라이마와 베링거인겔하임의 실테조, 산도스의 하이리모즈도 전월 대비 각각 50.0%, 28.6%, 320.0%가량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
암제비타, 빠른 출시로 PBM에 쉽게 입성
업계에서는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한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매출을 끌어올리려면 다양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는 10여 개 기업이 경쟁하고 있는 만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기업이 많아 수익성을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국내 기업인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은 휴미라 시장의 80% 가까이를 차지하는 고농도 제형을 출시했으나 산도스가 공격적인 리베이트로 자사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인 하이리모즈의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것으로 전해진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마냥 매력적인 시장이진 않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제약·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한 기업들의 동향을 보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는 역시 ‘속도’가 중요하다는 점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며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선 미국의 약제보험관리업체(PBM)로부터 선택을 받아야 했는데, 암젠은 암제비타를 다른 기업보다 5개월가량 먼저 출시해 PBM에 쉽게 입성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삼성바이오에피스나 코헤루스가 80~90%에 달하는 할인율을 내건 점도 예상 밖”이라며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투주맙)과 아바스틴(성분명 베바시주맙), 리툭산(성분명 리툭시맙) 등 다른 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의 출시 당시 할인율이 10~24% 정도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바이오시밀러의 출시 가격이 점점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후발주자, 고농도 제형이나 신제형 개발 필요
일부에서는 휴미라와 바이오시밀러의 대체 처방에 주목했다. 김태희 KB증권 연구원은 앞서 보고서를 통해 “대체 처방을 할 수 있는 바이오시밀러가 예상보다 중요해졌다”며 “여러 PBM의 발표를 종합하면 주요 PBM인 익스프레스 스크립츠와 옵텀 등이 암젠과 베링거인겔하임, 산도스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자사의 의약품 등재 목록에 올렸는데, 이 중 베링거인겔하임의 실테조는 저농도 제형이지만 유일한 대체 처방 가능 바이오시밀러로 주요 PBM에 등재됐다”고 했다.
이어 “대체 처방이 가능한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PBM들이 베링거인겔하임의 실태조를 선택했다는 것은 이들 기관이 대체 처방 가능 제품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는 뜻”이라며 “까다로운 스위칭 임상을 해야 하는 대체 처방 가능 바이오시밀러는 필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바이오시밀러의 가격이 지속해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제품 경쟁력을 강화해 가격 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바이오시밀러의 가격은 인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고농도 제형이나 신제형을 개발해 ‘낮은 가격’을 뛰어 넘는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암젠이 암제비타를 빠르게 출시하 퍼스트 무버 전략을 펼쳤다면, 후발주자는 PBM 등재 이후 다양한 제형 개발에 속도를 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셀트리온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램시마를 정맥주사(IV) 제형에서 피하주사(SC) 제형으로 개발해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이 약물을 신약으로 허가 신청했다”며 “휴미라 외 다른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할 때 제형을 다양화하기 위해 이를 자체 개발하거나, 유망 기업과 협력하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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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올해 미국 시장에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한 기업 중 가장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한 기업은 암젠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내 처방 데이터 등을 종합하면 지난 8월 말을 기준으로 이 회사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인 암제비타의 미국 내 시장 점유율은 1.1% 수준으로 전월 대비 32.3% 증가했다. 앞서 암젠은 올해 1월 다른 기업보다 발 빠르게 암제비타를 미국 시장에 출시했다. 바이오시밀러는 치료 효과가 기존 의약품과 비슷하고 가격은 낮아, 기업이 시장에 일찍 진입해 점유율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전략이다.
암제비타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회사는 국내 기업인 삼성바이오에피스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최근 출시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하드리마의 미국 내 아달리무맙 시장 점유율은 0.1%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21.5% 성장한 수치다. 휴미라보다 90%가량 가격을 낮춘 미국 제약사 코헤루스도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자사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심리의 시장 점유율을 키우고 있다. 이 회사의 시장 점유율은 같은 기간 0.1%로 집계됐으며 전월 대비 210.6% 늘었다. 셀트리온의 유플라이마와 베링거인겔하임의 실테조, 산도스의 하이리모즈도 전월 대비 각각 50.0%, 28.6%, 320.0%가량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
암제비타, 빠른 출시로 PBM에 쉽게 입성
업계에서는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한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매출을 끌어올리려면 다양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는 10여 개 기업이 경쟁하고 있는 만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기업이 많아 수익성을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국내 기업인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은 휴미라 시장의 80% 가까이를 차지하는 고농도 제형을 출시했으나 산도스가 공격적인 리베이트로 자사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인 하이리모즈의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것으로 전해진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마냥 매력적인 시장이진 않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제약·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한 기업들의 동향을 보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는 역시 ‘속도’가 중요하다는 점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며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선 미국의 약제보험관리업체(PBM)로부터 선택을 받아야 했는데, 암젠은 암제비타를 다른 기업보다 5개월가량 먼저 출시해 PBM에 쉽게 입성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삼성바이오에피스나 코헤루스가 80~90%에 달하는 할인율을 내건 점도 예상 밖”이라며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투주맙)과 아바스틴(성분명 베바시주맙), 리툭산(성분명 리툭시맙) 등 다른 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의 출시 당시 할인율이 10~24% 정도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바이오시밀러의 출시 가격이 점점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후발주자, 고농도 제형이나 신제형 개발 필요
일부에서는 휴미라와 바이오시밀러의 대체 처방에 주목했다. 김태희 KB증권 연구원은 앞서 보고서를 통해 “대체 처방을 할 수 있는 바이오시밀러가 예상보다 중요해졌다”며 “여러 PBM의 발표를 종합하면 주요 PBM인 익스프레스 스크립츠와 옵텀 등이 암젠과 베링거인겔하임, 산도스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자사의 의약품 등재 목록에 올렸는데, 이 중 베링거인겔하임의 실테조는 저농도 제형이지만 유일한 대체 처방 가능 바이오시밀러로 주요 PBM에 등재됐다”고 했다.
이어 “대체 처방이 가능한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PBM들이 베링거인겔하임의 실태조를 선택했다는 것은 이들 기관이 대체 처방 가능 제품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는 뜻”이라며 “까다로운 스위칭 임상을 해야 하는 대체 처방 가능 바이오시밀러는 필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바이오시밀러의 가격이 지속해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제품 경쟁력을 강화해 가격 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바이오시밀러의 가격은 인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고농도 제형이나 신제형을 개발해 ‘낮은 가격’을 뛰어 넘는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암젠이 암제비타를 빠르게 출시하 퍼스트 무버 전략을 펼쳤다면, 후발주자는 PBM 등재 이후 다양한 제형 개발에 속도를 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셀트리온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램시마를 정맥주사(IV) 제형에서 피하주사(SC) 제형으로 개발해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이 약물을 신약으로 허가 신청했다”며 “휴미라 외 다른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할 때 제형을 다양화하기 위해 이를 자체 개발하거나, 유망 기업과 협력하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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