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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1등은 없다...수입차 시장 지각변동

[혼란스러운 수입차 시장]①
왕좌 놓고 경쟁하는 BMW vs 벤츠...순위 다툼 치열

5시리즈 라인업 최초로 추가된 순수전기 모델 BMW 뉴 i5. [사진 BMW코리아]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국내 수입 승용자동차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고 있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BMW가 7년 연속 1위 자리를 꿰찬 메르세데스-벤츠를 앞서고 있으며, 스웨덴 프리미엄을 앞세운 볼보자동차가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독일 브랜드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다. 수입차업계에 영원한 1등, 절대적인 강자가 더 이상 없는 모습이다.

1위 탈환 가능성 높인 BMW

벤츠와 함께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 잡은 BMW가 만년 2위의 설움을 뒤로하고 무섭게 치고 나가는 형국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BMW의 올해 1~9월 누적 신규 등록 대수는 5만6529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5만7750대)과 비교해 2.1% 감소한 수치임에도 현재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기간 벤츠는 전년 동기(5만6074대) 대비 3% 감소한 5만4376대로 BMW의 바로 아래 위치했다. 현재 BMW에 밀려 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국내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임은 분명하다.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연간 등록 대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워낙 인기가 높아 벤츠 엠블럼을 딴 ‘삼각별 열풍’이라는 말까지 생길 정도다.

올해 3분기가 지난 시점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은 BMW다. 현재 두 브랜드의 등록 대수 격차는 2153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1676대)보다 격차가 더 벌어졌다. 더욱이 BMW는 이달(10월) 초 전 세계 최초로 한국 시장에 뉴 5시리즈를 공식 출시했다. 5시리즈는 지난해 BMW 국내 등록 실적의 26.9%를 차지한 핵심 모델이다.

BMW 독일 본사는 시장의 중요성을 감안해 뉴 5시리즈 세계 최초 출시 시장으로 한국을 선택했다. 단순히 세계 최초 출시에 그치는 것도 아니다. 신차 공급 물량을 한국에 최대한 배정하기로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BMW의 1위 탈환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연말까지 3개월(10~12월)이 남았고, 지난해에도 벤츠가 막판 역전에 성공한 바 있기 때문이다. 벤츠는 지난해 11월까지 7만1525대의 등록 실적을 기록하며 7만1713대의 BMW에 1위 자리를 내줬으나 마지막 한 달(12월) 동안 9451대를 판매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최종 결과는 벤츠 8만976대, BMW 7만8545대였다. 지난해 벤츠는 수입차 브랜드 최초로 연간 등록 대수 8만대를 돌파했고, 7년 연속 수입차 시장 1위라는 대기록도 달성했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벤츠, BMW 모두 시장 1위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고 있으나 내부적으로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면서 “여전히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며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 지수는 높지 않다. 누가 1위가 될 것인지는 연말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차 밭에서 질주하는 스웨덴 프리미엄


치열한 1위 경쟁을 벌이는 벤츠와 BMW만큼 수입차업계에서 주목받는 브랜드가 볼보자동차다. 독일 승용 브랜드의 선호도가 높은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독일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68.9%다. 포르쉐, 폭스바겐 등을 제외한 독일 3사(벤츠, BMW, 아우디)의 실적만 놓고 봐도 시장 점유율이 60% 이상이다.

독일차의 강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볼보자동차의 선전은 눈에 띌 수밖에 없다. 볼보자동차는 올해 1~9월 누적 기준 1만4431대의 등록 대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9437대) 대비 32.5% 증가한 수치다. 이 기간 누적 등록 대수 1만대를 넘긴 수입차 브랜드 중 가장 높은 성장세다. 1~3위에 포진한 독일 3사의 경우 모두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다.

볼보자동차의 성장세는 현재 진행형이다. 이 브랜드는 지난 한 달(9월) 동안 1555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벤츠, BMW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이 기간 주력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C60이 전월 대비 248% 증가한 899대 팔린 덕분이다.

볼보 XC60. [사진 볼보자동차코리아]

수입차업계는 볼보자동차의 이 같은 성장세가 상품 경쟁력만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서비스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수입차 브랜드임에도 한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단행한 것도 브랜드 신뢰도 향상에 도움이 됐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볼보자동차는 지난 2020년 300억원을 투자해 한국 시장을 위한 맞춤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티맵(TMAP) 모빌리티와 2년간 협업해 완성된 이 서비스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

볼보자동차는 외형 성장에 발맞춰 서비스 개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초 1100억원 규모의 국내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서비스 및 판매 네트워크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볼보자동차의 올해 목표는 연말까지 전시장 7곳, 서비스센터 8곳을 신설하는 것이다.

볼보자동차코리아 세일즈&마케팅 총괄 이만식 전무는 “30~40대 개인 고객분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탄탄한 수요를 통해 올해 약 33%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며 “앞으로 24년식 모델의 본격적인 출고와 물량 확대는 물론 그에 맞는 서비스 네트워크를 확충해 양질의 성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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