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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철 LG화학 부회장[금주의 CEO]

토요타에 조 단위 양극재 공급 ‘성과’

불확실성의 시대입니다. 기업의 생존은 선택과 집중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CEO(최고경영자)의 역량이 기업의 희비와 직결되는 이유입니다. CEO의 결정은 기업을 살리는 약이 될 수도 기업을 죽이는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한 주간 국내 CEO들의 선택을 들여다보고, 이목이 집중된 CEO를 소개합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연재합니다. [편집자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사진 LG화학]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국내 석유화학 회사를 친환경 회사로 탈바꿈하려는 경영인이 있습니다. 외부인 출신 중 처음으로 대표이사에 올라 이른바 ‘사업 대전환’을 꾀하고 있는 셈이죠. 수익성이 좋지 않은 석유화학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는 한편, 배터리와 친환경 소재, 신약 등 3대 신사업을 빠르게 확장한다는 목표입니다. 최근 도요타와 배터리 소재인 양극재 공급 계약을 밝혀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주인공입니다. 

재계 등에 따르면 LG화학은 도요타의 북미 자체 배터리 생산 프로젝트에 양극재를 공급합니다. 지난 10월 6일에 도요타 북미 생산·기술 담당 법인(TEMA)과 2조8000억원 규모의 양극재 장기 공급 계약을 맺은 겁니다. 계약 기간은 오는 2030년까지죠. LG화학이 외부 고객사에 양극재를 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배터리 소재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신학철 부회장은 “북미 전기차 구매 고객들에게 높은 품질과 안정성을 제공하기 위해 도요타와 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며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는 안정적인 공급망을 바탕으로 종합 전지 소재 리더 기업으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장기 계약을 발판 삼아 도요타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배터리 소재 시장 영향력을 지속 확대한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지난 2019년부터 LG화학을 이끈 신학철 부회장은 석유화학 사업을 대신할 친환경 사업 확장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선 수익성 좋지 않은 석유화학 사업을 빠르게 축소하는 분위기죠. LG화학은 지난달에 필름 사업 중 편광판 및 편광판 소재 사업을 매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업체에 1조원 넘는 금액을 받고 관련 사업을 넘긴 겁니다. 이에 대해 LG화학 측은 “3대 신성장 사업에 역량 및 자원을 집중하기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LG화학은 여수 나프타분해시설(NCC) 2공장도 매각 대상에 올린 것으로 전해집니다. 2조원 넘는 금액을 투입해 구축한 대규모 에틸렌 생산 시설도 매각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물론 여수 NCC 2공장 매각에 대해 LG화학 측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인데요. 석유화학업계에선 “LG화학이 기존 석유화학 사업에 대한 대수술에 돌입한 상황”이란 진단이 지배적입니다. 

시선은 신학철 부회장으로 향합니다. LG화학 최초의 외부 출신 대표이사인 신학철 부회장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직접 영입한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 그가 친환경 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면서, LG화학도 대변혁의 시기를 맞고 있죠. 지난해 3월 LG화학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된 신학철 부회장은 2025년 3월까지의 임기를 보장받은 상태입니다. 그가 꿈꾸는 LG화학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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