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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유원지 FEZ 지정 잰걸음…‘벤처 대부’ 김정률 회장 17년 한 풀까

‘관광단지’ 족쇄 풀고 개발 속도 낼 듯
중고차 수출 단지 이전 작업도 순조로워
투자 난항 겪는 싸이칸…개발 유인 충분

인천시 연수구 옥련동 옛 송도유원지 일대에 조성돼 있는 중고 자동차 수출단지 전경. [사진 인천도시관광㈜]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건엄 기자] 인천광역시가 옛 송도유원지 일대를 경제자유구역(FEZ)으로 지정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면서 벤처 대부 김정률 싸이칸홀딩스 회장의 사업 계획에도 다시금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2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각종 규제와 낮은 사업성 등에 발을 묶여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FEZ 지정에 발맞춰 사업 계획 재수립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싸이칸개발이 대주주로 있는 인천도시관광㈜은 인천시의 송도유원지에 대한 FEZ 지정 작업에 발맞춰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개발 계획 수립을 서두르고 있다. 인천도시공사의 지분 구조는 ㈜싸이칸개발 82.1%, 인천도시공사 17.7%, 개인 7명 0.2%로 구성된다.

현재 인천도시관광㈜은 보유하고 있는 송도유원지 부지 활용 방안에 대해 관광·레저, 주거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도시관광㈜은 개발 사업 중단 이후 송도유원지 부지를 중고차 수출단지로 사용하고 있다.

앞서 인천경제청은 지난 11일 연수구 G타워에서 ‘송도국제도시 일원 경제자유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 수립 용역’ 착수 보고회를 개최한 바 있다. FEZ 추가 지정을 통해 송도국제도시 내 부족한 바이오·첨단산업 등 투자유치 용지를 확보하고 송도유원지 일원 약 3.16㎢를 대상으로 첨단산업·관광·레저·주거기능을 포함하는 체계적인 개발전략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FEZ 지정 보고회 이후 인천도시관광을 포함해 다양한 사업자로부터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인천도시관광의 경우 보도나 입찰공고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부지 개발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하반기 관할기관인 산업통상자원부에 FEZ 지정 신청할 예정”이라며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모두 수용하기 보다는 가능성 있는 안을 추려가며 작업을 진행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김정률 싸이칸홀딩스 회장. [사진 싸이칸홀딩스]


20년 가까이 방치된 부지

시장에서는 인천도시관광㈜가 보유하고 있던 송도유원지 부지가 FEZ로 지정될 경우 개발 사업에 다시금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 동안 관광단지라는 제한적인 부지 용도가 사업 진행에 걸림돌로 작용했던 만큼 FEZ 지정을 통해 활로 모색이 가능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지난 2006년 싸이칸개발은 인천도시관광㈜ 대주주에 올라선 이후 인천시와 함께 해당 부지를 호텔, 해수욕장, 캠핑장, 컨벤션 등 복합 테마파크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하지만 당시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테마파크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선이 회의적으로 변했고 결국 자본금 유치에 실패하면서 계획에 차질이 발생했다. 특히 인천시가 인천도시공사의 재정난을 이유로 지난 2014년 사업을 포기하면서 수포로 돌아갔다. 사실상 제한된 부지 용도에 발목을 잡혀 20년가까이 개발 계획이 방치된 셈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기존의 관광단지로서는 자본을 유입시키고 개발을 활성화하는 데 한계가 명확하다”며 “관광에 한정된 것보다는 경제라는 범위 자체가 더 넓기 때문에 개발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자유구역은 인센티브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지는 만큼 사업자 유입이 좀 더 활발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기존 골칫거리였던 중고차 수출 단지 이전 문제도 해결될 전망이라 개발 계획 수립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가 오는 2025년까지 인천 남항 역무선부두 배후부지에 39만8000㎡ 규모의 스마트오토밸리를 조성해 송도유원지 중고차 수출단지를 이전한다는 계획을 밝히면서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FEZ 지정과 중고차 수출 단지 이전은 별개의 계획”이라면서도 “지정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스마트오토밸리 이전 등 다양한 사안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싸이칸홀딩스 입장에서도 최근 투자를 통해 좀처럼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만큼 송도유원지 개발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싸이칸홀딩스가 투자한 사업 상당수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디지털 광고 솔루션 회사 FSN은 올해 상반기 1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싸이칸홀딩스는 지난 2021년 FSN 사업 및 경영진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보유하고 있던 전환사채(CB)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하고, 의결권을 FSN 경영진에 위임했다.

개발 사업 역시 규제를 비롯한 외부 요인에 가로막혀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년째 방치된 송도유원지는 물론 싸이칸개발이 지난 2012년 372억원에 매입한 경기 남양주 덕소 월문문예관광단지 부지 역시 개발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편 인천경제청은 오는 2025년 8월 FEZ 지정 용역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용역을 통해 송도유원지 일원 종합적인 개발계획 수립, 교통수요 예측 및 광역교통개선 대책 수립, 산업수요 예측 등 개발규모 설정, 경제성 분석 및 사업화 방안 마련 등 FEZ 지정을 위한 실행계획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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