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뱃고동”…3년 만에 적자 탈출
[달라진 한화오션] ①
3분기 영업이익 741억원 달성
LNG 운반선 4척 동시 건조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한화오션이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등 경영 정상화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한화그룹의 일원으로 새롭게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낸 것인 데다, 약 3년 만에 분기 흑자를 기록한 것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한화오션은 올해 수주 목표액의 30%도 채우지 못해 국내 조선사 중 일감 확보 속도가 더디다는 평가도 받지만, 연내 카타르발(發) 대규모 선박 발주가 예상돼 빠르게 ‘곳간’을 채울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3년 치 일감을 보유 중인 한화오션은 1독(dock)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4척을 동시 건조하는 등 연속 건조를 통해 수익 실현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1조9169억원, 영업이익 741억원, 당기순이익 2316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3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보다 95.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규모가 각각 6000억원을 넘어선 점을 고려하면 실적을 대폭 개선한 셈이다. 한화오션 측은 3분기 실적에 대해 “지난 5월 말 새롭게 출범한 후 경영 체질 개선과 ‘사업부제’로의 조직 개편 등을 통해 효율성 강화 및 생산성 향상에 주력해 온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드릴십 2척에 대한 선수금 반환 중재 소송에서 승소한 것도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됐다. 승소에 따른 재고자산 평가액이 환입돼 영업이익이 증가했으며, 이자 반영분 환입과 환차 손익으로 당기순이익이 늘었다는 게 한화오션 측의 설명이다. 신한투자증권은 10월 30일 보고서에서 드릴십 선수금 반환 중재 소송 승소로 영업이익에 1570억원이 반영됐을 것으로 판단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상선 예정원가 감소 +180억원, 연결 자회사 손익 +100억원, 해양 예정원가 상승 반영 -970억원, 노사 임금 협상 타결 등 –200억원 등으로 순 영업이익은 61억원”이라고 추정했다. 이어 “매출 증가가 본궤도에 올라 4분기부터 흑자가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3년 치 일감 확보…“수익 규모 커진다”
조선업계 등에선 “최소 3년 치 이상의 일감을 보유한 국내 조선사가 4분기를 넘어 내년에도 흑자 행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화오션 역시 3분기 시작된 흑자 기조가 4분기는 물론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한다. 한화오션은 “현재 약 3년 치의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며 “3분기 말 기준 99척의 상선 수주 잔량 중 무려 66%에 해당하는 65척이 수익성이 높은 LNG 운반선”이라고 밝혔다. 수익성 높은 선박을 인도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수익 규모도 늘어날 것이란 얘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0월 31일 기준 한화오션의 4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330억원이다.
특히 한화오션은 거제사업장 1독에서 LNG 운반선 4척을 동시 건조하는 등 수익 실현 속도를 높일 방침이다. 1독에서 LNG 운반선 4척을 연속적으로 건조하고, 내년에는 2독에서도 LNG 운반선 연속 건조에 들어갈 계획이다. 2024년에는 22척, 2025년은 24척의 LNG 운반선을 연속 건조할 방침이다. LNG 운반선 19척을 건조한 2018년이 가장 많은 LNG 운반선을 만든 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생산 속도를 극대화해 빠르게 수익 규모를 늘리는 전략이다.
물론 올해 들어 한화오션의 수주 실적이 저조하다는 점은 과제로 꼽힌다. 한화오션이 올해 수주 목표액의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주 실적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오션과 대조적으로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수주 목표액을 조기 달성했으며, 삼성중공업의 경우 올해 수주 목표액 초과 달성을 자신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화오션 측은 연내 발주가 예상되는 카타르발 LNG 운반선 수주에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한화오션은 “조만간 카타르에서 대규모 LNG 운반선 발주가 예정돼 있어 LNG 운반선 수주 잔량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화오션 직접 챙기는 김동관
재계 등에 따르면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한화오션 경영 정상화를 직접 챙기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 부회장은 지난 6월 7일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제13회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내 한화오션 부스 방문을 시작으로, 국내외에서 한화오션을 적극 알리고 있다. 김 부회장은 지난 9월 서울대에서 진행된 한화오션 채용설명회에 참석해 한화오션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한화오션 주변에선 “김 부회장이 한화오션 경영 현황을 직접 보고받고 피드백을 주고 있다”라는 얘기가 들린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을 이끄는 오너가(家) 3세 경영인인 김 부회장이 한화오션 정상화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한화오션의 실적 개선 속도도 빨라지는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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