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엇갈리는 IPO 시장…바이오 참패하고 2차전지‧반도체 흥행

큐로셀 기관 수요 예측 흥행 실패
공모가 하단 32% 밑도는 2만원 결정
바이오 외 중소형주 공모가 최상단 넘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바이오 기업은 수요 예측에 실패하고 있는 반면 유의미한 매출이 나오는 기업들은 선방하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홍다원 기자] 증시가 얼어붙은 가운데 코스닥 시장 기업공개(IPO) 흥행 여부가 업종 따라 갈리고 있다. 성장성 입증이 힘든 바이오 기업들은 흥행에 실패하는 반면 2차전지, 반도체 소재, 우주 등 실적이 탄탄한 기업들은 공모가 상단을 초과해 가격을 결정하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큐로셀은 지난달 20일부터 26일까지 5거래일 동안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공모가를 2만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당초 제시한 희망 공모가 범위 2만9800~3만3500원의 하단을 32.8%나 밑도는 수치다. 

큐로셀은 ‘꿈의 항암제’를 개발하는 바이오 대어로 기대를 모았으나 투자자들을 사로잡지 못했다. 공모가 상단 기준 536억원을 끌어모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 공모 자금은 320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대부분의 바이오 기업은 이익 미실현 상태로 기술특례상장을 선택한다. 유동성이 풍부하던 코로나19 시기에는 성장성에 투자할 수 있었지만 투자자들이 성장성보다는 안전성과 실적으로 눈길을 돌리면서다. 

김건수 큐로셀 대표는 “최근 주식시장의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특히 바이오 기업들이 유독 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상장 바이오 기업으로서는 올해 가장 큰 규모의 공모를 마무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코스닥 이전 상장을 추진한 유투바이오를 제외하면 하반기 상장한 바이오 기업들의 성적은 처참했다. 아직 적자인 기술특례상장 기업들에게 잣대가 깐깐해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상장한 에스엘에스바이오의 공모 가격은 희망 범위(8200~9400원) 하단을 밑도는 7000원으로 결정됐다. 지난 7월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는 희망 범위(1만3000~1만5000원) 하단인 1만3000원에 결정됐다. 같은 달 수요예측을 진행한 파로스아이바이오(1만4000~1만8000원)도 희망 공모가의 하단인 1만4000원으로 공모 가격이 결정됐다.

다만 바이오 기업들은 자금 조달이 급한 만큼 공모 가격이 예상보다 낮더라도 상장을 강행하고 있다. 투자가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면서 공모 자금을 일단 확보해야 한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반면 바이오 기업을 제외한 기업들은 수요 예측에서 흥행하면서 IPO 분위기가 갈리고 있다. 몸값이 적고 꾸준히 이익을 내는 기업일수록 좋은 성적표를 받고 있다. 

우주분야 전문 스타트업 컨텍은 지난달 20일부터 26일까지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를 희망밴드 최상단인 2만2500원으로 확정했다. 컨텍 역시 기술특례성장 기업이지만 현재도 매출을 내고 있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인정받은 모양새다. 

이외에도 반도체 환경제어 기업 워트, 반도체 설계 개발 기업 퀄리타스반도체는 각각 희망 공모가 상단을 웃도는 6500원, 1만7000원에 공모가를 결정했다. 2차전지 소재 기업인 유진테크놀로지는 희망 범위(1만2800~1만4500원) 최상단을 초과하는 1만7000원, 쏘닉스는 희망 범위(5000~7000원)을 넘는 7500원에 가격을 결정했다. 

로우코드 솔루션 기업 비아이매트릭스도 희망 범위(9100~1만1000원)을 넘는 1만3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2차전지 검사 장비 기업 메가터치 역시 희망 범위(3500~4000원)을 넘는 4800원에 공모가를 결정했다. 

최근 상장 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 대표는 “기관투자자들이 락업을 최대로 걸 테니 물량을 많이 달라고 한다”면서 “이익과 성장성이 꾸준히 입증되고 있으면 시장의 평가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IPO 시장은 중소형주 위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서울보증보험이 코스피 상장 철회를 결정하면서 대어급 흥행 분위기는 다소 사그라든 모양새다. 

한 증권사 IPO 담당 임원은 “바이오 투자 심리가 사그라든 것은 꽤 오래됐다”면서 “IPO가 뜨거웠을 당시와는 금리도 증시 상황도 달라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가 부담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김천 묘광 연화지, 침수 해결하고 야경 명소로 새단장

2"겨울왕국이 현실로?" 영양 자작나무숲이 보내는 순백의 초대

3현대차 월드랠리팀, ‘2024 WRC’ 드라이버 부문 첫 우승

4'1억 4천만원' 비트코인이 무려 33만개...하루 7000억 수익 '잭팟'

5이스타항공 누적 탑승객 600만명↑...LCC 중 최단 기록

6북한군 500명 사망...우크라 매체 '러시아 쿠르스크, 스톰섀도 미사일 공격'

7“쿠팡의 폭주 멈춰야”...서울 도심서 택배노동자 집회

8다시 만난 ‘정의선·도요타 아키오’...日 WRC 현장서 대면

9 신원식 “트럼프, 尹대통령에 취임 전 만나자고 3~4차례 말해”

실시간 뉴스

1김천 묘광 연화지, 침수 해결하고 야경 명소로 새단장

2"겨울왕국이 현실로?" 영양 자작나무숲이 보내는 순백의 초대

3현대차 월드랠리팀, ‘2024 WRC’ 드라이버 부문 첫 우승

4'1억 4천만원' 비트코인이 무려 33만개...하루 7000억 수익 '잭팟'

5이스타항공 누적 탑승객 600만명↑...LCC 중 최단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