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캐럿 반지가 300만원?”…시장 뒤흔든 다이아몬드 정체는 [민지의 쇼핑백]
실험실서 자란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인기
천연 다이아와 성분 동일…30∼70% 저렴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나에게 주는 셀프 선물로 1캐롯 다이아반지를 맞췄어요. 천연 다이아는 너무 비싸고 매일 착용하기 어려울 것 같아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맞췄는데 만족감이 높아요. 육안으로도 천연 다이아몬드인지 아닌지 식별이 전혀 불가능하거든요.”
광산에서 캐내는 다이아몬드가 아닌 실험실에서 만든 ‘랩그로운 다이아몬드’(Lab–grown)에 대한 젊은 세대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천연 다이아몬드보다 30~70%가량 저렴한 가격 경쟁력에 실제 다이아몬드와 구별하기 힘든 품질을 갖췄기 때문이다. 또 채굴 과정에 환경 오염 요소까지 줄여 ‘가치 소비’를 추구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 인기를 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어떻게 만들어지나 보니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말 그대로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다이아몬드를 뜻한다. 자연에서 오랜시간에 걸쳐 다이아몬드가 만들어지는 환경을 사람이 인위적으로 재현해 만든 인공 다이아몬드다.
‘시드’(씨앗)라고 불리는 천연 다이아몬드의 결정을 실험실에서 키워 만들었기 때문에 천연 다이아몬드와 화학·물리·광학적으로 100% 동일한 성분을 지닌다.
국제 보석연구소에 따르면 인공 다이아몬드 제조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천연 다이아몬드가 형성되는 조건을 모방한 ‘고압·고온(HPHT) 방식’과 플라스마(고체·액체·기체에 이은 제4의 물질로 매우 높은 온도의 에너지 상태)를 이용한 ‘화학기상증착(CVD) 방식’이다. 천연 다이아몬드가 자연에서 형성되기까지 수 억년의 세월이 걸리는 반면, 인공 다이아몬드 제조 시간은 훨씬 짧다.
친환경에 가성비까지…입소문 타고 인기 ‘쑥’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입소문을 타고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 국내 소비자 10명 중 4명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우호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8일 다이아몬드 전문기업 KDT다이아몬드가 모바일 사용자 설문 플랫폼 ‘크라토스’에 의뢰해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41.6%가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부정적인 답변은 22.5%였다.
성별로는 여성의 42.4%, 남성의 38.9%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연령별로는 40·50세대(44.2%)가 20·30세대(34.3%)에 비해 더 호의적이었다. 또 다이아몬드 구매 경험이 있는 소비자(47.7%)가 그렇지 않은 소비자(36.6%)보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구매 의향이 더 높았다.
채굴 과정이 없는 만큼 토양 오염이나 탄소 배출, 노동력 착취 등의 문제가 거의 없어 친환경적이다. 천연 다이아몬드 1캐럿을 채굴하려면 평균 물 500ℓ가 필요하고 6.5t의 지면을 깎아내야 하는 반면, 인공 다이아몬드는 같은 1캐럿을 생산하는 데 평균 18.5ℓ의 물을 사용한다.
합리적인 가격이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중상급 기준 천연 다이아몬드는 1캐럿에 1500만원 수준이지만, 랩 다이아몬드는 약 300만원 정도다. 가격 측면의 이점이 크다 보니 기존에 천연 다이아몬드 상품을 가진 고객들이 추가로 구매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성장성 주목…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에 뛰어든 유통업계
국제 시장 조사 기업 리서치 앤드 마켓(Research and Markets)은 2022년 전 세계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 규모를 224억5000만 달러로 추산했으며, 2028년까지 가치가 373억2000만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유통업계도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의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은 매해 성장 추세로, 국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 규모는 7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매년 시장이 두 자릿수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요가 커지면서 유통업계도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사업을 확대하고 브랜드 입점에 힘쓰는 모습이다. 2021년 국내에서 처음, 세계에서는 8번째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개발에 성공한 KDT다이아몬드는 지난 3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브랜드 ‘ALOD’(알로드)를 론칭했다. 알로드는 지난달 처음으로 국내 귀금속 매장 중 월 매출 1위를 찍었다. 천연 다이아몬드 브랜드보다 상품 수로는 훨씬 많이 팔린 셈이다.
이랜드그룹 주얼리 브랜드 ‘로이드’는 지난해 연말 로즈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100개 한정수량을 내놓았는데 온라인 공식몰에서 3분 만에 완판됐다. 상반기 100만원대에 출시한 로이드의 1캐럿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3주 만에 1000개를 판매했다. 로이드는 지난달 5부 다이아몬드 반지와 목걸이를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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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에서 캐내는 다이아몬드가 아닌 실험실에서 만든 ‘랩그로운 다이아몬드’(Lab–grown)에 대한 젊은 세대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천연 다이아몬드보다 30~70%가량 저렴한 가격 경쟁력에 실제 다이아몬드와 구별하기 힘든 품질을 갖췄기 때문이다. 또 채굴 과정에 환경 오염 요소까지 줄여 ‘가치 소비’를 추구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 인기를 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어떻게 만들어지나 보니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말 그대로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다이아몬드를 뜻한다. 자연에서 오랜시간에 걸쳐 다이아몬드가 만들어지는 환경을 사람이 인위적으로 재현해 만든 인공 다이아몬드다.
‘시드’(씨앗)라고 불리는 천연 다이아몬드의 결정을 실험실에서 키워 만들었기 때문에 천연 다이아몬드와 화학·물리·광학적으로 100% 동일한 성분을 지닌다.
국제 보석연구소에 따르면 인공 다이아몬드 제조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천연 다이아몬드가 형성되는 조건을 모방한 ‘고압·고온(HPHT) 방식’과 플라스마(고체·액체·기체에 이은 제4의 물질로 매우 높은 온도의 에너지 상태)를 이용한 ‘화학기상증착(CVD) 방식’이다. 천연 다이아몬드가 자연에서 형성되기까지 수 억년의 세월이 걸리는 반면, 인공 다이아몬드 제조 시간은 훨씬 짧다.
친환경에 가성비까지…입소문 타고 인기 ‘쑥’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입소문을 타고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 국내 소비자 10명 중 4명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우호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8일 다이아몬드 전문기업 KDT다이아몬드가 모바일 사용자 설문 플랫폼 ‘크라토스’에 의뢰해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41.6%가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부정적인 답변은 22.5%였다.
성별로는 여성의 42.4%, 남성의 38.9%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연령별로는 40·50세대(44.2%)가 20·30세대(34.3%)에 비해 더 호의적이었다. 또 다이아몬드 구매 경험이 있는 소비자(47.7%)가 그렇지 않은 소비자(36.6%)보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구매 의향이 더 높았다.
천연 다이아몬드 채굴 과정에서 환경 오염이나 노동 착취 등 논란이 있는 것 역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구매에 영향을 미쳤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6.5%는 그렇다고 답했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다. 기성세대보다 환경문제에 민감한 MZ세대에게 상대적으로 친환경적인 인공 다이아몬드가 매력적인 상품이기 때문이다.채굴 과정이 없는 만큼 토양 오염이나 탄소 배출, 노동력 착취 등의 문제가 거의 없어 친환경적이다. 천연 다이아몬드 1캐럿을 채굴하려면 평균 물 500ℓ가 필요하고 6.5t의 지면을 깎아내야 하는 반면, 인공 다이아몬드는 같은 1캐럿을 생산하는 데 평균 18.5ℓ의 물을 사용한다.
합리적인 가격이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중상급 기준 천연 다이아몬드는 1캐럿에 1500만원 수준이지만, 랩 다이아몬드는 약 300만원 정도다. 가격 측면의 이점이 크다 보니 기존에 천연 다이아몬드 상품을 가진 고객들이 추가로 구매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성장성 주목…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에 뛰어든 유통업계
국제 시장 조사 기업 리서치 앤드 마켓(Research and Markets)은 2022년 전 세계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 규모를 224억5000만 달러로 추산했으며, 2028년까지 가치가 373억2000만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유통업계도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의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은 매해 성장 추세로, 국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 규모는 7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매년 시장이 두 자릿수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요가 커지면서 유통업계도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사업을 확대하고 브랜드 입점에 힘쓰는 모습이다. 2021년 국내에서 처음, 세계에서는 8번째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개발에 성공한 KDT다이아몬드는 지난 3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브랜드 ‘ALOD’(알로드)를 론칭했다. 알로드는 지난달 처음으로 국내 귀금속 매장 중 월 매출 1위를 찍었다. 천연 다이아몬드 브랜드보다 상품 수로는 훨씬 많이 팔린 셈이다.
이랜드그룹 주얼리 브랜드 ‘로이드’는 지난해 연말 로즈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100개 한정수량을 내놓았는데 온라인 공식몰에서 3분 만에 완판됐다. 상반기 100만원대에 출시한 로이드의 1캐럿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3주 만에 1000개를 판매했다. 로이드는 지난달 5부 다이아몬드 반지와 목걸이를 출시했다.
SSG닷컴은 최근 주얼리 브랜드 ‘도로시’와 핑크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공동 개발해 출시했다. 지난 6월부터 상품을 기획해 귀걸이, 목걸이, 팔찌 등 13개 제품을 선보였다. 연내 판매 제품 가짓수를 1000여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최근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판매량이 많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친환경 소비에 가성비까지 추구할 수 있고 국내 업체의 제품 출시도 늘어나는 상황이라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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