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턱밑’ 여전채 금리…카드론도 받기 어려워진 서민들
신용점수 500점 이하 차주에 카드론 취급 無
금리 20% 달하는 리볼빙은 늘어나 연체 우려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카드사들이 서민들의 급전창구인 카드론(장기카드대출)의 문을 좁히고 있다.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가 5%대를 눈앞에 두면서 자금조달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카드론을 받지 못하는 중저신용층은 사실상 대금을 연체하는 리볼빙(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6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3일 기준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4.822%로 집계됐다. 저금리 기조가 유지됐던 지난해 초만해도 2%대 중반이었지만, 지난해 하반기 잇단 금리 인상과 부동산 침체 등을 겪으며 6%를 넘어서기도 했다. 올초에는 안정세를 찾으며 3월 3% 후반까지 떨어졌으나, 5월 말께부터 4%대에 진입한 후 계속 상승했다. 지난 10월 30일에는 4.929%를 기록하며 5%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이처럼 여전채 금리가 오르는 건 여러 이유가 있지만, 최근 은행채로의 자금 쏠림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지난달 초 은행권의 지나친 예금 유치 경쟁을 방지하기 위해 은행채 발행 한도를 폐지했다. 이에 초우량물인 은행채로 자금이 몰리면서 여전채 수요가 자연스레 쪼그라들기 시작했다.
핵심은 카드사들은 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어 카드론 등 대출에 필요한 자금의 약 70%를 여전채로 조달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최근 채권시장 금리가 급등하면서 조달비용이 늘어나게 됐다. 이에 따라 카드론 금리도 덩달아 치솟을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신한카드·삼성카드·KB국민카드·현대카드·롯데카드·우리카드·하나카드·BC카드 등 8개 전업 카드사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연 12.45~15.38%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전인 지난해 9월 말(연 12.02~14.42%)보다 상단과 하단이 모두 오른 수치다. 중저신용자들의 금리 부담이 실제로 늘어난 셈이다.
문제는 카드사들이 이들의 대출을 틀어막으면서 서민들의 급전창구가 좁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위 8개 카드사는 지난 9월 신용점수 500점 이하 차주에게 카드론을 시행하지 않았다. 지난 7월, 8월 KB국민카드는 신용점수 ‘401점~500점’ 차주까지 대출을 내줬지만 9월 들어선 취급을 중단했다. 6월엔 롯데카드가 ‘401점~500점’의 차주에게도 대출을 내줬지만 이후에는 진행하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중저신용 차주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다는 점이다. 리볼빙이란 카드나 현금서비스 대금을 약정된 결제일에 전액 납부하기 어려울 때 일부만 먼저 결제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갚을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다. 사실상 ‘대금 연체’와 다름없다. 더구나 리볼빙은 금리도 법정 최고금리인 20%에 육박할 정도 높기 때문에 연체 시 위험이 매우 크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카드사 9곳(8개 카드사+NH농협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38조4171억원으로 전달보다 2679억원 감소했다. 그러나 리볼빙 이월잔액은 같은 기간 1262억원 늘었으며, 9월 말 리볼빙 누적 잔액은 7조6126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업계에선 여전채 금리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은행채가 본격적으로 시중에 풀리면 여전채 수요는 더욱 줄어들 것”이라며 “카드사들도 자산유동화증권(ABS), 장기 기업어음(CP) 등 최대한 낮은 금리로 조달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만만치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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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3일 기준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4.822%로 집계됐다. 저금리 기조가 유지됐던 지난해 초만해도 2%대 중반이었지만, 지난해 하반기 잇단 금리 인상과 부동산 침체 등을 겪으며 6%를 넘어서기도 했다. 올초에는 안정세를 찾으며 3월 3% 후반까지 떨어졌으나, 5월 말께부터 4%대에 진입한 후 계속 상승했다. 지난 10월 30일에는 4.929%를 기록하며 5%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이처럼 여전채 금리가 오르는 건 여러 이유가 있지만, 최근 은행채로의 자금 쏠림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지난달 초 은행권의 지나친 예금 유치 경쟁을 방지하기 위해 은행채 발행 한도를 폐지했다. 이에 초우량물인 은행채로 자금이 몰리면서 여전채 수요가 자연스레 쪼그라들기 시작했다.
핵심은 카드사들은 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어 카드론 등 대출에 필요한 자금의 약 70%를 여전채로 조달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최근 채권시장 금리가 급등하면서 조달비용이 늘어나게 됐다. 이에 따라 카드론 금리도 덩달아 치솟을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신한카드·삼성카드·KB국민카드·현대카드·롯데카드·우리카드·하나카드·BC카드 등 8개 전업 카드사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연 12.45~15.38%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전인 지난해 9월 말(연 12.02~14.42%)보다 상단과 하단이 모두 오른 수치다. 중저신용자들의 금리 부담이 실제로 늘어난 셈이다.
문제는 카드사들이 이들의 대출을 틀어막으면서 서민들의 급전창구가 좁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위 8개 카드사는 지난 9월 신용점수 500점 이하 차주에게 카드론을 시행하지 않았다. 지난 7월, 8월 KB국민카드는 신용점수 ‘401점~500점’ 차주까지 대출을 내줬지만 9월 들어선 취급을 중단했다. 6월엔 롯데카드가 ‘401점~500점’의 차주에게도 대출을 내줬지만 이후에는 진행하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중저신용 차주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다는 점이다. 리볼빙이란 카드나 현금서비스 대금을 약정된 결제일에 전액 납부하기 어려울 때 일부만 먼저 결제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갚을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다. 사실상 ‘대금 연체’와 다름없다. 더구나 리볼빙은 금리도 법정 최고금리인 20%에 육박할 정도 높기 때문에 연체 시 위험이 매우 크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카드사 9곳(8개 카드사+NH농협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38조4171억원으로 전달보다 2679억원 감소했다. 그러나 리볼빙 이월잔액은 같은 기간 1262억원 늘었으며, 9월 말 리볼빙 누적 잔액은 7조6126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업계에선 여전채 금리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은행채가 본격적으로 시중에 풀리면 여전채 수요는 더욱 줄어들 것”이라며 “카드사들도 자산유동화증권(ABS), 장기 기업어음(CP) 등 최대한 낮은 금리로 조달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만만치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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