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고을중앙, 후분양→선분양 선회…승인권 쥔 광주시에 쏠린 눈
[광주 중앙공원 쟁탈전] ②
고분양가 규제에 2021년 1800만원대 후분양 승인받아
빛고을중앙, 규제 해제와 고금리 부담에 선분양 추진
‘특혜 논란’ 상존하는 광주시 판단에 관심 집중
[이코노미스트 박지윤 기자] 사업비만 2조원대에 달하는 전라남도 광주 중앙공원 1지구(광주 중앙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시행 사업자 주주 간 지분 싸움뿐만 아니라 분양 방식을 두고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시행 사업자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빛고을중앙)은 부동산 정책 규제 강화에 따라 기존 선분양에서 후분양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최근 고금리에 금융비용이 치솟자 다시 선분양으로 키를 돌리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공동시행자인 광주시가 민간 사업자 요청에 따라 분양 방식 전환을 허가해주는 것은 특혜라는 지적이다.
분양가 규제 여파에 선분양→후분양, 다시 선분양으로
부동산개발업계에 따르면 빛고을중앙은 광주시에 중앙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을 후분양 방식에서 선분양으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은 분양계획서 변경안을 검토 중이다.
선분양과 후분양은 장단점이 분명하다. 선분양은 토지 확보 후 착공과 동시에 분양이 가능해 자금조달이 수월하고 금융비용 부담이 적다. 하지만 착공 시점 부동산 시장을 기준으로 분양가를 책정하기 때문에 공사 과정에서 건축비‧자재비‧인건비 등이 오를 경우 인상분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반대로 후분양은 완공 시점에 가까워졌을 때 분양을 진행해 공사비 상승분을 반영하기 용이하다. 다만 전체에서 60~80% 공정이 진행된 상태에서 분양하는 구조여서 공사에 필요한 자금을 사업자가 조달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앞서 빛고을중앙은 2018년 9월 3.3㎡당 평균 분양가 2000만원대 선분양 구조로 사업제안서를 제출했고, 2020년 6월 광주시로부터 실시계획인가를 받았다.
하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2019년 7월 중앙공원 1지구 사업지에 해당하는 광주 서구를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선정하면서 사업 변경이 필요했다. 당시 HUG는 분양가 상승이 전체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지역이나 분양가‧매매가 상승이 지속돼 고분양가 사업장 발생 우려가 있는 지역을 추렸다. 사실상 고분양가 통제 조치를 취한 셈이다.
이 때문에 빛고을중앙은 2020년 11월부터 2021년 2월까지 3.3㎡당 평균 분양가 1900만원대‧후분양과 1600만원대‧선분양을 두고 주주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우빈산업 측은 분양수익 극대화를 위해 3.3㎡당 평균 분양가를 1900만원대로 후분양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한양 측은 HUG 규제에 맞게 분양가를 1600만원대로 낮추고 선분양을 통해 자금 융통을 원활히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광주시는 2021년 8월 3.3㎡당 평균 분양가 1800만원대로 후분양하는 내용을 담은 개발계획안을 승인했다. 이후 2022년 광주 부동산 시장이 조정기에 접어들면서 정부는 같은 해 9월 광주 전역을 고분양가 관리지역에서 해제했다.
부동산금융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주택법상 30가구 이상을 분양하려면 HUG의 분양 보증을 반드시 받아야 해 사실상 분양가를 통제받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이 완공 시점에 더 좋아질 것이라고 가정하면 공사 초기 HUG 심사가 필요없는 후분양을 택하고, 반대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될 것이라고 판단하면 선분양을 통해 분양 수익은 적더라도 금융 비용을 줄이는 방법을 고민한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도 “최근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전 단계에 필요한 브릿지론 금리는 2008년 금융위기 시절인 연 20%를 넘어 연 30% 이상으로 치솟을 정도로 금융비용이 크게 늘고 있다”며 “2조원대 사업장이면 후분양으로 진행하는 동안 부담해야 할 이자 비용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빛고을중앙 입장에서는 HUG 고분양가 관리지역에서도 해제됐기 때문에 다시 선분양으로 바꾸고 싶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광주 분양률 70% 상회…중앙1지구 입지 특성도 우수
부동산업계에서는 광주 중앙1지구 사업지의 입지적 특성과 분양 시장 분위기를 감안하면 사업성은 우수하다고 평가한다. 광주시에서 추진되는 10개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최대 규모인 중앙공원 1지구는 광주 도심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는 노른자 땅이다. 또 광주에서 가장 큰 자연호수인 풍암호를 끼고 있는 데다 롯데건설의 주택 브랜드인 ‘롯데캐슬 시그니처’ 대단지도 조성된다.
현재 전라남도 광주는 약 70% 이상의 분양률을 보이며 분양 시장이 나쁘지 않은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빛고을중앙이 다시 선분양으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공동시행자이자 인허가권을 쥐고 있는 광주시에 건설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광주시와 빛고을중앙 사업자간 협약서에는 사업 여건에 따라 분양방식 변경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공동 시행자인 광주시가 민간 사업자 요청에 따라 분양 방식 등을 전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은 특혜라는 비판이 상존한다.
앞서 강기정 광주시장은 지난 8월 14일 시청 기자실에서 “당시 광주가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묶여 후분양으로 정해졌는데 다시 특별한 이유도 없이 선분양으로 돌리는 것은 맞지 않다”며 “현재까지 사업자측의 요청이 들어온 것은 없는데 만약 요청이 있으면 여러 조건을 따져보긴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아직까지 빛고을중앙이 사업계획변경안 또는 새로운 개발계획안을 제출한 것은 없었다”며 “선분양 전환 관련 서류가 들어오면 면밀히 검토 후 승인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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