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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업계 부는 세대교체 바람, 옥석가리기 시작되나

잘나가던 1세대 사모펀드도 흔들려…사모펀드간에 제네레이션 체인지 분위기
리더십 균열 생기고 트랙레코드 망가지면서 다음 펀드레이징 실패 악순환

지난해 혹한기를 겪은 국내 사모펀드(PEF) 펀드레이징 시장 분위기가 올해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승훈 기자] #A사모펀드는 주요 실무진 몇 명이 최근 회사를 떠났다. 주요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킨 키맨인 임원이 타 기업으로 자리를 옮긴 데 이어 부장급 인력도 대거 이탈했다. 

#한때 잘나가던 B사모펀드는 최근 투자이력(트랙레코드)이 엉망이 됐다. 한 펀드에 포트폴리오 6개가 있는데 5개가 손실 상태가 된 것이다. 다음 자금모집(펀드레이징)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최근 사모펀드(PEF)업계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기업의 오너가 바뀌는 게 아니라 사모펀드 간의 세대교체가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이다. 잘나가던 1세대 사모펀드들도 옥석가리기의 대상으로 떠오르면서다. 리더들 간의 갈등이 생기고 트랙레코드에 금이 가면서 1세대 사모펀드 다음으로 떠오르는 세대로의 이동이 일어나는 분위기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몇 년 간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던 사모펀드 운용사의 주요 인력이 대거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한 곳들의 기업가치(밸류)가 떨어진데다,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투자회수(엑시트)도 잇달아 실패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최초에 생긴 1세대 사모펀드들은 옥석이 가려지는 분위기다. 잘되는 사모펀드들은 계속 잘되지만 문제가 생긴 곳들은 리더십 균열이 생겼거나 트랙레코드가 망가지면서 지고 있는 모양새다”며 “1세대들이 이렇게 구조조정이 되면서 2세대 사모펀드들이 그거를 대체해 나가는 트렌드가 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PEF 펀드레이징(자금모집) 시장은 그야말로 혹한기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트랙레코드가 펀드레이징 성패를 가르는 주요 요소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사모펀드들에게 상황은 녹록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펀드만기가 도래했지만 매물로 내놓은 포트폴리오가 투자 당시 보다 그 이상의 밸류를 인정받지 못하면서 새 주인을 쉽게 찾지 못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요 인력이 이탈하면서 펀드 청산과 운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이 되고 있다. 트랙레코드가 망가지면서 리더십에 균열이 생기고, 이어 키맨들이 회사를 나가면서 다음 펀드레이징 역시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기존 출자자(LP)들 사이에서도 불편한 시선이 역력하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최근 고금리, 경기침체 여파 등의 외부적인 환경적 요인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때 승전보를 울렸던 투자 성공 경험이 ‘자만심’으로 변질, 신중한 의사결정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시각이다. 

투자 업계 관계자는 “최근 외부 환경적인 요인을 무시할 수 없지만 모든 사모펀드가 다 그런 상황이 아니라 일부 회사들에서 그런 사례가 나오고 있다”며 “리더들이 좀 자만한 것 같다. ‘내가 투자한 거는 손만 대면 이렇게 잘되는 구나’라는 안일한 생각에 신중한 의사결정 하지 못하고 집단의 지혜를 못 모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20~30년 쌓아온 건데 진짜 불과 2~3년 만에 이렇게 됐다. 투자한 것들이 망가지고 다음 펀딩이 안 되고 있다”며 “겸손하게 잘 지내고 내부적으로 결속력을 잘 다져야한다는 경각심이 많이 드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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