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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아웃’ 태영건설, ‘밑 빠진 독’ 인제스피디움 정리 나설까 [이코노 리포트]

태영건설, 27일 인제스피디움 64억 유상증자 결정
돈 먹는 하마 전락…계속되는 지원에 우려 목소리 높아
완전자본잠식에 수익성 제로…시설대출 이자도 부담
고강도 구조조정 목소리 높아…워크아웃서 매듭 짓나

인제스피디움 전경 [사진 인제스피디움]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건엄 기자] 태영건설(009410)이 사실상 ‘밑 빠진 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인제스피디움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기로 기업 구조개선(이하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그룹이 수익을 전혀 내지 못하는 인제스피디움에 지원을 이어가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자구안 추진 과정에서 인제스피디움에 대한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64억원 규모의 인제스피디움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인제스피디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지원에 나섰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태영건설은 인제스피디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인제스피디움은 민간투자사업(BOT)으로 강원도 인제군과 체결한 '인제 오토테마파크 관광지조성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에 따라 지난 2009년 설립됐다. 당시 태영건설(29.4%), 포스코ICT(12.6%), 코리아레이싱페스티발(8%) 등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후 태영건설은 900억원을 투입해 다른 투자자들의 지분을 매입하며 인제스피디움을 100%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문제는 인제스피디움이 실적 회복은커녕 손실폭만 키우면서 태영건설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태영건설이 매년 유상증자를 통해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인제스피디움은 지난 2009년 설립 이후 단 한 차례도 수익을 내지 못하는 등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한 지 오래다. 실제 인제스피디움의 올해 3분기 말 누계 기준 순손실 규모는 90억원으로 전년 동기 43억원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 전체 손실과 비교해도 55.2% 많은 수준이다.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 오랫동안 지속되며 인제스피디움의 재무건전성에도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다. 인제스피디움의 3분기 말 기준 순자산은 마이너스(-) 1269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사실상 모회사인 태영건설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되는 상황으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실제 태영건설은 유상증자로만 인제스피디움에 총 1404억원을 지원했다. 

여기에 인제스피디움과 관련된 시설자금 대출로 인한 이자비용도 부담이다. 현재 태영건설은 인제스피디움 시설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125억원을 차입한 상태다. 해당 대출의 연 이자율은 8.00~12.80%로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높은 수준이다. 

인제스피디움의 부실은 태영건설이 PF 위기로 워크아웃을 신청했다는 점에서 우려가 높을 수밖에 없다. 개선 가능성이 낮은 인제스피디움으로의 현금 유출이 악화된 태영건설의 유동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과정에서 인제스피디움을 비롯한 부실 계열사에 대한 적극적인 구조조정에 나서야 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인제스피디움의 운영적자가 장기화되면서 태영건설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PF 위기가 고조 되는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자금 유출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오전 태영건설은 워크아웃을 신청한 바 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내년 1월 11일 채권자협의회를 소집해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영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하향검토)’에서 ‘CCC(하향검토)’로,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2-(하향검토)’에서 ‘C(하향검토)’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도 태영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과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각각 ‘CCC(부정적 검토)’, ‘C’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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