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운 K방산…국산화 숙원 이뤄 수출 효자로 키운다[이코노 인터뷰]
허상균 STX엔진 특수본부장 인터뷰
지구촌 곳곳 전쟁으로 무기주문 급증
한국 방산 수출규모 17조 시대
K9 자주포 디젤엔진 국산화 나서
방산이 매출절반 이상…수출 비중 확대할 것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권소현 기자] “글로벌 시장에서 K방산이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자리매김했다. 유례 없는 호황기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무기체계는 표준화, 단일화가 기본이기 때문에 한번 도입하면 30년은 간다. 지금 수출하는 엔진과 후속 정비, 부품사업이 미래를 준비할 밑거름이다."
허상균 STX엔진 특수본부장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방위산업이 우리나라 수출 역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드러냈다.
허 본부장은 육군 출신이다. 육군 소위로 임관해 보병사단 정비근무대장, 육군 종합정비창 검사과장을 거쳐 2008년에 STX엔진에 입사했다. K9 자주포 디젤엔진 독자개발과 디젤 엔진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글로벌 방산 업계에는 지금 물 들어오는 시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이 장기화되고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이 발발하면서 동유럽 국가나 중동국가들의 무기수요가 급격하게 늘었다. 대만 해협을 둘러싼 긴장 고조도 방산 업계에는 호재다. 전세계 무기주문이 급증하고 있지만 생산설비를 단기간 확충하기 어려운 만큼 소화 불가능할 정도다.
K방산도 쾌재를 부르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2023년 방산 수출액은 130억달러(약 16조9000억원) 수준이다. 폴란드와의 2차 실행계약 지연으로 전년 173억달러에 비해서는 줄었지만 수출 내용을 뜯어보면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에스토니아, 노르웨이 등에 새로 수출하면서 수출 대상국이 4개국에서 12개국으로 3배 늘었다. 수출 무기체계도 작년 6개에서 올해 12개로 다양해졌다. 방산 수출의 효자로 알려진 K9 자주포를 필두로 K2전차, 천무 전술 다련장체계 등 수출 무기체계가 다변화한 것이다.
허 본부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부는 K방산 바람이 실감난다고 말한다. 그는 “중동과 동유럽 국가의 K방산품목에 대한 러브콜이 상당히 들어오고 있다”며 “당분간 수출 사업의 비중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STX엔진(077970)은 1976년 엔진 전문 생산업체로 출발, 1977년 방위산업체로 지정된 후 육군 전차, 자주포, 해군군함, 해양경찰 경비함 등 방위산업용 엔진을 만들어 왔다. 이를 기반으로 대형 컨테이너선 LNG선, 유조선 등에 탑재되는 선박용 디젤엔진과 육상용 플랜트 엔진, 가스엔진, 철도차량 엔진 등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해안감시레이더, 항해레이더, 잠수함용 소나센서 등 전자통신 방산 제품도 생산하고 있다.
2023년 STX엔진 매출액을 잠정 집계한 결과 6284억원 중 방산부분에서 3116억원을 올려 전체 매출의 절반 가량을 담당했다.
사실 방위산업은 경기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정부의 국방예산정책에 따라 증감이 있을 수 있지만, 안정적인 수요를 기대할 수 있는 산업이다. 그러나 수출은 다르다. 국제정세에 따라 차이가 크다. 갈수록 지정학적 갈등이 커지면서 방산 수출도 빛을 보는 상황이다. 과거 STX엔진 방위산업 매출 중 수출비중이 전무하다시피 했지만, 현재 40% 이상으로 늘어난 것도 그 덕이다.
한국의 무기수출 과정에서 기술 국산화도 큰 이슈가 됐다. 한국형 전차 뿐 아니라 자주포, 장갑차에 이르기까지 기동·화력 무기체계 장비의 핵심 부품 중 하나가 바로 디젤엔진이다. 주로 해외 제품을 기술도입생산 방식으로 들여와 적용했는데 그러다보니 수출에도 제한이 생겼다.
K9 자주포의 경우 독일의 MTU 디젤엔진을 국내에서 생산해 장착했는데, 중동 국가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변화하면서 독일 정부가 중동 국가, 이집트 등에 수출 승인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추가 수주에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K9 자주포 디젤엔진 독자개발이 국책과제로 추진됐고, 이를 STX엔진이 맡았다.
당초 개발기간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였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K9 이집트 사업을 추진하면서 개발과 양산을 동시에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자 개발을 앞당겼다. 현재 K9 자주포 디젤엔진은 시제품 제작 및 성능시험을 완료했고 올해 자주포에 장착해 내구도 시험을 거친 후 연말부터 이집트에 공급하게 된다.
허 본부장은 “세계적 엔진 제조업체들 사이에서도 3년이라는 짧은 개발기간에 중대한 품질현안 없이 엔진 성능을 완벽히 입증한 사례가 거의 없기에 놀랄만한 결과”라며 "K9 자주포가 기존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우호적인 국가 위주로 수출됐지만 엔진 국산화를 이루면서 이집트, 터키, 사우디 등과 같은 국가로의 수출길도 열렸다"고 말했다.
K1A2전차 파워팩 성능개량사업에 적용하기 위해 1360마력급 전자식 커먼레일엔진으로 개발 막바지 단계에 있다. 또 무기체계 부품국산화 연구개발 지원사업으로 추진된 궤도차량 전자식 범용 디젤엔진과 전술다련장체계(천무) 디젤엔진 개발업체로도 선정돼 현재 개발을 진행중이다.
최근 STX엔진은 군용 장비 디젤 엔진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상태 기반 장비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엔진 시스템을 최초로 공개했다. 기존 파워팩에 발전 모터와 통합제어시스템을 적용해 기동장비 방어력을 높이고 순간가속력 감소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허 본부장은 “차기 전차, 자주포, 장갑차 등 미래 무기체계에 적용할 수 있고 상태기반정비 기술을 통해 유지정비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TX엔진은 이같은 기술개발을 통해 K방산 세계화에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시에 방산을 수출 효자로 키우려면 적극적인 투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 본부장은 “방산 전문인력 양성, 미래 무기체계에 대한 연구개발, 국내 개발과제 및 수출 지원제도 활성화 등 정부가 다각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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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상균 STX엔진 특수본부장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방위산업이 우리나라 수출 역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드러냈다.
허 본부장은 육군 출신이다. 육군 소위로 임관해 보병사단 정비근무대장, 육군 종합정비창 검사과장을 거쳐 2008년에 STX엔진에 입사했다. K9 자주포 디젤엔진 독자개발과 디젤 엔진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글로벌 방산 업계에는 지금 물 들어오는 시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이 장기화되고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이 발발하면서 동유럽 국가나 중동국가들의 무기수요가 급격하게 늘었다. 대만 해협을 둘러싼 긴장 고조도 방산 업계에는 호재다. 전세계 무기주문이 급증하고 있지만 생산설비를 단기간 확충하기 어려운 만큼 소화 불가능할 정도다.
K방산도 쾌재를 부르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2023년 방산 수출액은 130억달러(약 16조9000억원) 수준이다. 폴란드와의 2차 실행계약 지연으로 전년 173억달러에 비해서는 줄었지만 수출 내용을 뜯어보면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에스토니아, 노르웨이 등에 새로 수출하면서 수출 대상국이 4개국에서 12개국으로 3배 늘었다. 수출 무기체계도 작년 6개에서 올해 12개로 다양해졌다. 방산 수출의 효자로 알려진 K9 자주포를 필두로 K2전차, 천무 전술 다련장체계 등 수출 무기체계가 다변화한 것이다.
허 본부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부는 K방산 바람이 실감난다고 말한다. 그는 “중동과 동유럽 국가의 K방산품목에 대한 러브콜이 상당히 들어오고 있다”며 “당분간 수출 사업의 비중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STX엔진(077970)은 1976년 엔진 전문 생산업체로 출발, 1977년 방위산업체로 지정된 후 육군 전차, 자주포, 해군군함, 해양경찰 경비함 등 방위산업용 엔진을 만들어 왔다. 이를 기반으로 대형 컨테이너선 LNG선, 유조선 등에 탑재되는 선박용 디젤엔진과 육상용 플랜트 엔진, 가스엔진, 철도차량 엔진 등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해안감시레이더, 항해레이더, 잠수함용 소나센서 등 전자통신 방산 제품도 생산하고 있다.
2023년 STX엔진 매출액을 잠정 집계한 결과 6284억원 중 방산부분에서 3116억원을 올려 전체 매출의 절반 가량을 담당했다.
사실 방위산업은 경기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정부의 국방예산정책에 따라 증감이 있을 수 있지만, 안정적인 수요를 기대할 수 있는 산업이다. 그러나 수출은 다르다. 국제정세에 따라 차이가 크다. 갈수록 지정학적 갈등이 커지면서 방산 수출도 빛을 보는 상황이다. 과거 STX엔진 방위산업 매출 중 수출비중이 전무하다시피 했지만, 현재 40% 이상으로 늘어난 것도 그 덕이다.
한국의 무기수출 과정에서 기술 국산화도 큰 이슈가 됐다. 한국형 전차 뿐 아니라 자주포, 장갑차에 이르기까지 기동·화력 무기체계 장비의 핵심 부품 중 하나가 바로 디젤엔진이다. 주로 해외 제품을 기술도입생산 방식으로 들여와 적용했는데 그러다보니 수출에도 제한이 생겼다.
K9 자주포의 경우 독일의 MTU 디젤엔진을 국내에서 생산해 장착했는데, 중동 국가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변화하면서 독일 정부가 중동 국가, 이집트 등에 수출 승인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추가 수주에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K9 자주포 디젤엔진 독자개발이 국책과제로 추진됐고, 이를 STX엔진이 맡았다.
당초 개발기간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였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K9 이집트 사업을 추진하면서 개발과 양산을 동시에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자 개발을 앞당겼다. 현재 K9 자주포 디젤엔진은 시제품 제작 및 성능시험을 완료했고 올해 자주포에 장착해 내구도 시험을 거친 후 연말부터 이집트에 공급하게 된다.
허 본부장은 “세계적 엔진 제조업체들 사이에서도 3년이라는 짧은 개발기간에 중대한 품질현안 없이 엔진 성능을 완벽히 입증한 사례가 거의 없기에 놀랄만한 결과”라며 "K9 자주포가 기존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우호적인 국가 위주로 수출됐지만 엔진 국산화를 이루면서 이집트, 터키, 사우디 등과 같은 국가로의 수출길도 열렸다"고 말했다.
STX엔진은 해외 원제작사의 단순 기술협력업체에서 탈피, 국내 유일의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연구개발 전문업체로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K1A2전차 파워팩 성능개량사업에 적용하기 위해 1360마력급 전자식 커먼레일엔진으로 개발 막바지 단계에 있다. 또 무기체계 부품국산화 연구개발 지원사업으로 추진된 궤도차량 전자식 범용 디젤엔진과 전술다련장체계(천무) 디젤엔진 개발업체로도 선정돼 현재 개발을 진행중이다.
최근 STX엔진은 군용 장비 디젤 엔진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상태 기반 장비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엔진 시스템을 최초로 공개했다. 기존 파워팩에 발전 모터와 통합제어시스템을 적용해 기동장비 방어력을 높이고 순간가속력 감소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허 본부장은 “차기 전차, 자주포, 장갑차 등 미래 무기체계에 적용할 수 있고 상태기반정비 기술을 통해 유지정비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TX엔진은 이같은 기술개발을 통해 K방산 세계화에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시에 방산을 수출 효자로 키우려면 적극적인 투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 본부장은 “방산 전문인력 양성, 미래 무기체계에 대한 연구개발, 국내 개발과제 및 수출 지원제도 활성화 등 정부가 다각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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