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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잡을까…구원투수 나선 한채양, '유통 1위' 탈환 목표

[절치부심 신세계 빅픽처는] ③
신규 출점하고 리뉴얼 확대 추진
2025년까지 마트·슈퍼·편의점 하나로

한채양 이마트 대표가 2023년 11월 서울 중구 장충동 신세계 남산에서 열린 ‘이마트 창립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 이마트]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올해 경기 둔화로 대형마트가 외형 성장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이마트는 업황 부진에 실적마저 감소하며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신용등급마저 위태로워진 가운데 이마트 새 수장에 오른 한채양 대표가 본업 살리기에 나서며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9월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띈 변화는 주력계열사인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등 오프라인 유통사업군을 묶어 한채양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를 수장에 앉힌 것이다. 

신세계에서 한 대표는 ‘재무통’으로 통한다. 그는 지난 2019년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를 맡으면서 팬데믹 상황에서도 흑자전환을 일군 바 있다. 코로나19로 호텔 투숙객의 발길이 뚝 끊기는 등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지속적인 사업 투자와 재무 개선을 해냈다. 그가 주도한 대표적인 작품이 김치와 침구류, 가정간편식(HMR) 등 리테일 사업이다. 이번 인사로 한 대표는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 유통 채널 통일 과제도 맡게 됐다. 

한 대표는 오프라인 외형 확대를 위한 투자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올해부턴 멈췄던 오프라인 유통채널 출점을 재개하는 한편, 계열사 이커머스는 수익성 개선에 방점을 찍을 예정이다. 한 대표는 최근 열린 이마트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대한민국 유통업을 혁신해온 이마트의 일등 정신과 자부심을 되살리자”면서 “본업 경쟁력 강화에 모든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SSG닷컴 등 이커머스 경쟁력 강화도 중요하지만, 결국 이마트의 영업 기반이자 주요 성장동력은 점포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단장을 마친 인천 연수점과 경기 고양시 킨텍스점처럼 기존점 리뉴얼을 적극 확대할 것이라는 의사도 내비쳤다. 이마트의 리뉴얼 방향은 ‘고객의 시간을 점유’하고 ‘고객과 함께하는 공간 구성’이 목표다.

이를 위해 고객들이 쇼핑하며 먹고, 즐기고, 휴식까지 한 번에 누릴 수 있는 ‘체험형’, ‘트렌디형’ 테넌트(입점업체)를 신규 유치하고, 이들 업체 비중을 늘린 것이 특징이다.

이마트 연수점 외관. [사진 이마트]

쿠팡에 1위 내주자...“신규 출점·리뉴얼, 시너지 극대화”


또 한 대표는 통합추진사무국을 신설, 인사 발령까지 마쳤다. 통합추진사무국은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의 매입·운영·물류 기능을 합치기 위한 조직이다. 이마트의 각 사업군 주요 임원들은 사무국 직책을 겸직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오프라인 취급 상품을 매입해 판매하는 유통사의 특성상 3사를 합쳐 매입력을 키우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매입력(바잉 파워)를 키우면 매출원가 절감 등을 통해 수익 개선 효과를 이룰 수 있다.

경쟁사인 롯데마트 역시 롯데슈퍼와 통합작업을 진행해 중복비용을 줄이고 인력을 효율화해 영업이익 개선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 롯데쇼핑은 통합 운영 이후 별도기준 지난 3분기 누적 매출원가가 전년 동기 대비 6.4% 줄었다.

이마트 3사의 2022년 기준 매출원가는 14조970억원다. 올해는 매출원가를 낮춰 가격 경쟁력을 키우는 전략을 취할 것이란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한 대표는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마트·슈퍼·편의점의 시너지를 강화하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이마트와 함께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공동대표도 맡은 한 대표는 “3사 시너지를 다각도로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분리된 세 회사의 소싱(상품 조달) 창구를 통합해 상품 및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마트 측은 이에 대해 “급변하는 유통환경 변화에 맞춰 본업 경쟁력 강화를 미래전략으로 삼았다”며 “고객 관점의 상품혁신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점포 리뉴얼, 영업기반이자 성장동력인 신규 점포 출점 등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이마트의 실적은 부진하다. 이마트는 지난 2022년 연결기준 매출 29조3324억원, 영업이익 135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6% 상승한 반면, 영업익은 57.2%나 급감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연결기준 매출은 22조11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8% 증가했지만 영업익이 3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6%(843억원) 감소했다. 특히 이마트 영업이익률은 0.2% 수준에 불과하다. 그 결과 이마트는 3개 분기 연속 쿠팡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실적 개선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 만큼, 신임 대표에 대한 기대가 클 수 밖에 없다”며 “올해 중점사업인 매입경쟁력 강화와 외형 확장을 통해 반전의 기회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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