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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불황’ 직격탄…삼성전자 연간 영업익 6.5조원 ‘충격’

삼성전자 잠정 실적발표…2023년 매출 258조1600억원
반도체서 14조원 적자 기록한 듯…15년 만에 영업익 ‘최악’
메모리 감산 효과 본격화…업황 개선에 올해 실적 반등 전망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내 반도체 시설 모습. [사진 삼성전자]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삼성전자가 직격탄을 맞았다. 통상적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50% 안팎을, 업황이 좋을 땐 70% 정도를 담당하던 반도체 부문 사업 실적이 곤두박질치면서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은 이에 따라 15년 만에 10조원을 밑돌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이후로 최저치 성적표다. 스마트폰·가전·TV·디스플레이 등이 실적 버팀목 역할을 했지만, 반도체 사업 적자를 메우기엔 부족했다. 다만 바닥을 찍은 반도체 시장 업황이 최근 다시 좋아질 기미를 보여 올해엔 실적 반등을 이루리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9일 잠정 실적발표를 통해 연결 기준 2023년 연간 매출이 258조16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6조54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5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84.92% 급감한 수치다. 연간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밑돈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6조319억원) 이후 15년 만이다.

삼성전자의 2023년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67조원, 영업이익은 2조8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4.91% 감소했고, 영업이익 역시 35.03% 줄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선 매출은 0.59% 감소한 수치다. 다만 이 기간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15.23% 오르며 개선 조짐을 보였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황이 점차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이번 잠정 실적은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추정한 결과다. 삼성전자 측은 “아직 결산이 종료되지 않은 가운데 투자자들의 편의를 돕는 차원에서 제공되는 것”이라며 “투자자들과의 소통 강화 및 이해 제고 차원에서 경영 현황 등에 대한 문의 사항을 사전에 접수해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주주들의 관심도가 높은 사안에 대해 답변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회사는 오는 31일 사업부별 매출·영업이익 등 2023년 확정 실적을 발표한다.
삼성전자 실적 추이. [제공 연합뉴스]

반도체 업황 개선 ‘신호탄’

삼성전자의 지난해 실적이 곤두박질친 배경으론 ‘반도체 불황’이 꼽힌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작년 3분기까지 누적 12조원대 적자를 냈다. 증권가에선 2023년 4분기에도 DS 부문이 적자를 피하지 못했으리라고 분석한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주력 분야인 메모리 시장이 회복하면서 2023년 4분기 적자 규모는 줄었으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DS부문 적자 규모는 구체적으로 지난해 ▲1분기 4조5800억원 ▲2분기 4조3600억원 ▲3분기 3조75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엔 1조5000억원에서 2조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리라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연간 기준으론 DS부문에서만 14조원 안팎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은 현재 바닥을 찍고 점차 개선되고 있다. 평균판매단가(ASP)도 상승세에 접어든 모습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1분기 메모리 반도체 감산을 결정한 데 따른 개선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세계 D램(D-RAM) 시장의 약 40%를, 낸드플래시(Nand Flash) 시장은 약 35%를 점유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를 감산하면서 과잉 재고 소진이 이뤄졌고, 이를 기반으로 업황이 개선되고 있다. 다만 감산 확대에 따른 고정비 증가 여파로 반도체 적자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개선되지는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반도체 업황 개선은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23년 11월 국제수지(잠정)’에서도 나타난다. 수출은 564억5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7.0% 증가하며 2개월 연속 올랐다. 통관 기준으로 반도체(10.8%)가 16개월 만에 흑자로 전환됐다.

삼성전자의 모바일·가전·디스플레이 등의 사업 부문은 비교적 견조한 실적을 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증권가에선 2023년 4분기에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모바일·가전·TV) 부문이 약 2조원대 영업수익을 올렸으리라고 본다. 또 이 기간 삼성디스플레이(SDC) 2조원 안팎,하만 4000억원 등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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