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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새싹 기업, 전 세계를 놀라게 하다[스페셜리스트 뷰]

[2024 CES에서 찾은 기회들]③
역대 최대 규모로 CES 참가한 K-스타트업
글로벌 유력 기업 CEO도 한국 기술 관심

현대차그룹 오픈 이노베이션 제로원이 CES 2024 통합 한국관에 마련한 전시공간의 모습. [사진 이지완 기자]

[라스베이거스(미국)=이지완 기자]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로 꼽히는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가 지난 12일(현지시간) 폐막했다. 전 세계 150여 개 국가에서 기술력을 갖춘 기업 또는 기관이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모였다. 특히 올해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무장한 국내 스타트업(새싹 기업)이 대거 등장해 이목이 쏠렸다.

국내 넘어 세계로 뻗어 나간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이하 코트라)에 따르면 올해 CES 통합 한국관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총 475개의 국내 기관 및 기업이 참여했다. 산업부와 코트라 관계자들은 CES 현장에 파견돼 통합 한국관 참가 기업의 마케팅 활동 등을 적극 지원했다.

CES의 한국 공식 에이전시인 한국정보통신기술산업협회(KICTA)는 KICTA를 통해 참가한 국내 스타트업의 규모가 512개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지난해(273개)와 비교하면 87.5% 늘어난 것이다.

국내 스타트업이 이번 CES에 적극 참여했다는 말이다. CES 주관사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전 세계 1400여 개 스타트업이 올해 CES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국내 스타트업의 비중은 35% 내외다. CES에 참가한 스타트업 10곳 중 3곳 이상은 국내 스타트업이었다는 얘기다.

국내 4대 그룹 중에서는 현대차그룹이 국내 스타트업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현대차그룹은 오픈 이노베이션(외부 협력을 통한 신제품 등 개발) 플랫폼 제로원 운영하며 국내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고 있다. 이번 CES에서는 현대차그룹과 정몽구재단의 사회공헌 활동 중 하나인 ‘H-온드림 스타트업 그라운드’ 프로젝트를 통해 지원한 기업도 함께 했다.

현대차그룹의 지원을 받아 이번 CES에 참가한 국내 스타트업은 총 11개 업체다. 사내 육성 스타트업 4곳(어플레이즈, 모빈, 데이타몬드, 포엔)과 사외 육성 스타트업 5곳(그린 웨일 글로벌, 아트와, 딥파인, 페블러스, 쿱 테크놀로지스), H-온드림 스타트업 2곳(더데이원랩, 코스모스랩) 등이다.

특히 모빈(장애물 극복 자율주행 라스트마일 모빌리티), 포엔(배터리 재제조 및 재사용 솔루션), 그린 웨일 글로벌(친환경 생분해성 플라스틱 제조), 더데이원랩(전분 등 활용 플라스틱 대체 소재 제작) 등 4곳은 CES 혁신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국내 스타트업들이 10시간 넘는 장거리 비행을 강행하며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온 이유는 명확하다.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으로 영토를 넓혀가기 위함이다. 현장에서 만난 국내 스타트업 대표들은 공통으로 “우리의 기술력을 세계에 알리고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지크립토 대표의 설명 듣고 있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사진 연합뉴스]

기술 강국 위상 높인 K-스타트업

눈에 띄는 소득은 분명히 있었다. 산업부와 코트라에 따르면 이번 CES에서 6개 기업은 현장에서 800만 달러(약 105억 원) 규모의 기술 제휴 또는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CES 통합 한국관 운영으로 예상되는 성과는 약 1억2000만 달러(약 1500억 원)이다.

미국의 유력 IT 기업이 통합 한국관을 직접 방문해 현장을 둘러봤다. 특히 현장에서 주목받은 업체는 모빈이다. 이 회사는 2020년 현대차그룹 사내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지난해 3월 독립 기업으로 분사했다. 자체 개발한 로봇을 통해 라스트마일(배달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가는 최종 단계) 배달 과정에서의 특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진 모빈 대표에 따르면 지난 10일(현지시간)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가 현대차그룹 제로원 부스를 방문해 모빈의 배달 로봇을 살펴봤다. 이 로봇은 올해 CES에서 로보틱스 부문 혁신상을 수상한 바 있다.

현장에서 최진 대표는 나델라 CEO에게 모빈의 음식 배달 로봇을 소개하고, 계단 등 장애물을 극복하는 기술 시연도 펼쳤다. 최진 대표는 자사 배달 로봇에 대해 “바퀴로만 계단을 올라갈 수 있는 세계 최초의 로봇”이라며 “구조가 간단해 초기 비용이나 유지 보수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모빈은 CES를 발판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 도전한다. 이를 위해 배달 로봇 외에도 순찰, 신호수 로봇, 개발 플랫폼 등 다양한 영역으로 로봇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도 CES 통합 한국관을 찾아 국내 스타트업의 도전에 힘을 실어줬다. 지난 11일(현지시간) 현장을 방문한 최태원 회장은 기성형 인테리어 디자인 플랫폼으로 AI 부문 혁신상을 수상한 라이프온코리아를 비롯해 AI 기술 기반 스타트업 지크립토, 딥비전스 등을 둘러봤다.

국내 스타트업의 기술 경쟁력을 확인한 최태원 회장은 “K-스타트업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 활동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며 스타트업 대표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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