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효과’ 빼면 글쎄…LG이노텍, 연간 영업익 35% ‘뚝’
연간 매출 20조원 첫 돌파…아이폰 15 시리즈 판매로 4Q 실적 상승
애플 후광 입은 카메라 모듈 사업만 성장…전장·기판 매출 ‘뒷걸음질’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LG이노텍의 2023년 연간 매출이 20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0% 넘게 상승했다. 외연과 내실 모두 챙긴 성적표를 써낸 듯 보이지만, 연간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5% 가까이 하락했다. 아이폰 신제품 성적이 반영될 때에만 실적 반등을 이루는 모습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애플 효과’에만 의존해 온 결과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주춤하게 만들었단 해석이 나온다.
LG이노텍은 2023년 실적에서도 애플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보였다. LG이노텍은 애플 스마트폰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아이폰15 시리즈가 세계적 인기를 끌면서 LG이노텍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카메라 모듈 사업을 제외한 부문에선 이렇다 할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LG이노텍은 25일 실적발표를 통해 2023년 4분기 연결기준 매출 7조5586억원, 영업이익 483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5.4%, 영업이익은 184.6% 증가한 수치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58.7%, 영업이익은 163.7%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고부가 카메라·3D센싱 모듈과 반도체용 기판 등 스마트폰 신모델용 부품 공급이 본격화돼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의 2023년 연간 실적은 매출 20조6053억원, 8308억원으로 집계됐다.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5.2% 증가하며 20조원대를 처음으로 돌파했지만, 영업이익은 이 기간 34.7% 줄었다. 회사는 영업이익 감소의 원인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와 전방 IT 수요 부진을 꼽았다.
광학솔루션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6조756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 대비 73% 증가한 수치다. 2023년 연간 매출은 17조29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 증가했다.
기판소재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한 3275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 대비 0.4% 감소한 수치다. 디스플레이 부품군의 수요 회복 지연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2023년 연간 매출은 1조3221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감소했다.
전장부품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 직전 분기 대비 7% 감소한 3840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매출은 1조5676억원으로 전년보다 8% 증가했다. 특히 2023년 기준 전장부품 수주잔고(차량 카메라 제외)가 10조7000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회사 측은 전장부품사업에 대해 “제품 구조의 정예화와 글로벌 공급망관리(SCM) 역량 강화 등을 추진 중”이라며 “플랫폼 모델(커스터마이징을 최소화하는 범용성 제품) 중심의 개발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박지환 LG이노텍 최고재무책임자(CFO·전무)는 “올해도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LG이노텍은 디지털 제조공정 혁신을 통해 품질·가격 경쟁력을 강화해 수익 기반 성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센싱·통신·조명모듈 등 미래 모빌리티 핵심 부품 및 FC-BGA와 같은 고부가 반도체 기판을 필두로 견고한 사업구조 구축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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