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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맏형’ 삼성·LG, 설 앞두고 대금 조기 지급…실질적 지원 다수

삼성 11개 관계사, 2조1400억원…LG 8개 계열사, 1조2500억원 ‘조기 지급’
상생 펀드·스마트공장 지원·소외 이웃 기부…‘온정 나누기’ 활발

삼성전자 직원들이 온라인 장터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모습. [사진 삼성전자]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한국 산업계를 이끄는 삼성과 LG가 설 명절을 앞두고 협력사 물품 대금을 조기에 지급하는 등 국내 경기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29일 삼성·LG에 따르면 양사의 주요 계열사는 오는 9일 시작되는 설 연휴를 앞두고 협력사 물품 대금을 조기에 지급하기로 했다. 삼성그룹의 이번 조기 대금 지급 규모는 삼성전자 1조4000억원을 비롯해 총 2조1400억원이다. LG그룹에선 1조2500억원 규모의 납품 대금을 미리 지급한다. 양측 모두 국내 경기 활성화와 지역사회와의 상생 등을 목적으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삼성, 중소기업에 실질적 지원

삼성이 이번에 협력사에 조기 지급하는 물품 대금은 지난해 설을 앞두고 지급했던 1조400억원과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이번 물품 대금 조기 지급에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제일기획 ▲웰스토리 등 11개 관계사가 참여한다. 회사별로 예정일보다 최대 21일 앞당겨 대금을 협력사에 지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의 주요 계열사들은 협력사들의 원활한 자금 흐름을 지원하기 위해 2011년부터 물품 대금 지급 주기를 기존 월 2회에서 월 3~4회로 늘린 바 있다. 삼성은 또 2018년부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인상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해 지급하는 등 납품 대금 연동 제도를 선제적으로 도입하기도 했다.

삼성은 이와 함께 임직원 대상 온라인 장터도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생명을 비롯한 17개 관계사는 임직원 대상 온라인 장터를 열고 ▲전국 농특산품 ▲자매마을 상품 ▲스마트공장 지원 중소기업 상품 등을 판매 중이다. 삼성전자 스마트공장 지원업체들이 생산한 제품도 구입이 가능하다.

삼성은 그간 매년 명절마다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 직거래 장터를 운영해 왔다. 지난해 설과 추석에는 70억원 이상의 상품을 구입한 바 있다. 회사 측은 “각 관계사 노사협의회도 임직원들이 온라인 장터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2015년 중소·중견기업의 제조 환경 개선을 돕는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까지 약 3200건의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했다. 작년부터는 인공지능(AI)·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기존 스마트공장을 더욱 고도화시키는 ‘스마트공장 3.0’ 사업도 새롭게 추진하고 있다.

삼성의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은 중소기업에 실질적 도움이 되고 있단 평가를 받는다. 중소기업중앙회가 2023년 해당 제도에 참여한 중소기업 209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2.3%가 만족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만족도 역시 86.2%에서 92.3%로 5년 연속 상승했다. 지원 사업에 참여한 기업 중 15.6%는 매출이 평균 31억9000만원 증가했고, 참여기업의 14.4%는 고용 인력이 평균 8.8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 측은 “협력사가 아닌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전환도 지원 중”이라며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 완화를 지원하고, 지역 균형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마트공장 지원을 통해 중소기업들이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돕고 이를 삼성 임직원들에게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며 ‘상생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은 중소 협력사의 경영 안정화를 위해 상생 펀드 및 물대 펀드도 운영하고 있다. 상생·물대 펀드 규모는 2010년 2조3000억원에서 현재 3조4000억원으로 약 50% 증가했다. 협력사들은 조성된 펀드를 활용해 시설투자·연구개발(R&D) 등 회사 발전을 위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LG, 설 기부 문화 조성 ‘앞장’

LG도 설 명절을 앞두고 협력사 및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해 납품 대금을 최대 14일 앞당겨 지급할 방침이다. 이번 납품 대금 조기 지급에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LG CNS 등 8개 계열사가 참여한다.

LG 측은 “설 명절을 앞두고 대금 결제와 상여금 등 일시적으로 자금 수요가 늘어나는 협력사를 돕기 위해 납품 대금을 앞당겨 지급하는 것”이라며 “납품 대금 조기 지급뿐만 아니라,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금융비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사를 지원하기 위한 상생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서울 영등포구 LG 본사 건물 [사진 연합뉴스]

LG 계열사들은 납품 대금 조기 지급 외에도 협력사가 저금리로 대출을 받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상생협력펀드·직접 대출 등을 포함한 1조3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LG전자는 특히 지난해 시중 은행과 예탁·출연금으로 1000억원 펀드를 조성해 현재 총 3000억원 규모 상생협력펀드를 운영 중이다. 경영자금이 필요한 협력사에 저금리 대출을 지원하는 동스에 신규·자동화 설비 투자가 필요한 협력사에는 매년 4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무이자로 직접 제공하고 있다.

LG이노텍 역시 14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를 운영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협력사의 자금 조달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0년 1500억 원 규모의 투자지원펀드를 조성, 중소기업의 설비·운영자금에 대한 금리우대 등 금융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LG 주요 계열사는 이와 함께 이번 명절을 맞아 지역 소외 이웃들에게 생활용품·식료품 등 생필품을 전달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이달 16일부터 설 명절 전까지 1사 1촌 자매결연을 맺은 마을에 총 2000kg의 김치를 기부하고 있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를 통해 전국 17개 시도 장애청소년 가정에 쌀과 식료품 세트 등을 전달할 예정이다.

LG화학은 여수·대산 등 사업장별로 지역 이웃을 대상으로 생필품·난방용품 등을 전달한다. LG생활건강은 전국 여성 청소년 기관과 노인복지시설 등에 생활용품·화장품·음료를 기부할 계획이다. LG헬로비전은 과일∙채소 등 제철장터 상품으로 구성한 ‘마음나눔 꾸러미’를 취약계층 아동들에게 전달하는 임직원 봉사활동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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