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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의 50→0%”…삼성전자, 성과급 불만에 노조 가입 1만6000명 돌파

반도체 업황 악화...삼전 DS부문, 성과급 기본급의 0%
LG엔솔 직원들도 거센 반발…SK하닉은 격려금 200만원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1월에 연봉 절반이 또 들어온다”는 말이 익숙했던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은 올해 초과이익성과급(OPI) 0%가 통보됐다. 이에 불만을 가진 삼성전자 근로자들의 노동조합 가입이 크게 늘고 있다. 삼성전자 전체에서 조합원이 1만6000명을 넘어선 것이다. 전체 직원의 14%에 달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 중 최대 규모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의 조합원은 지난 5일 기준 1만6600여명이다. 이는 삼성전자 전체 직원 12만명의 약 14% 수준이다.

전삼노 조합원 수는 지난해 9000명 수준을 유지하다가 성과급 예상 지급률이 공지된 12월 말에 처음 1만명을 돌파한 이후 한 달여 만에 66% 가량 늘었다. 특히 반도체 사업을 하는 DS부문 사내 게시판 나우톡에는 노조 가입 인증도 이어지고 있다. 직원들이 게시판에 글을 올릴 때 주제와 상관 없이 ‘노조 가입 완료’를 뜻하는 ‘노가완’을 제목에 붙이는 식이다.

노조는 현재 사측과 진행 중인 임금 교섭을 임금 인상과 격려금 등 조합원들의 관심이 많은 항목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근 노조 가입 급증은 성과급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이 있다. 반도체 업황 악화와 실적 부진에 삼성전자 DS부문의 지난해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률은 연봉의 0%로 책정됐다. 지난해 최악의 반도체 불황에 DS부문 연간 적자가 15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DS부문의 목표달성장려금(TAI) 지급률도 지난해 하반기 기준 평균 월 기본급의 12.5%로 상반기(25%)의 반토막 수준이다. 특히 DS부문 내에서도 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부는 0%다. 삼성전자 DS부문 직원들은 지난해 초를 포함해 거의 매년 OPI로 최대치인 연봉의 50%를 받았다. TAI는 2022년 상반기에 최대치인 100%, 하반기에 50%를 받은 바 있다. 

삼전 성과급 ‘빈익빈부익부’...MX 사업부·삼성화재 50% 지급

반면 경쟁사 SK하이닉스의 경우 반도체 한파와 대규모 적자를 겪음에도 불구하고 구성원들에게 1인당 자사주 15주와 격려금 200만원 지급을 결정했다. 이 소식에 전삼노조가 경계현 DS부문 사장에게 격려금 200% 지급 등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성과급 ‘빈익빈부익부’가 확연했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 직원은 연봉의 50%의 OPI를 챙겼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는 연봉의 43%를, 생활가전사업부와 의료기기사업부의 올해 OPI 지급률은 12%였다. 지난해 호실적을 낸 삼성화재는 연봉의 50% 수준을 지급했다. 한 해 전 연봉의 47%보다도 3% 포인트(p) 오른 수치다.

삼성전자 외에도 성과급을 둘러싼 불만에 대기업 직원들이 집단행동에 나서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직원 1700여명은 익명 모금으로 마련한 3.5t 트럭을 서울 여의도 일대에 돌리면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LG엔솔은 올해 성과급으로 평균 기본급의 362%를 공지했다. 지난해 성과급(기본급 870%)의 절반도 안 된다. 이 회사는 지난해 영업이익 2조1632억원으로 최대 기록을 썼다. 여기엔 미국 IRA(인플레이션감축법)에 따른 보조금 6000여억원이 포함됐다. 회사 측은 “IRA 보조금이 반영된 실적인 데다, 경영 환경을 감안해 세운 목표치를 감안하면 지난해 실적이 그리 좋은 편이 못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현대차그룹 노조도 사측에 특별성과급을 요구하며 노사 간 신경전을 예고했다. 지난 2일 현대차 노조에 이어 7일 기아 노조가 공문을 통해 사측에 특별성과급을 공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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