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영업손실 냈더니 매각가 뚝…M&A ‘이것’을 검토하라[곽상빈의 딜(Deal)톡]

엑시트 원하는 기업가들, 가장 중요한 요소는?
‘계약 무산’ 가능성 열어두고 딜 임해야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곽상빈 변호사·회계사·감정평가사] 공인회계사 그리고 변호사로 활동하다 보면 기업 대표들과 대화할 기회가 많다. 그들은 향후 자신의 사업을 언제까지 영위할 수 있을지, 또 대규모 엑시트(exit)를 통해 큰 부를 이룰 수 있을지를 궁금해했다. 여기서 엑시트는 창업자가 가진 지분인 주식을 적절한 가격에 투자자에게 양도하거나 사업체를 매각해 현금화하는 것을 말한다.

필자는 소규모 회사나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체 등의 엑시트 가능성에 대한 문의가 올 때 인수인이 이 회사를 얼마나 매력적으로 볼 지에 대해 판단해야 할 때가 많다. 이때 상당한 고민과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대상기업의 아이템과 산업의 중요성

매각 대상 회사가 속한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그 안에서 기업이 제대로 정착할 가능성이 높다면 일단 재무제표 상태가 좋지 않더라도 제 값을 받고 매각할 수 있다. 

기업이 가진 아이템은 결국 해당 산업에서 수요가 성장하면 할수록 빛을 볼 수밖에 없어서다. 또 투자자나 인수자가 매력을 느끼는 점도 이 성장 가능성에 있다.

예를 들어 필자가 2023년부터 법률자문을 제공하고 있는 토큰증권(ST, Security Token)회사인 크로스체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토큰증권의 확대와 금융업계 관심에 힘입어 기관투자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토큰증권시장으로 산업의 흐름이 이동하면서 기존의 토큰 시장은 다양한 문제점이 생겨남과 동시에 소비자보호 요구도 커졌다. 이런 부분이 반영돼 그 속에서 아이템을 제대로 설정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회사는 투자자에게 매력을 더 어필할 수 있게 된다.

물론, 딜(Deal)을 진행할 때 가장 중요시해야 하는 부분은 해당 기업의 재무상태를 볼 수 있는 재무제표다. 실적을 나타내는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은 투자자나 인수인에게 신뢰성을 검증하는 중요한 요소다.

실적지표가 우상향하며 증가하는 기업과 하락세를 보이는 기업 중 당연히 전자가 더 매력적이다. 필자가 세미나 등에서 항상 강조하는 것이 타이밍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무리 전년도 실적이 좋은 회사여도 한 번 손실을 경험했거나 실적 하락세를 보여주는 순간 기업가치는 굉장히 낮아진다. 

실제로 딜소싱을 진행했었던 한 IT회사는 초기 매각가격이 100억원으로 책정돼 딜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다 단 한 번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매각가격이 20억원 아래로 책정돼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이런 사례를 보면 결국 엑시트를 원하는 기업의 오너 입장에서는 더 큰 욕심을 내기 보다 재무제표가 우상향하고 실적이 잘 나오는 시기를 노리는 것이 좋다. 또 향후 전망치를 논리적으로 소명해 유리한 딜을 신속하게 이끌어내는 것이 현명하다. 

기업의 오너가 인수합병(M&A)를 진행할 때 인수인이 중시하는 요소는 회사의 재무제표, 그리고 산업의 성장성 등이다. 하지만 그 밖의 요소도 매우 중요하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무형자산이다.

기업이 가진 특허권이나 브랜드가치, 영업 노하우 등은 앞서 설명한 재무제표보다 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물론, 이는 눈에 보이는 지표가 아니며 객관화도 어렵다. 하지만 협상과정에서 인수인과의 시너지가 어느정도 설명이 되면 제 값을 받는데 큰 도움이 된다. 게다가 서비스산업이나 마케팅 등으로 성장한 기업의 경우 회원의 숫자나 고객 충성도 등도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된다. 

M&A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마인드셋

매각 딜 진행 시 다양한 문제 때문에 딜이 미성사되는 경우가 많다. M&A는 매각대상 회사와 인수인이 교섭 전부터 접촉해 실사 및 협상, 주식양수도계약을 진행하게 된다. 다만 계약이 진행된 이후에도 다양한 이견이 발생할 수 있다. M&A 진행 시에는 반드시 매각대금이 통장에 들어와야 딜이 마무리 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그 전에 언제든 계약이 무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M&A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는 얘기다. 

투자처를 직접 발굴하는 회계사나 변호사는 경험상 모든 M&A의 성사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에 M&A를 위해 더 면밀한 작업을 진행한다. 사실, 매도인과 인수인이 모두 욕심을 내려 놓고 가격협상 과정에서 원만한 협의가 이뤄지면 M&A는 비교적 빠른 기간인 3개월 안에도 성사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매도인의 입장에서는 “자기가 어떻게 키운 회사인데”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고, 인수인의 입장에서는 “앞으로 불확실성이 더 큰데 지금 가격이 너무 높은데”라고 생각하는 것이 지극히 정상이다. 중간에서 양측의 니즈를 조율해 최선의 결과를 내는 것이 전문가의 역할이다. 또 그 과정 역시 길고 지루할 수 밖에 없어 이를 진행하는 것의 가치에 대해 의뢰인들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롯데지주, 밸류업 계획 공시…“주주환원율 35% 이상 지향”

2젝시믹스 매각설에…이수연 대표 “내 주식 겨우 1만원 아냐” 반박

3“뉴진스 성과 축소”…민희진, 하이브 최고홍보책임자 등 고발

4수요일 출근길 ‘대설’…시간당 1∼3㎝ 쏟아진다

5“교통 대란 일어나나”…철도·지하철 등 노조 내달 5~6일 줄파업

6‘조국 딸’ 조민, 뷰티 CEO 됐다…‘스킨케어’ 브랜드 출시

7 러 “한국식 전쟁동결 시나리오 강력 거부”

8경주월드, 2025 APEC 앞두고 식품안심존 운영

9구미시, 광역환승 요금제 시행..."광역철도 환승 50% 할인"

실시간 뉴스

1롯데지주, 밸류업 계획 공시…“주주환원율 35% 이상 지향”

2젝시믹스 매각설에…이수연 대표 “내 주식 겨우 1만원 아냐” 반박

3“뉴진스 성과 축소”…민희진, 하이브 최고홍보책임자 등 고발

4수요일 출근길 ‘대설’…시간당 1∼3㎝ 쏟아진다

5“교통 대란 일어나나”…철도·지하철 등 노조 내달 5~6일 줄파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