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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으로 돌아가자”...대한항공, 큰 도약 앞두고 내실 다지기

창립 55주년 맞은 대한항공 키워드 ‘기본’
‘절대적인 안전 운항’ 및 ‘고객 서비스’ 강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 한진그룹]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올해(2024년) 창립 55주년을 맞는 대한항공의 키워드는 ‘기본’(基本)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신년사에 “근간이 갖춰지지 않은 혁신은 모래 위에 쌓은 성일 뿐”이라며 ‘기본으로 돌아가자’고 했다. 항공업계 기본의 두 축인 ‘절대적인 안전 운항’과 ‘고객 서비스’를 강조한 것이다.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앞두고 내실 다지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4년 2개월 만에 기내 안전 비디오를 전면 개편했다. 안전 운항을 위해 효과적으로 기내 수칙을 안내하기 위함이다. 경영의 기초 체력이 되는 재무건전성도 확보했다. 코로나19 엔데믹 시기 항공 여행 수요 회복과 아시아나항공 인수라는 큰 과제를 앞두고 기본기를 충실히 다지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해석된다.

조 회장은 올해 1월 2일 사내 인트라넷에 올린 신년사에 “모든 항공사들이 엔데믹 이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더욱 치열한 경쟁까지 펼치고 있다”며 “팬데믹 기간 동안 회사의 캐시카우였던 항공 화물사업도 코로나 이전으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언제 어떤 모습의 위기가 우리 앞에 나타날지 알 수 없다”며 “결론은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수많은 승객과 화물을 싣고 하늘을 나는 항공업 특성상 ‘절대 안전’이 핵심 목표다. 항공기 운항에 있어서 안전을 확보하는 일은 고객 신뢰를 높이고 수익성을 제고하는 것과도 직결된다. 대한항공은 2023년 기준 22년 연속 인명 무사고 운항을 이어왔다. 올해도 항공사 기본 원칙인 ‘안전 운항’을 강조하며 임직원들에게 신발끈을 고쳐 맬 것을 주문한 것이다.
대한항공 신규 기내 안전 비디오의 한 장면. [사진 대한항공]
이와 함께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고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승객들이 요구가 과거보다 다양해진 점,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누렸던 화물사업 특수가 둔화된 점도 ‘고객 서비스’라는 기본으로 돌아가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의 기본기 강조는 올해 초 공개한 새로운 기내 안전 비디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좌석벨트 착용법과 비행 중 사용 금지 품목, 객실 기압 이상시 요령, 비상구 위치, 구명복 착용법 등 안전 운항을 위해 승객들이 꼭 지켜야 하는 수칙을 자세히 설명했다. 디지털 기술로 실제 사람 같은 움직임은 물론 기내 모습을 완벽하게 재현해 몰입도를 높였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안전 영상은 지루하다’는 인식에서 벗어나고 승객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전 세계 항공사들이 다양한 형식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번 대한항공 기내 안전 비디오는 트렌디한 요소를 가미하면서도 정보 전달이라는 기본 역할에 충실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올해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라는 큰 과제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해이기도 하다. 대한항공은 한국을 포함해 총 14국에 기업 결합을 신고했고, 미국을 제외한 13개국의 승인을 받았다. 대한항공은 미국 경쟁당국과의 협의에 박차를 가해 조속한 시일 내에 기업결합 심사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륙하는 대한항공 여객기. [사진 대한항공]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앞두고 재무 기초 체력을 튼튼하게 길렀다. 일단 2020~2022년 코로나19 위기였음에도 발상의 전환으로 화물 사업 분야에서 이익을 낸 것이 주효했다. 코로나19 엔데믹 직전인 2022년 2조 8836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2023년에도 안정적으로 이익을 냈다.

부채 비율도 크게 완화됐다. 2020년부터 2023년 상반기까지 당기순이익 약 2조 7000억원을 축적하는 등 자본을 확충한 결과다. 대한항공의 부채 비율(별도 재무제표 기준)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말 871.5%에서 2023년 3분기 기준 187.6%로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기준 현금성 자산은 5조 5853억 원이다. 여윳돈이 많고 부채 비율은 낮아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뒤에도 재무 부담을 감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한항공의 이 같은 단단한 기초 체력은 시장 안팎에서 인정받았다. 지난해 한국신용평가는 대한항공의 무보증사채 신용 등급을 기존 BBB+(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대한항공은 2015년 12월 이후 7년 10개월 만에 A등급으로 복귀했다.

한국신용평가는 보고서에 “대한항공은 실적 호조에 힘입어 재무 여력을 확충했으며 아시아나항공 인수 확정 시에도 팬데믹 이전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된 재무 안정성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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