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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상승한 에코프로그룹주…이차전지 훈풍 불까

코스피 이전 상장 에코프로비엠·액면분할 에코프로 發 훈풍 기대
바닥 기대감 이차전지주…단기 모멘텀 될 수 있으나 고평가는 주의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에코프로비엠 오창공장. [사진 에코프로비엠]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코스닥 이차전지 대장주인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이 모처럼 만에 상승하면서 이차전지주 훈풍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코스피 이전상장 계획이 가시화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29일 코스닥 시장에서 에코프로비엠은 전 거래일보다 4.10% 오른 26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장중에는 15.43% 오른 27만3000원에 거래되며 급등세를 보였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27일 공시를 통해 오는 3월 26일 주주총회를 열어 상장폐지 승인 안건을 상정한다고 밝혔다. 공시에는 “유가증권시장본부의 상장 승인을 조건부로 코스닥 시장 상장폐지 및 유가증권시장 상장 진행 예정”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김장우 에코프로비엠 부사장은 이달 7일 실적발표회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을 검토 중”이라며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 시 코스피200 편입 등에 따른 패시브 자금(지수 추종 자금)의 유입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는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코프로비엠의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26조641억원이다. 코스피에 상장할 경우 삼성SDI, KB금융, 포스코퓨처엠, 카카오, 현대모비스 등을 밀어내고 12위인 삼성물산(시가총액 29조822억원) 아래 위치하게 된다. 

에코프로비엠의 모기업인 에코프로는 액면분할 소식에 강세를 보였다. 전날 1.55% 상승한데 이어 이날 5.10% 오른 61만8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에코프로는 28일 유통 주식 수 확대를 위해 1주당 가액을 500원에서 100원으로 분할하는 주식분할을 확정 지었다고 공시했다. 액면분할 안건은 오는 3월 28일 개최 예정인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될 예정이다. 액면분할 안이 통과되면 발행주식수는 2662만7668주에서 1억3313만8340주로 늘어나게 된다.

액면분할은 자본금 증자없이 기존 주식의 액면가를 떨어뜨려 총 주식수를 늘리는 것을 말한다. 주당 가격이 낮아지면 주식 거래가 촉진되고, 주주 가치가 높아진다는 이유에서 액면분할은 통상 호재로 여겨진다.

이차전지 업종 바닥 다졌나…‘고평가’ 논란은 분분 

지난해 상반기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이차전지 대표주자로 꼽히며 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하지만 이차전지 업종 과열을 우려한 증권가에선 처음으로 에코프로그룹주에 대한 ‘비중 축소’(매도)리포트가 나오는 등 부정적 의견이 늘었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 들어 국내 이차전지주들은 글로벌 전기차 수요 부진 우려 등에 조정 국면에 돌입했다. 에코프로그룹주 역시 지난해 고점 대비 50% 이상 하락한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차전지 업종 고평가 논란을 이어온 증권가에서 기대의 시선도 나온다. 업황이 바닥을 찍고 실적 개선 구간에 진입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KB증권은 이차전지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긍정적’으로 제시했다. 커버리지 내 이차전지 소재 6개사(삼성SDI·에코프로비엠·포스코퓨처엠·SK아이이테크놀로지·더블유씨피)의 올해 합산 매출액이 전년 대비 15%, 영업이익은 39%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이차전지 수요 둔화는 초고성장에서 안정적 성장 구간으로 접어드는 과도기의 단기 성장통”이라며 “전기차 및 배터리 시장의 중장기 성장 기대감은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차전지 업종의 실적 부진 우려감을 키워온 글로벌 리튬 가격 하락세도 진정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상적으로 2차전지와 핵심 소재인 양극재의 판매가격은 리튬·니켈가격과 연동된다. 원자재 가격이 1년 넘게 하락하며 제품 판매단가가 하락하다보니 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확대됐다. 배터리 소재나 배터리를 판매할 때 리튬가가 낮아진다면 더 싼 가격에 팔 수 밖에 없어서다. 재고로 쌓아둔 원자재에 대한 자산 손실도 반영됐다. 비싼 가격에 미리 리튬을 사놓았는데, 가격이 떨어지면서 보유 자산의 가치가 하락한 것이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호주·중국의 감산이 탄산리튬 가격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며 “추가적인 가격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에코프로그룹주의 코스피 이전 상장과 액면분할 모두 수급적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변동성이 높아질 경우 접근에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해당 이슈들이 기업의 단기 모멘텀이 될 수 있지만 펀더멘털(기초체력) 부진 등의 악재가 상존하고 있어 중장기 동력으로 작용하긴 힘들 것이라는 진단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양극재 업체들부터 시작된 과대평가가 전해액과 일부 신생 셀 업체까지 확산한 상황으로, 버블 수준으로 판단한다”며 “(2차전지 기업) 고평가 업체는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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