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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카드 꺼낸 BYD...중국산 이미지 극복이 숙제

‘수입차 전문가’ 조인철 MINI 총괄 영입
한국인 지사장 내세워 시장 공략 예정

지난해 10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재팬모빌리티쇼 2023에 마련된 BYD 전시부스. [사진 이지완 기자]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글로벌 전역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 중인 중국 전기차·배터리 제조사 비야디(BYD)가 한국 시장까지 넘본다. 수입차업계에 오랜 기간 몸담은 한국인 전문가까지 영입하며 승용차 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 첫발을 내디딜 중국 승용 전기차가 치열한 한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 전문가 한국인 대표 전면에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BYD는 한국 지사장 자리에 조인철 미니(MINI) 브랜드 국내 총괄을 내정했다. 조 내정자는 이달까지 BMW그룹코리아에서 인수인계 등을 마친 뒤 다음 달(4월) 정식 출근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내정자는 국내 주요 브랜드에서 노하우를 쌓은 ‘수입차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그는 2002년 BMW그룹코리아에 입사했다. 이전에는 현대자동차 스페셜 세일즈 담당 이력이 있다. 조 내정자는 약 7년 뒤인 2009년 한국토요타자동차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2012년에는 재차 BMW그룹코리아에 합류해 대외협력 및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업무를 총괄했다. 2016년부터는 MINI 브랜드 총괄을 맡고 있다.

BYD의 조 내정자 영입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BYD가 한국 법인(이하 BYD코리아)을 설립한 이래 처음으로 한국인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설립된 BYD코리아는 줄곧 중국인 대표(딩하이미아오) 체제를 이어왔다.

그만큼 BYD가 한국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독일 프리미엄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다”면서 “이를 제외한 브랜드들은 매년 상황이 달라져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상을 벗어나는 경우가 많다 보니 한국 시장을 잘 알고, 즉각적으로 위기 대응이 가능한 한국인 전문가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초에도 판매 부진에 시달리던 수입차 브랜드가 한국인 대표 체제로의 전환을 선택한 사례가 있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지난 2월 폭스바겐코리아·르노코리아에서 마케팅 총괄 등을 역임한 방실 대표를 신규 선임했다. 제이크 아우만 전 대표 체제에서 판매 실적이 지속 하락하자 특단의 조처를 한 것이다.

지난해 4월 열린 상하이오토쇼에 마련된 비야디(BYD)의 전시부스. [사진 이지완 기자] 

‘승승장구’ BYD 한국 공략 가능할까


업계에서는 BYD가 한국인 카드를 꺼낸 가장 큰 원인을 승용 전기차 시장 진출로 보고 있다. BYD코리아는 법인 설립 이후 줄곧 버스, 지게차, 트럭 등 상용차만 판매해 왔다. 다만 지난해부터 승용 전기차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는 소문이 업계에 파다했다.

BYD코리아는 이미 승용 전기차 모델에 대한 국내 상표권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이외에도 딜러 네트워크 모색, 승용 전기차 인증 등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르면 올해 상반기, 늦어도 3분기 내로 BYD 승용 전기차가 서울 시내를 달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관련 인력도 지속 충원 중이다. BYD코리아는 현재 ▲차량 물류 기획 및 관리(PDI센터 관리, 차량 등록 등) ▲차량 수출입 및 통관 업무 ▲부품 등 수출입 관리를 맡을 인력을 채용 중이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BYD가 지난해 일본 시장 등에 진출하면서도 한국에는 회의적이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그러나 최근 달성한 글로벌 성과 등을 토대로 신규 시장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하려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BYD가 최근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브랜드임은 분명하다. 지난해 300만 대 이상의 판매 실적을 올리며 성공적인 한 해를 보낸 바 있다.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글로벌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 판매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수출량이 급증한 점이 인상적이다. BYD의 지난해 친환경차 수출 대수는 24만 대를 넘어섰다. 전년 대비 4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세계 최초로 친환경차 누적 생산량 600만 대를 돌파한 브랜드로도 알려져 있다. BYD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2021년 5월 기준 친환경차 누적 생산 100만 대를 돌파했다. 이후 2년여 뒤인 지난해 11월 누적 생산 600만 대를 넘어섰다. BYD가 무서운 점은 단순히 외형만 성장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 유력 경제지 포춘에 따르면 BYD는 지난해 글로벌 500개 기업 순위에서 212위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224계단 오른 것이다.

그렇다고 한국에서의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 한국 소비자들의 중국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 탓이다.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 2022년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2년 내 신차를 구매하겠다고 밝힌 2102명 가운데 약 39%가 “아무리 값이 싸도 중국 전기차를 구매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학계에서는 결국 가격이 모든 것을 결정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올해 보조금 정책 등을 종합해 보면 LFP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가 불리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BYD가 성공하려면 국산차 대비 1000만원에서 2000만원 저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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