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과점 균열내는 ‘메기’는...‘4호 인뱅’에도 관심↑
[銀과점 해소, 물 건너가나]②
총자산 70% 점유한 5대 은행…순익도 상위권
카카오뱅크 순익 성장 눈길…지방은행 위협
’4호 인뱅’ 탄생으로 은행 혁신 계속될까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은 오랜기간 ‘잔잔한 어항’ 속에 살았다. 5대 은행은 국내 은행의 총자산 중 70%를 차지하며 안정적으로 영업을 해왔다. 순이익 순위 또한 은행들의 순서가 바뀌긴 해도, 상위 5곳의 위치가 공고히 유지됐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하면서 기존 은행들의 과점체계에 균열이 생길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잔잔한 어항에 던져진 ‘메기’ 역할을 해 과점체계가 붕괴되고, 기존 은행들 또한 경쟁이 붙을 것이란 기대다. 이에 더해 금융당국은 은행권 과점을 깨기 위해 추가적으로 신규 은행 인가를 내주는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
5대 은행, 자산 점유율 70%…순익 상위권 지위 공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3년 9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총자산 중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70.4%로 절반을 훌쩍 넘는다. 해당 집계는 은행계정 기준으로, 산업은행은 제외한 수치다.
같은 기간 부산·대구·경남·전북·제주 등 지방은행이 국내 은행 총자산 중 차지하는 비중은 8%에 그친다. 업력이 길지 않은 인터넷전문은행 3사는 3%에 불과하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는 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를 의미한다.
은행권 내 과점체계는 갑자기 생겨난 것은 아니다. 실제 국내 은행산업은 지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거치며 각 은행의 구조조정 및 폐쇄, 인수·합병 등을 통해 재편됐다. 국내 시중은행은 1997년 외환위기(IMF) 직전엔 26개였다. 이후 합병 등을 통해 은행 개수는 줄어 들었고, 자산규모가 큰 대형은행을 중심으로 과점구조가 고착화됐다.
한국은행은 지난 2020년 발간한 ‘우리나라 은행산업의 미래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은 점을 꼬집었다. 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은 “자산규모가 큰 대형은행 위주로 집중화 현상이 나타남에 따라 과점구조가 고착화 되어 있는 상태”라면서 “미국, 일본 등 주요국에 비해서도 CR 기준 집중도가 높은 모습”이라고 말했다.
CR은 해당 산업의 생산물 중 상위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당시 한국은행은 예수금 기준 은행산업 집중도 수치를 파악했으며, 은행업 내 상위 5곳의 CR을 나라별로 살펴보면 ▲한국 81.4% ▲일본 56.8% ▲미국 56.1%다.
과점체계 속에서 국내 상위권 은행은 많은 돈을 벌어 들였다. 2023년 상위권 은행 5곳의 순이익은 ▲국민은행 3조2615억원 ▲신한은행 3조677억원 ▲하나은행 3조4766억원 ▲우리은행 2조5159억원 ▲농협은행 1조7805억원 등이다.
인터넷전문銀 등장 속 과점체계 균열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은 기존 은행의 공고한 과점체계에 점차 금을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출범 당시엔 ‘미꾸라지’였던 인터넷전문은행이 ‘메기’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7년 4월 케이뱅크가 처음 출범했으며, 2017년 7월 카카오뱅크, 2021년 10월 토스뱅크가 탄생했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 3사 가운데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뱅크 지난해 순이익은 3549억원으로 전년 대비 34.9% 증가했다. 이처럼 카카오뱅크는 지방은행 수준의 이익체력을 보이며 덩치를 키웠다. 지난해 부산은행은 3791억원, 대구은행은 363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내놓은 서비스 또한 혁신을 불러 일으켰다. 토스뱅크발 ‘환전수수료 무료’ 경쟁이 은행권 내 화두다. 토스뱅크는 지난 1월 국내 금융사 최초로 살 때도, 팔 때도 수수료를 받지 않는 외환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같은 혁신 서비스는 기존 은행들을 움직였다. 신한은행은 지난 2월 전 세계 30종 통화를 구매할 때 환전 수수료가 없는 ‘쏠(SOL) 트래블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국민은행 또한 오는 4월 KB국민카드와 무료 환전 혜택을 확대한 체크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대출 갈아타기’에서도 승기를 잡았다.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한 달 간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갈아타기 실적은 5722억원이다. 같은기간 5대은행의 주담대 갈아타기 실적은 3212억원이다.
인뱅이 메기 됐다…‘막내 인뱅’ 도전장 어디
인터넷전문은행(인뱅)이 ‘은행 과점 해소’라는 세간의 기대감을 일부 충족시킨 덕에, 추후 ‘4호 인뱅’ 탄생도 전망된다. 금융당국은 ‘제4 인터넷전문은행’의 신규 인가를 위한 기준 마련을 검토 중이다. 새로운 은행을 허가해 은행권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현재 ‘4호 인뱅’ 인가를 받으려 나선 곳은 U뱅크와 소소뱅크, KCD뱅크 등 3개 컨소시엄이다. 이들 3곳의 컨소시엄이 예비인가를 통과하려면, 자본금 기준을 맞추는 것이 관건이다.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에 따르면 인터넷은행은 250억원의 최소 자본금을 마련해야 한다.
다만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에 따른 과점해소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거란 시각도 있다. 신규 은행 허가가 금융소비자의 이자 부담을 낮추는 정책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강원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국내은행의 시장집중도와 순이자마진(NIM)의 관계’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연구원은 시장집중도와 NIM 사이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NIM은 은행의 수익성 지표다. 해당 수치가 높을수록 은행의 이자 수익성이 좋다는 의미인 동시에 금융소비자들은 높은 이자에 부담을 느낀다는 얘기다.
이 연구원은 “새로 진입하는 은행은 규모의 한계로 대형 시중은행의 순이자마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는 정책 목표가 과당 경쟁을 부추겨 금융시스템 안정성을 위협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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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하면서 기존 은행들의 과점체계에 균열이 생길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잔잔한 어항에 던져진 ‘메기’ 역할을 해 과점체계가 붕괴되고, 기존 은행들 또한 경쟁이 붙을 것이란 기대다. 이에 더해 금융당국은 은행권 과점을 깨기 위해 추가적으로 신규 은행 인가를 내주는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
5대 은행, 자산 점유율 70%…순익 상위권 지위 공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3년 9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총자산 중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70.4%로 절반을 훌쩍 넘는다. 해당 집계는 은행계정 기준으로, 산업은행은 제외한 수치다.
같은 기간 부산·대구·경남·전북·제주 등 지방은행이 국내 은행 총자산 중 차지하는 비중은 8%에 그친다. 업력이 길지 않은 인터넷전문은행 3사는 3%에 불과하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는 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를 의미한다.
은행권 내 과점체계는 갑자기 생겨난 것은 아니다. 실제 국내 은행산업은 지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거치며 각 은행의 구조조정 및 폐쇄, 인수·합병 등을 통해 재편됐다. 국내 시중은행은 1997년 외환위기(IMF) 직전엔 26개였다. 이후 합병 등을 통해 은행 개수는 줄어 들었고, 자산규모가 큰 대형은행을 중심으로 과점구조가 고착화됐다.
한국은행은 지난 2020년 발간한 ‘우리나라 은행산업의 미래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은 점을 꼬집었다. 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은 “자산규모가 큰 대형은행 위주로 집중화 현상이 나타남에 따라 과점구조가 고착화 되어 있는 상태”라면서 “미국, 일본 등 주요국에 비해서도 CR 기준 집중도가 높은 모습”이라고 말했다.
CR은 해당 산업의 생산물 중 상위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당시 한국은행은 예수금 기준 은행산업 집중도 수치를 파악했으며, 은행업 내 상위 5곳의 CR을 나라별로 살펴보면 ▲한국 81.4% ▲일본 56.8% ▲미국 56.1%다.
과점체계 속에서 국내 상위권 은행은 많은 돈을 벌어 들였다. 2023년 상위권 은행 5곳의 순이익은 ▲국민은행 3조2615억원 ▲신한은행 3조677억원 ▲하나은행 3조4766억원 ▲우리은행 2조5159억원 ▲농협은행 1조7805억원 등이다.
인터넷전문銀 등장 속 과점체계 균열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은 기존 은행의 공고한 과점체계에 점차 금을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출범 당시엔 ‘미꾸라지’였던 인터넷전문은행이 ‘메기’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7년 4월 케이뱅크가 처음 출범했으며, 2017년 7월 카카오뱅크, 2021년 10월 토스뱅크가 탄생했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 3사 가운데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뱅크 지난해 순이익은 3549억원으로 전년 대비 34.9% 증가했다. 이처럼 카카오뱅크는 지방은행 수준의 이익체력을 보이며 덩치를 키웠다. 지난해 부산은행은 3791억원, 대구은행은 363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내놓은 서비스 또한 혁신을 불러 일으켰다. 토스뱅크발 ‘환전수수료 무료’ 경쟁이 은행권 내 화두다. 토스뱅크는 지난 1월 국내 금융사 최초로 살 때도, 팔 때도 수수료를 받지 않는 외환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같은 혁신 서비스는 기존 은행들을 움직였다. 신한은행은 지난 2월 전 세계 30종 통화를 구매할 때 환전 수수료가 없는 ‘쏠(SOL) 트래블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국민은행 또한 오는 4월 KB국민카드와 무료 환전 혜택을 확대한 체크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대출 갈아타기’에서도 승기를 잡았다.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한 달 간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갈아타기 실적은 5722억원이다. 같은기간 5대은행의 주담대 갈아타기 실적은 3212억원이다.
인뱅이 메기 됐다…‘막내 인뱅’ 도전장 어디
인터넷전문은행(인뱅)이 ‘은행 과점 해소’라는 세간의 기대감을 일부 충족시킨 덕에, 추후 ‘4호 인뱅’ 탄생도 전망된다. 금융당국은 ‘제4 인터넷전문은행’의 신규 인가를 위한 기준 마련을 검토 중이다. 새로운 은행을 허가해 은행권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현재 ‘4호 인뱅’ 인가를 받으려 나선 곳은 U뱅크와 소소뱅크, KCD뱅크 등 3개 컨소시엄이다. 이들 3곳의 컨소시엄이 예비인가를 통과하려면, 자본금 기준을 맞추는 것이 관건이다.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에 따르면 인터넷은행은 250억원의 최소 자본금을 마련해야 한다.
다만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에 따른 과점해소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거란 시각도 있다. 신규 은행 허가가 금융소비자의 이자 부담을 낮추는 정책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강원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국내은행의 시장집중도와 순이자마진(NIM)의 관계’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연구원은 시장집중도와 NIM 사이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NIM은 은행의 수익성 지표다. 해당 수치가 높을수록 은행의 이자 수익성이 좋다는 의미인 동시에 금융소비자들은 높은 이자에 부담을 느낀다는 얘기다.
이 연구원은 “새로 진입하는 은행은 규모의 한계로 대형 시중은행의 순이자마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는 정책 목표가 과당 경쟁을 부추겨 금융시스템 안정성을 위협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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